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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수였던 기초의원 '연봉' 인상 경쟁 … 전북 무주군은 98% 올려

중앙일보 2007.11.01 05:06 종합 10면 지면보기
전국의 기초지방의회가 잇따라 의원들의 내년 연봉(의정비)을 큰 폭으로 올리면서 의정활동보다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전북 무주군 의회는 현재 2120만원인 의정비를 내년에 4200만원으로 98%나 올리기로 했다. 강원 인제군 의회도 90% 넘게 인상키로 결정했다.



특별시.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230개 일반 시.군.구 기초의회 대부분이 무주군.인제군과 마찬가지로 의정비를 두 자릿수 이상으로 올릴 예정이다. 올해 수준으로 동결한 곳은 경북 예천군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전문가와 시민들은 "일부 기초의회의 의정비 인상폭이 지나치게 높은 데다 의정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의정비 결정 과정의 투명한 공개▶주민의사의 제도적 반영을 제시했다.



◆주민여론 무시한 의정비 인상=과도한 의정비 인상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선 반대 여론이 높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의정비 심의 과정에서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경기도 부천시민연대가 최근 부천시민 787명을 대상으로 부천시 의회의 내년 의정비 인상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92%의 주민이 반대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불과 133명이 설문에 참여해 84명(63%)이 찬성했다는 이유로 의정비를 13% 인상했다.



◆불투명한 의정비 결정 과정=지방자치법 시행령에는 10명의 민간 전문가로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매년 10월 말까지 의정비 수준을 결정하도록 돼 있다. 이어 연말까지 지방의회가 조례로 확정해야 한다. 위원회는 지방의회 의장과 자치단체장이 5명씩 추천한다.



문제는 심의위원회가 주민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실상 지방의회와 지자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들로 구성될 뿐 아니라 논의 과정에도 주민들이 참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회의는 대부분 비공개로 이뤄진다. 때문에 심의위원들이 주민들의 입장에서 의정비를 심의하기보다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배재대 정연정(행정학) 교수는 "의정비는 사실상 임금인데 1년에 100% 가깝게 임금을 올리는 기관이 어디 있느냐"며 "의정비심의위가 지방의회 의장과 자치단체장 추천으로 구성되니 마음대로 임금을 올리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주정완.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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