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명박 대세론'의 유혹

중앙일보 2007.10.13 04:25 종합 6면 지면보기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 사무처를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직접 커피를 타고 있다. [뉴시스]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세론'의 유혹에 빠진 것일까. 12일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당에 퍼져 가는 대세론을 경고했다. 그는 당 전국위원회 연설에서 "대세론은 결코 없다. 대세론에 안주하거나 편승해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선대위 명함 얻자" 의원들 자리다툼 치열
이 후보 "우리 적은 우리 … 대세론은 없다"

이 후보는 "12월 19일 투표 마감시간까지 전국 방방곡곡의 당원들 모두가 정말 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매우 조심하면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여야 한다"며 "국민을 하늘같이 떠받들고, 국민의 사랑 앞에서 교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의 적은 우리 자신, 우리의 마음과 자세에 있다"며 "나부터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를 서울시장 때부터 도운 한 측근은 "이 후보와 범여권 후보들 간의 지지율 격차가 오랫동안 40%포인트 이상 벌어지자 당 일각에선 마치 대선에서 이긴 듯한 기강해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2002년 이회창 후보가 실패한 것도 당내에 팽배한 대세론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측근들에게 "주변관리를 잘하라" "돈 문제 일으키지 마라" "투덜대지 말고 일로 승부하라"라는 말을 자주한다고 한다.



도대체 한나라당은 어떤 상태일까.



"의원들은 중앙이 아닌 지방 현장에서 뛰어라"는 이 후보의 지시와 달리 중앙선대위 인선에서 배제된 의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의원은 후보에게 직접 전화해 항의했다는 얘기까지 돈다.



한 핵심 인사는 "의원들과 실무진의 자리 다툼으로 열흘째 전혀 일을 못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런 이유인지 11일 발표된 직능정책본부 인사엔 30명이 넘는 의원들이 분야별 위원장을 맡아 '중앙선대위 슬림화'란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이 후보의 최대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서로 맡으려 정책분야 인사들 간에 치열한 주도권 다툼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강과 낙동강을 인공적으로 연결하는 조령터널 구간을 아예 제외할 수도 있다"는 사전 조율되지 않은 내용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런 걱정스러운 상황에 대해 이 후보가 작심하고 견제구를 던졌다는 것이다.



◆"난 바위에도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이 후보는 이날 "대선까지 국회에서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겠지만 누가 어떤 식으로 흔들어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흔들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이 벼르고 있는 검증 공세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 후보는 "내 삶은 바람결에 날리는 뿌리 없는 삶이 아니었다"며 "험난한 곳에도 뿌리를 박았고, 바위를 뚫고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승리는 역사의 순리다. 우리가 승리하지 못한다면 역사를 거스르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후보는 오후엔 경기도 남양주의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 '샬롬의 집'에서 외국인 주부들과 '대한민국의 특별한 며느리들'이란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에 시집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승욱 기자



이명박 캠프 대세론 경계 7계명



① "적은 여권이 아니다. 우리 안에 있다."



② "영입 인사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



③ "실세 행세 마라. 주변 사람 조심시켜라."



④ "문제되는 돈을 절대 받지 마라."



⑤ "'이명박 특보'란 직함을 남발하지 마라."



⑥ "투덜대지 말고 일로 승부하라."



⑦ "국회의원은 중앙에 있지 말고 지역에 가라."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