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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를 잡아라!<4> 경기자동차과학고 & 한국도예고

중앙일보 2008.06.09 14:42
전문계 특성화고가 뜨고 있다. “실업계 고교가 이름만 바꾼 것”이라고 생각하면 시대착오적이다. 대학을 포기한 학생들이 가는 곳이 결코 아니다. 대학입시에 유리하다고 알려지면서 관심이 쏠려 오히려 입학하기가 녹록지 않다. 그러나 ‘끼’가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특성화고를 찾아 학교의 특징, 전형방식, 진학실적 등을 알아본다.


전통 기법 VS 첨단 실습

[ 경기자동차과학고 ]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한국도예고(교장 한영순는·이하 도예고). 전국 유일의 도자기 특성화고다. 전국단위 경진대회마다 수상자를 배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도자기는 예술품 아닌 생필품

  “이름이 붙어 있지 않아도 제 작품임을 사람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개성 강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도자기가 값비싼 고가 예술품으로 인식돼 있지만 하루빨리 대중화한 우리만의 도자기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지난해 이천 도자기 축제(창조상)와 조선대(최우수상), 한국전통문화학교(특선) 등의 유명 공모전을 휩쓴 3학년 진예지양의 말이다.

  경희대 도예과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진양은 요즘 남진영(37·여) 교사의 도움을 받아 조형 실기시험 준비에 한창이다. 진로 홍보부장을 맡고 있는 남 교사는 “도예고 학생들은 전통적인 도예정신을 기반으로 현재의 다양한 조형예술기법을 배우기 때문에 학원에서 입시를 위한 제작에 몰두하는 학생들과는 그 정신이나 실력이 또렷이 구별된다”고 자부했다.

  한영순(53·여) 교장도 옛 도예의 전통에 현대의 실용정신이 겸비된 장인을 육성한다는 교육목표를 특히 강조한다. “지난 5월 일본 아리타 도자기 축제에 학생들을 데리고 다녀왔는데 우리 도자기 축제와 많이 다르더군요. 장인들과 실수요자들이 활발하게 교류하는 시골장터 같은 분위기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지요.”

  고가의 예술품으로만 인식돼 있는 우리의 도자기 문화가 오히려 도예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 한 교장은 “물론 학생들의 작품을 너무 상업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봐선 곤란하다”며 “그러나 도예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기본적인 마케팅적 사고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용을 강조하는 도예고의 교육철학은 교과과정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인근의 도자기 명인들을 직접 학교로 불러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기법을 경험하게 한다. 또 미국의 도자기 평의회(ANCECA)주최로 열리는 국제도자페어와 일본 아리타 도자기 축제에 도예고 전시부스를 설치할 예정이다. 여기에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해 학교를 홍보하는 한편 실제 판매에도 나설 계획이다.

 

활발한 외부교류로 도예기법 전수

  현재 도예고에 설치돼 있는 실습시설은 국내 최고로 평가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한 실습위주의 커리큘럼이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이천 도자기 축제 클레이 올림픽에서 물레와 조형 부문 대상을 비롯해 총 20명의 학생이 입상한 것을 시작으로, 조선대 실기대회에서 최우수·우수·특선 등 15명, 한국전통문화학교 공모전에서 특선·입선 등 34명이 입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밖에도 전국 규모로 열리는 각종 경진대회에도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자연스레 진학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총 54명의 졸업생 중 경희대·국민대·단국대 등 주요대 도예과에 19명이 합격한 것을 포함, 총 39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학생들의 해외유학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교장은 “올해부터 일본의 나고야 예술대학 등 일본·중국·미국 등지의 관련 대학과 자매결연해 외국 작가를 초빙하거나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 적극적인 교류를 시작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예를 사랑하는 사람만 오세요

  도예고는 2개 학급 총 60명을 모집한다. 남녀구분은 없으며 내신성적과 도예·조형 실기고사, 인성·적성 검사 등의 전형을 거친다. 총 15점의 가산점을 눈여겨 봐야한다. 가업 계승자로 도예 관련사업 가정의 자녀에게는 총 5점, 각종 미술대회 수상자에게는 총 3점, 도예고 주최 도자경진대회 수상자에게 총 5점, 도자기 공예기능사나 세라믹 기능사 등 자격증 소지자에게 총 2점이 주어진다.

  한편 도예고에서는 전국 중학생도자조형실기대회를 오는 7월11일(금) 개최한다. 신입생 입학 전형 시 입상자에게 가산점이 주어지는 행사로 오는 23일부터 7월2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 한국도예고 ]



  수도권 최초의 자동차 특성화고가 탄생한다. 산학을 겸비한 자동차 전문인력 양성 기관인 경기자동차과학고(교장 한주희·이하 자동차고)가 올해 첫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이다.





수도권 유일의 자동차 특성화고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자동차고의 전신은 당초 자동차 전문계고였던 한인고. 특성화고 확대방침에 따라 경기도 교육청(교육감 김진춘)이 새롭게 인가한 것이다.

  자동차고는 특성화고에 걸맞은 시설과 커리큘럼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도교육청과 시흥시의 지원을 받아 벤츠코리아 정비사업소와 동일한 첨단 실습실을 올해 하반기까지 갖출 예정이다.

  이는 벤츠자동차가 전세계에 판매된 자사품에 동등한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정비 시스템. 그 밖에 별도로 마련된 자동차 정비 실습동은 판금·도장 시설까지 완비하고 있어 웬만한 자동차 연수원이나 대학 실습장보다 뛰어난 시설을 자랑한다.

  그러나 자동차고는 단순한 정비인력 양성소를 거부한다. 명실상부한 자동차 전문인은 대학 자동차학과를 진학함으로써 완성된다는 한주희(43) 교장의 지론 때문이다.

  한 교장은 “지금까지 전문계고에서 자동차 기능인을 양성했다면 특성화고는 대학 자동차학과 진학을 위한 새로운 커리큘럼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자동차에 관심 있는 중위권 학생들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무학년제 진학반·유학반 운영

  자동차고는 진학형 특성화고를 위해 내년 신입생부터 당장 국·영·수 특별교육과정과 서울 상위권 대학 자동차과 특별전형 진학반을 운영한다. 또 올해 경기도 교사동아리 응모에 당선된 이 학교 ‘교사논술동아리(GTWG)’의 논술면접 특강도 실시될 예정이다. 영어교육 강화에도 힘쓴다. 영국인 교사를 채용하고, TOEFL에 대비해 서울 목동의 유명 어학원 강사들을 초빙,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자동차 특성화고 본연의 자동차 관련 심화수업도 충실히 진행한다. 여기에는 산학겸임교사의 역할이 크다. 현대·기아·르노 삼성·GM 대우 자동차의 연구원들을 초청해 차세대 인공지능형 자동차에 관한 지식을 전수 받는다. 또 정비현장에서 뛰고 있는 동문들을 겸임강사로 주 6시간씩 초빙해 현장의 살아있는 노하우를 배운다.

  함재우(42) 연구부장은 “자율학교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진학반을 위한 공업수학 강좌도 개설할 예정”이며 “입학 시 최상위권 학생들을 별도 분류해 국제반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제반은 3년간 장학금 혜택이 주어짐과 동시에 글로벌 인재 육성 코스(GOSP:Gyeonggi Automotive Overseas Study Program)에 참여하게 된다. 이를 위해 현재 폭스바겐 코리아와 연계해 독일의 폭스바겐 본사가 운영하는 현지의 자동차대학 견학 코스와 연수 프로그램을 협의 중이다. 또 호주와 캐나다 등지의 자동차 기술대학과 자매결연도 진행하고 있다.



올 10월, 신입생 전형 시작

  일단 올해는 자동차과 신입생만 4개 학급 총 120명을 모집한다. 과를 나눠 단계적으로 특성화 전환을 신청한 까닭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자동차 디자인·컴퓨터과도 특성화계열로 전환해 명실상부한 자동차 전문 특성화고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전형은 10월 22일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내신 서류전형과 면접 및 신체검사를 통해 11월3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함으로써 끝을 맺는다. 내신성적은 6과목(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기가)의 중3 1학기 기말고사 결과까지 반영하며 성적 백분위 50% 이상의 학생들이 주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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