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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나라 독주 막을 힘 달라”, 한나라 “과반 안 되면 식물대통령”

중앙일보 2008.04.09 01:20 종합 4면 지면보기
강금실 통합민주당 선대위원장<左>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8일 각각 제주시 제주대학교와 경기도 고양시 화정역에서 지원 유세를 시작하기 전 각각 손가락으로 기호를 만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공식 선거 종료 시간까지 유권자를 찾아 거리를 누볐다. [연합뉴스]
13일간의 선거 열전 마지막 날인 8일 각 당 지도부는 자정까지 총선 후보들을 독려하며 유권자를 찾아 거리를 누볐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정부 여당의 불안한 독주를 막을 힘을 달라. 야당을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대전과 수도권 접전지에서 지원 유세로 힘을 보탰다. 강 대표는 “150석에 1~2석만 더 달라. 과반수가 돼야 식물 대통령이 되지 않는다”고 외쳤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자신의 지역구를 점검했고,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는 대구-부산-서울의 격전지를 지원했다.



눈물 글썽인 강금실 “시간이 너무 없다”



8일 오전 통합민주당 강금실 선대위원장은 제주대 앞 유세장으로 향하다 갑자기 “관음사에 들렀다 가자”고 했다. 불당에서 삼배를 마치고 일어서는 그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지주인 원종 스님이 “차나 한잔하고 가라”고 권했다. 강 위원장은 잠시 머뭇거리다 “선거기간이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지난달 27일부터 ‘희망 유세단’을 이끌고 살인적인 전국 유세 일정을 소화해내 ‘철의 여인’으로 불린 그였다. 7일에도 그는 수도권 박빙지 14곳을 1시간 단위로 방문했었다. 그는 유세차 위에서 ‘엄지춤’을 췄고 마이크를 잡고 “민주당을 살려 달라”고 호소했 다.



특히 이날 밤 서울 신당6동 백학거리에선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강 위원장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자 수십 명의 시민이 따라 어깨를 들썩였다. 100명이 넘는 주민이 박수를 치며 지켜봤다. 강 위원장은 “우리가 얼마나 가졌든 함께 울고 웃는 사회, 그것이 우리 당이 지향하는 사회”라고 또랑또랑 외쳤고 주민들은 “강 위원장은 우리 같은 서민 주부”(한남순·61)라고 환호했다. 이날 자정 일정을 마무리하면서는 “현장을 다녀보면 민심이 변했다는 게 느껴진다”며 기대감을 표시했었다. 그런 그가 왜 갑자기 눈물을 보였을까. 8일 오후 유세를 위해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그에게 물었다.



-왜 눈물을 흘렸나.



“시간이 너무 없다. 식량과 무기도 없이 (후보들을) 싸우라고 내보낸 것 같아 마음 아프다. 힘든 지역 후보를 도와야 하지만 당이 전략 지역 챙기기도 빠듯하니 후보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비례대표 제안을 거절하고 적극적으로 유세 지원하는 이유가 뭔가.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했던 사람으로서 정부 실패에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면서 갚았다고 생각했는데 대선을 보면서 아니란 생각을 했다. 당이 총선도 못 치를 정도로 붕괴 위기에 처했던 만큼 이번 총선까지의 책임은 내가 떠안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민주당은 견제론만 있지 대안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견제론은 야당의 전략이 아닌 국회 구성의 원칙이다. 정당 중에서 정통성을 갖고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할 야당은 민주당뿐이다.”



김포공항 도착 후 그는 공항식당에서 순두부찌개로 점심을 먹은 뒤 관악을 지역구로 달려갔다. 그는 “선거는 정치인에게 어려운 숙제지만 시민에겐 즐거운 축제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강재섭 “이번 총선으로 기호 1번 심판”



7일 오후 6시 서울 외곽순환도로. 검은색 리무진 한 대와 승합차 두 대가 제한속도와 차선을 넘나들며 아슬아슬하게 내달렸다. 광명에서 성남으로 향하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유세 지원단 차량이었다. 김외철 대표 보좌역은 “오라는 요청은 많은데 한계가 있으니 시간과의 전쟁이다”고 말했다.



출발 1시간 만에 성남 중앙시장에 도착한 강 대표는 곧바로 유세 차량에 올라 연설을 시작했다. 목이 쉬어 목소리가 칼칼했지만 표정은 밝고 결연했다. 연설의 논리는 간결했다. 먼저 지역 현안을 꺼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힘 있는 여당 의원’을 강조했다. 이어 “당명을 자주 바꿔 이름은 모르겠는데 견제론을 이야기하는 기호 1번에 대한 심판은 이번 총선으로 마무리된다”고 강조했다. 그러곤 “난 공천 받고도 반납했다. 대신 우리 후보를 뽑아달라”는 호소로 마쳤다.



유세 차량에서 내려와 유권자들과 악수하는 순간, 대중가요 ‘무조건’의 가사를 바꾼 한나라당 선거 로고송이 흘러나왔다. 강 대표는 주변의 아줌마들과 어울려 즉석에서 춤 실력을 선보였다. 손가락은 기호 2번을 뜻하는 ‘V’자 모양이다. 이런 식으로 그는 이날 충남 천안을 시작으로 논산을 거쳐 수원·군포·안산·광명·성남을 훑었다.



이튿날 강 대표는 오전 11시 대전역에서 열린 대전지역 합동 유세로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선진당은 국민중심당, 자민련처럼 곁불만 쬐다 사라질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인천·고양·구리를 거쳐 서울의 중랑·강북·마포를 훑고 종로에서 마무리했다. ‘대전·충남에서 시작, 수도권에서 마무리’한다는 유세 마지막 이틀의 동선이었다. 1시간 뒤 KTX를 타고 상경하는 강 대표를 만났다.



-강행군에 힘들지 않나.



“선거운동 컨셉트가 ‘극한 유세’다. 목이 아픈 것 빼곤 괜찮다. 그것보다 선거운동 초반, 가게 안에서 나오지 않던 유권자들이 지금은 앞을 지나가기만 해도 반기며 악수를 청해온다. 잠시 등 돌렸던 여론이 바뀌는 것을 느낀다.”



-유권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번 선거는 지난해 경선과 대선에서 진 세력들이 다시 살고자 몸부림치는 패자부활전 양상이라 조금 복잡하다.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을 때의 열망인 경제 살리기를 위해 과반 의석을 줄 것을 당부 드린다.”



-총선 후 행보에 관심이 많다.



“세월을 낚는 낚시를 해야지.(허허) 지금은 오로지 총선만 생각 중이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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