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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案"에 담긴뜻-停戰상태를 평화체제로

중앙일보 1995.07.15 00:00 종합 3면 지면보기
정부가 광복 50주년을 맞아 제의할 것으로 알려진 대북(對北)평화안의 핵심은 현 정전(停戰)상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남북한이 평화협정의 당사자가 되고 미국과 중국이 지지.보장하는 「2+2」형식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이 그 구체적 방법론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한국이 제의할 가칭 「한반도 평화안」은 남북한이 협정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북한과 미국을 당사자로하자는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주장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南北 당사자 협정 美.中이 보장

정부의 이같은 결심은 북한의 정전협정 무력화 시도에 대한 수세적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현실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비롯한다.

정부는 그동안 ▲당사자 해결원칙 ▲평화체제 구축때까지 현 정전협정 유지 ▲실질적.점진적 접근원칙을 천명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대응이 최근 한반도 주변상황 전개에 비춰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정부내에서도 계속 제기됐다.

특히 북한이 현 정전협정체제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는데다 이미 경수로 협상타결이후 가시권에 들어온 北-美연락사무소 개설및北-日수교 협상재개라는 국제적 환경변화와 함께 경협(經協)과 쌀 지원협상에 따른 남북간 관계개선을 제도화해야 할 국내적 필요성도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외무부내에 전략기획단을 설치,정전협정 대체방안을 고려하면서 새 원칙으로 ▲북한주장과의 타협가능성 ▲평화보장력 ▲법리(法理)적 타당성 등 현실적 요소를 중점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군부등 관련부서 일각에서는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았으나 전체적으로는 불가피성을 수긍하는 게 대세였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거론된 방안은 남북한이 평화체제 구축에 합의하고 이를 관련국들이 지지.보장하는 「2+2」(南北韓,美.中)와「2+4」(南北韓,美.中.日.러)및 「2+유엔참전국」등의 분리 접근 방식과 3자(南北韓과 미국),4자(南北韓 과 美.中)회담등 동시해결방식이 제시된바 있다.

정부는 이가운데 남북한 관계의 새 돌파구를 여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2+2」가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2」방식은 남북간 당사자 해결원칙을 견지하면서 협상여하에 따라 「2+2」,혹은 「2+유엔」 방식으로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다자간 보장으로 보완할 수도 있다는 이점이 고려됐다. 이는 독일이 적대관계를 해소키위해 동서독을 주축으로 2차대전 종전시 전승국인 미국.영국.프랑스.舊소련이 보장한「2+4」방식과 그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북한측에 제의될 「2+2」방식이 자칫 실현성없는 일방적 선언에 그치거나 북한측의 정전협정 무력화 시도에나 도움을 주는 사태는 단호히 막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그동안 北-美간 직접협상을 통한 평화협정체결을 통해 유엔사 해체및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참전기념탑 개막식 참석차 방미(訪美)하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간의 韓美간 입장조율은 이같은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이자리에서는 이 방안을 북한이 실질적으로 수용토록하기 위해 北-美연락사무소 개설과 연계하는 문제와 평화협정 체결에 따른 안보공백을 막기위한 의견교환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측이 이를 쉽게 수용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입장의 변화가 있을 경우 ▲평화의지 확인 ▲평화관리기구 설치▲유엔사해체및 비무장지대 관리문제 ▲통행및 통신문제 ▲구체적 시한을정한 군사적 신뢰구축조치▲남북기본합의서 내용 수 용방안등 후속조치도 취해나갈 예정이다.

〈金成進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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