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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양악·무용의 절묘한 화음

중앙일보 2008.07.01 01:30 종합 13면 지면보기
전북대가 창작 뮤직 드라마 ‘녹두꽃이 피리라’를 2일 오후 7시30분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지방 대학이 만든 창작 공연물이 국립극장에서 공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북대 창작 음악극 ‘녹두꽃이 … ’ 국립극장 무대에
동학혁명 배경의 국악·민요 선율
교수와 졸업·재학생이 함께 호흡
“불협화음을 넘어 기적같은 융합”

이 작품은 전북대가 개교 60주년을 맞아 제작한 것으로 지난해 10월 전주에서 초연해 호평을 받았다. 한국의 판소리와 서양의 오페라, 무용을 접목해 만든 일종의 퓨전 음악극이다.



과거에도 서양음악과 국악을 결합한 오페라가 있었지만, 대부분 오페라가 뼈대를 이루고 판소리 등 국악을 일부분 가미한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녹두꽃이 피리라’는 처음부터 국·양악의 결합을 목표로 출발했다. 작곡부터 서양음악·국악 전공자가 함께 참여했다. 국악과 민요 선율이 작품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예술감독을 맡은 정회천(한국음악)교수는“세계 100대 대학을 지향하는 전북대의 위상을 알리고, 지방 문화의 콘텐트를 중앙 무대에 소개하자는 의도로 기획했다”며 “서양의 오페라에 한국의 창극과 무용극을 결합시킨 새로운 장르의 공연”이라고 말했다.



줄거리는 고부 군수 조병갑의 학정에 시달리던 농민들이 봉기를 일으켜 황토현 전투를 승리를 이끄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나 청·일군의 개입으로 패배하고 혁명을 지휘했던 전봉준은 잡혀간다.



2막 12장으로 구성됐으며, 총 출연자 200명은 전북대 교수와 졸업생, 재학생들이 배역을 맡았다. 졸업생의 경우 예술대학 1기(1988년 입학)들이 작곡부터 지휘까지 주요 부문을 이끌었다. 전봉준 역을 맡은 조창배(전북대 강사)씨는 “지난해 7월부터 1년 가까이 다른 일을 모두 제쳐놓고 이 작품에만 매달렸다. 한 주에 3~4일씩,방학도 반납한 채 구슬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서양음악·국악·무용 등 각자의 전공이 다른 까닭에 처음에는 불협화음이 나기도 했다. 작품의 중심을 자기 쪽으로 이끌어 가려는 욕심에 분위기가 과열되는가 하면, 때로 치열한 논쟁이 펼쳐졌다. 그럴 때마다 원로 교수들이 나서 “한발씩 양보해 다 함께 가자”며 다독거렸다. 나중에는 서로 북돋우고 격려할 정도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준복 예술대학장은 “기적 같은 일을 이뤄냈다. 서양음악·국악·무용이 각자 출발점이 다르고 배경이 달라 한 무대서 융합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하나로 똘똘 뭉쳐 큰 결실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서거석 전북대 총장은 “ ‘녹두꽃이 피리라’는 21세기 문화산업 시대에 부응하는 예술공연 브랜드와 지역문화 콘텐츠가 어우러져 열매를 거둔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 오페라·창무극·무용극 등 다양한 컨셉과 예술장르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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