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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새해맞이 분주한 정·관가

중앙일보 1993.01.04 00:00 종합 2면 지면보기
◎YS 「정초구상」… “핵심 인사 마무리했을 것”/전씨·DJ·JP·민자중진 자택은 성시… 바뀐 시류 반증/청와대 친인척초청 만찬… 민주·국민 새출발 의욕다져

문민시대 출범이라는 부푼 희망과 기대를 안고 계유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민자·민주·국민 등 각 정당은 1일 아침 단배식을 갖고 화해의 정치를 다짐했고 청와대와 관가,전두환 전 대통령도 새해구상으로 바쁜 3일을 보냈다.

▷청와대◁

임기 1개월 20일여를 남긴 노태우대통령은 신정연휴동안 6공 전현직총리,안기부장,민자당 고문 및 주요 당직자들과 회동.

노 대통령은 1일 아침 가족들의 신년인사를 받고 현승종총리와 이현재·강영훈·노재봉·정원식씨 등 6공 전 총리,이현우안기부장과 배명인·박세직·서동권·이상연씨 등 전부장 등과 오찬. 저녁에는 친인척과 만찬을 함께 했는데 사돈 최종현선경회장,동서 금진호의원과 민자당 탈당파문을 일으킨 김복동·박철언의원도 부부동반으로 참석. 박 의원은 『정치얘기는 일절 없었으며 노 대통령이 고독해 보였다』고 전언.

노 대통령은 2일 박준규국회의장과 김재순·민관식·이만섭·권익현씨 등 민자당 고문 및 정원식대통령직인수위원장 등과 골프를 했는데 김종필대표는 허리가 아파 불참.

▷민자당◁

새정부 조각 등 인선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영삼차기대통령은 1일 관훈동 당사에서 단배식을 마친뒤 상도동 자택에서의 하례객 접견을 사절한채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워커힐 호텔에서 4일 아침까지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휴식을 취해 그의 「정초구상」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차기대통령의 측근은 『총리와 청와대비서실장·경제팀 등에 대한 대체적인 인선골격을 마무리지었을 것』이라며 『각계의 의견청취 과정을 거쳐 최종 낙점하겠지만 역대 어느때보다 보안이 지켜질 것』이라고 김 차기대통령 특유의 인사방식을 설명했다.

김 차기대통령은 단배식 인사말에서 『매년 맞이하는 신년초이지만 오늘 아침은 그 어느때보다 특별히 크고 우렁한 닭의 울음소리가 있었다』면서 『이제 국민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 국민들이 신바람 나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할 책임이 저와 여러분들에게 있다』고 비장한 각오를 피력.

김 차기대통령은 『무엇보다 사고와 발상의 대전환,즉 새사고의 확립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역설한뒤 『특히 93년을 신한국창조의 원년으로 기록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원들의 중단없는 전진을 당부했다.

김종필대표는 『새해 김영삼차기대통령이 뜻하는 일을 모두 이루고 만사형통하며 이나라 국운이 내내 융성하길 빈다』고 축원.

이날 단배식에는 김영구사무총장,김용태원내총무,황인성정책위의장,박희태대변인,김윤환·이한동·이춘구의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당소속의원,전·현직 지구당위원장,이용만재무·유혁인공보처·김동익정무장관,김중권청와대정무수석,손주환 전 공보처장관 등 예년보다 많은 인사들이 참석해 강당을 빼곡히 메웠다.

김 차기대통령이 자택하례객 접견을 사절한 대신 김종필대표의 청구동자택엔 예년보다 훨씬 많은 인사들이 찾아 문전성시를 이뤘고 김윤환·이한동·최형우의원 등 중진의원집에도 의원·사무처 요원들로 북적거렸다.

특히 중진의원집을 찾은 세배객들은 『차례가 왔다』 『힘을 내십시오』 등 저마다 의미심장한 덕담을 건네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민주당은 1일 오전 마포당사에서 이기택대표와 최고위원 등 2백여명의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단배식을 갖고 당의 분발과 새출발을 다짐.

이 대표는 『금년은 여명을 가져다주는 닭의 해니만큼 좌절말고 더욱 새롭게 전진하는 기틀을 마련하자』고 당부. 이 대표는 『민족의 지도자인 김대중선생께서 2선으로 물러나 우리에겐 대단히 큰 어려움이 닥쳤으나 아직 지도부가 건재한 만큼 비판·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막중한 제1야당의 사명을 다해 나가자』며 샴페인으로 건배를 제의.

대선패배후 칩거중인 김대중씨도 1일 새벽부터 동교동 자택을 개방,2일 정오까지 당내외인사와 지방에서 상경한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위로와 격려가 담긴 새해인사를 받았다.

이날 동교동 자택에는 최형우·김덕룡·서석재·김봉조·서청원의원 등 김영삼당선자 측근들과 김용태민자총무·손주환 전 공보처장관·이종율 전 청와대대변인 등이 찾아 인사.

김씨는 『김영삼당선자가 진심으로 한번 만나보길 원한다』는 말을 전해듣고도 『이미 정계를 떠난 입장』이라며 「고사」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씨는 이 대표에게도 『단합해 당을 잘 이끌어달라』고만 짤막하게 당부.

2일 정오에는 김수환추기경이 김상현최고위원의 안내로 동교동을 방문,김씨와 이희호여사 내외와 함께 오찬을 하며 2시간여동안 대화.

김씨는 세배객을 맞아 정치얘기는 일절 하지 않고 건강·신변문제 등을 화제로만 담소를 나눴는데 2일 방문한 일부 지지자들은 끝내 울음을 터뜨리며 김씨의 정계은퇴를 아쉬워하는 등 시종 서먹한 분위기.

▷국민당◁

국민당 정주영대표는 1일 단배식을 가진뒤 매년 신년연휴를 보내던 강릉행을 포기하고 청운동자택에서 휴식.

단배식에는 현대출신들이 모두 빠지고 일부 당직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정 대표는 『새해에는 모두 힘을 모아 경제발전과 남북통일을 앞당겨 아시아의 중추국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간단히 인사.

정 대표는 단배식 직후 이례적으로 기자들과 집무실에서 잠시 환담하면서 『김영삼당선자에게 전화해 만나자고 했다』고 공개.

정 대표는 『대선전과 너무나 다른 굴욕적 자세가 아니냐』고 묻자 『시각의 차이』라며 『이긴 사람은 이긴 사람의 처신이 있고,진 사람은 진 사람대로 처신이 있다. 패자가 승자에게 관용을 요청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

정 대표는 강릉행을 하지않고 2,3일 이틀간 혼자 새벽골프를 하고는 자택에 계속 칩거.

▷전두환 전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에는 1일 3백10여명,2일 2백여명의 전현직 장·차관,의원 등이 몰려 시류의 바뀜을 반증.

전 전 대통령 측근들은 밀리는 세배객들을 소화하느라 10∼15명 「단체」로 안내하며 양해를 구했으며 1일 오전에는 1시간30분을 기다린 세배객도 있었다.

전 전 대통령은 주로 경제문제·기강해이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제부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자』고 당부하면서 『일본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

전 전 대통령은 김영삼대통령당선자가 지난해말 인사차 예방했을때 정치적 보복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고 김 당선자도 전폭 동감의 뜻을 표시했었다고 소개.

전 전 대통령은 백담사시절의 고락을 회고하면서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원효대사의 일절유심조의 가르침을 들어 「마음 다스리기」가 어려웠음을 실토.

그는 대청봉 등산경험을 털어놓으며 『산에 오를때보다 하산할 때가 더 위험하다』 『누구나 정상엔 오래 머무를 수 없다』 『정상엔 추위와 바람이 세므로 정상에 있을때는 누구나 항상 납작 엎드려야 한다』고 뼈있는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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