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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미국 발전소 인수 추진

중앙일보 2007.08.02 04:41 종합 14면 지면보기
한국전력이 전력산업 '1번지'인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이원걸 사장 방미, 미국 기업과 합작 타진

이원걸 한전 사장은 1일 "중국.동남아.아프리카 전력 시장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소 정비.성능 개선 사업에서부터 미국 기업과 합작으로 현지 발전소 인수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조건만 맞으면 미국 진출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1992년 에너지정책법(EPA) 발효 후 발전회사가 대부분 민영화돼 발전산업에서도 인수합병(M&A)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2003~2005년에만 발전소의 10%가 주인이 바뀌었다. 미국 정부는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위해 외국 기업의 발전소 단독 인수는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어 한전도 미국 회사와 합작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해 2~6일 미국을 방문해 미 남동부 최대 전력회사인 서던 컴퍼니를 비롯,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벡텔.GE.웨스팅하우스 최고 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한다.



이 사장은 또 미국 남부지역 전력사업 투자와 발전소 인수합병에 경험이 많은 매케나 롱 앤 올드리지 법률회사 경영진과도 만나 현지 발전소 M&A를 포함한 미국 진출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이번 방문 중 미국 기업과 현지 진출 및 해외 시장 개척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잇따라 맺을 계획이다.



일각에선 독점이란 국내 '온실'에서 커온 한전이 무한경쟁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이 사장은 이런 시각에 대해 "미국은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한 발전소 설계와 핵심 설비에선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나 발전소 운영과 성능 개선, 송배전에선 우리보다 효율성이 떨어져 한전이 뚫을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전 시간만 비교해도 한전은 2005년 한 집당 18.6분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100분이 넘었다"며 "송전 손실률도 우리가 훨씬 낮아 노후한 발전소의 성능 개선이나 운영에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위험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발전소 정비.성능 개선이나 건설 시공에서 시작해 노하우를 쌓으면서 궁극적으로 발전소 합작 인수에 나서는 단계적 진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하면 미국과 전력망이 연결된 캐나다 시장도 공략할 수 있다고 한전은 보고 있다.



한전은 또 미국 원자력발전소 설계.건설사업 참여도 적극 타진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선 한국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설계.건설한 웨스팅하우스가 'AP1000', 고리 3.4호기와 영광 1.2호기를 설계한 벡텔은 'EPR1600'이란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그동안 두 회사의 국내 원전 건설과정에 참여,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미국 원전 건설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전은 그동안 중국.동남아 등에서 7개의 수력.화력 발전소를 인수.운영하고 있으며 6개의 송배전 사업에 참여, 한 해 2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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