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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바닷물로 화장품을 만든다?

중앙일보 2008.03.04 05:14 종합 22면 지면보기
 “물은 생명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다.”


수심 200m 아래 ‘해양 심층수’ 개발 본격화
각종 미네랄 많은 청정수 미용·건강제품으로 활용

프랑스의 소설가 앙투안 생텍쥐페리(1900∼1944)가 『인간의 대지』에서 물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유엔이 물부족 국가로 분류한 우리나라가 최근 ‘해양심층수’(이하 심층수) 개발 관련법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심층수의 상업적 활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심층수는 바다 깊은 곳에서 수천 년 동안 흐르는 물로 미네랄 등 영양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층수 개발의 의미와 자원적 가치를 알아본다.



◇심층수란=수심 200m 아래, 깊게는 3000~4000m의 바다 속을 흐르는 해수를 뜻한다. 상승과 하강의 과정을 거쳐 지구 한 바퀴를 도는 데 2000년이 걸린다는 주장도 있다. 심층수는 수심이 깊어 햇빛이 도달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연평균 수온이 섭씨 5도로 일정하다. 햇볕이 닿지 않아 광합성 작용도 일어나지 않는다. 광합성 과정에 소비되는 각종 영양염류를 고스란히 갖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게다가 바다 표면에서 광합성 작용으로 분해된 각종 영양분은 심층수에 가라앉는다. 심층수는 또 온도와 염도가 달라 바다 표면의 물과 섞이지 않아 깨끗하다.



최근 심층수 개발 관련법이 시행되면서 상업적 이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동해 앞바다에서 심층수를 취수관을 통해 끌어올리는 장면. [해양심층수연구센터 제공]


◇심층수 왜 주목받나=물부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층수는 취수관으로 뽑아 올려 소금기를 제거하면 바로 마실 수 있는 청정수다. 우리나라의 동해는 전체 해수의 90% 이상이 심층수다. 세계 해양학계가 동해를 하늘이 내린 심층수 해역이라고 평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심층수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미래 국가자원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심층수의 경제적 가치는 높다. 정부는 심층수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연간 1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심층수연구센터 정동호 박사는 “심층수는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양분이 많아 미용·건강제품 등 다양한 상품과 접목할 수 있는 ‘생명수’”라고 말했다. 또한 심층수는 질산·인산·규소 등 영양물질이 풍부해 해조류나 한해성(寒海性) 어류를 양식하는 용수로 사용될 수 있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활용하나=심층수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로는 미국·일본·노르웨이·대만 등이 대표적이다. 하와이에 세계 최대 취수시설을 가진 미국은 심층수를 농업·축산용 외에도 대체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식수뿐 아니라 심층수로 만든 두부와 빵 등 관련 제품이 400여 종이 넘는다. 우리나라는 심층수 매장량과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정도다.



◇남은 과제=풍부한 심층수를 하루빨리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심층수 사업이 활성화되면 고용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관광수입도 증가하는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층수의 상품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심층수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경우 바닷물 순환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층수의 개발효과나 가치가 장기적으로 연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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