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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경로당

중앙일보 2007.12.04 05:46 종합 17면 지면보기
충북 옥천군 동이면 금암리의 신바람 나는 향수농장에서 마을 노인들이 낚시 미끼용으로 사육할 지렁이를 흙 속에 묻으며 즐거워충북 옥천군 동이면 금암리의 신바람 나는 향수농장에서 마을 노인들이 낚시 미끼용으로 사육할 지렁이를 흙 속에 묻으며 즐거워충북 옥천군 동이면 금암리의 신바람 나는 향수농장에서 마을 노인들이 낚시 미끼용으로 사육할 지렁이를 흙 속에 묻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29일 충북 옥천군 동이면 금암리의 한 비닐하우스. 마을 노인 7명이 낚시 미끼용으로 사육할 새끼 지렁이를 흙 속에 묻고 있었다. 노인들은 어린 지렁이를 흙 속에 묻은 뒤 야채와 과일 찌꺼기, 폐 종이 등 먹이를 흙 위에 덮었다.


지렁이 키우고 … 감식초 체험마을
충북 시·군 앞다퉈 수익사업 지원

이 곳은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옥천군이 마련한 ‘신바람 나는 향수농장’. 겨울철 농한기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일정한 수익도 보장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옥천군은 지난달 26일부터 향수농장 문을 열고 노인들에게 지렁이 사육을 맡겼다. 옥천군은 지난해에도 향수농장을 시범 운영해 매월 노인 1인당 30~5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옥천군을 비롯해 충북지역 농촌지역 기초자치단체 10여 곳이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수익을 내는 ‘웰빙 경로당’을 앞다퉈 만들고 있다.



◆일자리·수익 창출 일석이조=옥천군은 지난달 26일 지역의 독지가로부터 동이면 금암리 땅 3632㎡을 무상으로 임대 받아 향수농장을 설치했다. 군과 복지관은 3500만 원을 들여 이 곳에 1200㎡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지렁이를 입식했다. 이 곳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7명이 하루 7~8시간씩 지렁이를 키운다. 운영은 옥천노인장애인복지관이 맡고 있다.



노인들이 사육한 지렁이는 내년 3월부터 군내 30여 곳의 낚시터와 낚시전문점에 1통(30~40마리)에 600원씩 판매된다. 군과 복지관은 한 달 평균 300~350만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수익은 노인들의 인건비와 농장 운영비, 적립금으로 배분하고 매출이 증가하면 노인들에게 연말 성과급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충북 단양군에서 운영하는 ‘돈 버는 웰빙경로당’도 사업 시행 1년여 만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군은 11개 경로당에 청국장 가공사업, 메주·된장·간장 가공사업, 감식초 체험마을사업, 오미자 가공사업 등 지역여건에 맞는 사업을 선정해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 가운데 오미자 엑기스와 음료를 만들어 판매한 단양읍 마조리 경로당은 월 평균 400여 만원의 수익을 올렸고 감식초 체험마을을 운영한 적성면 상1리 경로당에도 올해 5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경로당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 몫을 해내고 있다.



청원군 부광리 경로당은 13년째 가죽공예와 짚 공예 등 전통생활 용품을 생산해 매년 5000만 원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괴산군 소암경로당은 노인 5명이 1년간 짚 공예 사업을 통해 연간 3000만원을 벌었다.



◆시·군 사업비 지원 늘려=농촌지역 경로당에서 운영하는 각종 사업이 성과를 거두자 일선 시·군에서는 사업비를 증액 지원하는 한편 전문가를 초빙,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경로당 사업에 1억 원을 지원했던 단양군은 내년에는 사업비를 10~20% 가량 늘려 잡았다. 또 2010년까지는 총 48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군 내 143개 경로당 가운데 93개를 돈 버는 웰빙 경로당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옥천군도 향수농장을 비롯해 군 내 100여 개 경로당 가운데 수익사업을 펼칠 경로당 30여 곳을 추가로 선정해 내년부터 사업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단양군 관계자는 “지역 특성상 65세 이상 노인이 많아 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한 현안사업 중 하나다”며 “지역실정에 맞는 사업을 선정해 수익도 창출하고 일자리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충북연합 전태식(75) 회장은 “은퇴 노인들이 일한다는 자체가 즐거움이며 행복인데 짭짤한 수입까지 얻을 수 있어 일석 이조”라며 “앞으로 더 많은 회원들이 공동작업장 등에서 부대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신진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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