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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sure] 겨울에 지쳤다, 푹 안기고픈 인도네시아

중앙일보 2004.02.19 15:43 주말섹션 13면 지면보기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발리와 롬복. 허니문 명소로, 가족 휴양지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비행기로 불과 20분 남짓 거리만큼 떨어진 두 섬은 그러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잘 다듬어진 화려함과 투박하지만 소탈한 정겨움으로 구별되는 '인도네시아 속 작은 왕국' 발리와 롬복의 숨은 매력을 비교해 봤다. 신혼여행으로 발리에 갈지, 롬복에 갈지 더 이상 고민하지 마시길.







**** 발리 우린 골라서 논다



농염한 여인 같은 섬



골라 자는 재미가 있다 - 개인 풀 빌라



가볍게 흔들리는 야자수 사이로 끝없이 펼쳐진 고운 백사장, 그리고 에머랄드빛 바다.



발리는 해양스포츠의 천국이다. 다른 동남아시아의 해변과는 달리 파도가 세고 다소 거칠어 유럽이나 호주에서 온 서핑족들로 넘쳐난다. 물론 카누나 카약, 스노클링 등 웬만한 해양스포츠도 모두 즐길 수 있다. 골라 자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제주도의 2.7배 크기에 3백만명이 모여 사는 발리에는 3천여개가 넘는 다양한 종류의 리조트들이 있으니. 최고급 리조트에서 조용한 바다를 즐기려면 누사두아 지역을, 숨막힐 듯 아름다운 자줏빛 석양을 즐기며 쇼핑까지 마음껏 하고 싶다면 쿠타나 레기안 지역이 좋다. 그중 요즘 주목받는 곳은 수영장까지 갖춘 독립형 빌라다. 돌담이나 야자수로 내부가 보이지 않게 배려해 놓아 둘만을 위한 색다른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듯.



지루하면 일단 나가라



리조트나 호텔에서만 지내기가 지루하면 일단 한번 나가보자. 공항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쿠타는 쇼핑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점에서 바가지를 씌우니 무조건 사지 말고 흥정부터 해보자. 잘만 하면 원래 금액에서 절반 정도는 깎을 수 있다. 또 세계적인 브랜드들도 가짜일 확률이 높으니 주의할 것. 만약 여독이 쌓였다면 마사지로 풀어도 된다. 리조트 내의 마사지 센터도 괜찮지만 좀 색다른 마사지를 원한다면 쿠타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인코발리 마사지 센터를 권한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지압과 안마를 혼합한 발리 황실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2시간 코스가 30달러.



◆힌두교 문화를 만나다



발리 사람들은 대부분 힌두교를 믿는다. 섬에는 힌두 사원이 2만개가 넘고 집집마다 개인 사원도 있다. 보통 때는 신자가 아닌 관광객들은 사원 내부에 들어갈 수 없지만 '오달란'축제 때는 힌두문화를 맛볼 수 있다.



'오달란'은 신께 제물을 올리고 축복을 받는 전통 종교행사로 사원마다 건립기념일을 전후해 사원내 마당에서 사흘 정도 열린다. 마침 축제 중 울루와투 절벽 사원에서 만난 관광가이드 수기아르타(29)는 '제물 봉헌은 생활의 일부'라고 했다. 아침.저녁으로 신에게 곡식과 과일로 된 제물을 바치며 심지어 자동차 안에도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제물이 있다. 발리라는 이름 자체가 제물을 뜻하는 와리(wari)에서 나왔다고 한다.





****롬복, 나는 혼자서 논다



부끄럽게 돌아선 섬



토속적인 섬, 소박한 사람들



"여기 정말 공항 맞아?" 롬복의 관문인 마타람 공항에 도착하면 마치 한적한 시골의 기차역에 내린 듯한 착각이 든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5층 이상의 건물을 찾기 어렵다. '롬복의 리무진'이라고 불리는 치도모(사진) 마차와 트럭을 개조해 만든 베모 버스가 다니는 대로 옆으로는 들소와 염소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발리의 동쪽 끝에서 35㎞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발리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먼 조용한 시골 마을 분위기다. 롬복 주민 대부분은 이슬람교를 믿는 사삭족. 어두운 갈색 피부를 가진 이들은 낯선 사람들에게도 무척 호의적이다. 웃음 띤 얼굴로 먼저 손을 흔들며 "헬로"라고 인사를 하는 모습에서 우리네 시골 장터의 넉넉한 인심이 생각난다. 해변에선 열살 남짓한 어린이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기념품을 파는데 조개껍데기로 만든 목걸이나 팔찌 등이 대부분이다. 서툰 영어로 "굿 프라이스, 베리 칩"이라고 외치는 꼬마들이 귀엽긴 하지만 한 어린이 것만 사주면 여러 명이 달라붙으니 조심할 것.



◆시계야 가라 - 무조건 쉴 권리



자연을 벗삼아 조용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롬복만큼 적당한 곳도 없다. 창가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잠에서 깨어나 늦은 아침을 먹고, 야자수 나무 아래에서 열대과일 주스를 마시며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시간이 멈춰버린 곳, 바로 롬복만이 가진 매력이다.



그래도 좀 따분하게 느껴진다면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이나 스파 등을 체험해보는 것도 괜찮다. 때묻지 않은 원시자연을 볼 수 있는 '길리' (작은 섬이라는 뜻) 투어도 대부분의 리조트에서 가능하다. 또 한가지. 롬복에 와서는 치도모를 꼭 한번 타보자. 2만루피아면 1시간 동안 빌릴 수 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 롬복의 리조트



세계적인 리조트들이 많지만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을 강조한다. 발리의 번화가인 쿠타와 같은 이름인 롬복의 쿠타 지역에 위치한 노보텔 코랄리아도 그 중 한 곳. 보통 리조트 하면 최고급 시설에 현대적 건물을 떠올리지만 이곳은 롬복의 전통가옥인 사삭 방갈로를 그대로 재현해 고풍스러움과 안락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별채 형식이어서 방해받지 않고 쉴 수 있는 게 장점. 한국인 상주직원도 있다. 세계적인 체인점인 만다라 스파도 있으니 한번 가보시길.



발리.롬복=글.사진 노승옥 기자





***여행쪽지



비자=올 2월부터 비자가 있어야 입국이 가능하다. 발리만 현지 공항에서 비자를 받는다. 덴파사 공항에 도착한 후 비자 비용(3일까지 체류 땐 10달러, 30일까지는 25달러)를 내면 비자를 받는다. 롬복은 출발하기 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02-783-5675)에서 방문 비자(수수료 30달러)를 미리 받아야 한다.



현지 생활=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우기다. 하루 한두 차례 소나기가 쏟아진다. 밤에는 모기가 많다. 긴 바지와 모기약은 필수. 화폐 단위는 루피아(Rp). 1백루피아가 14원 정도다.



한국 원화를 현지에서 환전하기는 어렵다. 달러는 환전이 가능하지만 환전소마다 환율이 다르다. 고액권의 환율이 높고 지폐 상태나 발행 연도에 따라서도 다른 환율이 적용된다.



1백달러짜리 신권이 가장 유리하다. 택시는 미터기 요금을 받는 것과 흥정을 하는 종류로 나뉜다. 파란색 블루버드 택시나 '발리택시' '롬복택시'라고 쓴 하늘색 택시는 미터기 요금만 내면 된다. 기본요금은 4천루피아. 시차는 발리와 롬복 모두 서울보다 1시간 늦다.



항공편과 여행 상품=발리까지는 8시간. 대한항공과 인도네시아 국적기인 가루다 항공(080-773-2092)(www.garuda.co.kr)이 월.수.목.금.토요일 운항한다. 롬복은 발리를 거치거나 싱가포르에서 실크에어 항공으로 갈아타야 한다. 클럽아일랜드센터(02-512-5211)(www.clubisland.co.kr)와 리조트라이프(02-771-1133)(www.resortlife.co.kr)가 3박5일 1백30만~1백50만원대 상품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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