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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서울」 이어 “체육강국” 과시/바르셀로나 올림픽 결산:상

중앙일보 1992.08.10 00:00 종합 3면 지면보기
◎「금맥」 기대했던 일부 종목 부진 아쉬워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한국을 위한 완벽한 한마당 잔치였다.

첫 금메달과 마지막 금메달로 올림피아드를 장식한 한국은 대회기간중 「코레아선풍」을 일으켰다.

금12,은5,동메달 12개로 종합 7위의 성적을 거둔 한국은 4년전 서울올림픽에서의 성적이 결코 「텃세」가 아니었음을 떳떳하게 증명했다.

특히 폐막식에 앞서 주경기장에서 남자 마라톤 우승으로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태극기가 올라가 막판 한국열풍으로 몰고 간 것은 한민족의 자부심과 긍지를 일깨워주기에 충분했으며 무엇보다 마라톤의 우승은 값진 선물이었다.

한국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서울 올림픽과 같은 금메달 12개로 10위권 진입을 노린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했고 뜻밖의 마라톤 우승이 한국 체육계에서는 엄청난 수확이다.

다만 복싱·유도·체조·탁구 등의 극심한 부진으로 「아시아의 거인」으로 등장한 중국과 대등한 순위에 오를 수도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유념해야 할 대목은 그간 한국의 메달밭으로 인식돼온 투기종목에서 참패,더이상 메달밭이 아니라는 점이다.

84년 LA올림픽에서 금1 은1 동1개를 얻었던 한국 복싱은 서울 올림픽에서 금2 은1 동1개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그간 후계자 육성의 실패로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 2개에 그치고 말았다.

또 LA대회에서 금2 은2 동1개,서울 올림픽에서 금2 동1개로 종주국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유도도 이번에는 여자 유도에서 단 한개의 금메달만 캐내는 부진을 보였다. 이와 함께 체조 남자 뜀틀에서 금메달을 장담했던 유옥렬(경희대)은 동메달에 머물렀고 기대했던 탁구도 동메달 5개만 거둬들인데 그쳤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협회의 살림을 맡고 있는 협회장들의 관심과 열성이 과거 서울올림픽때만 못한 결과여서 자업자득의 결과라는 평가다.

구기종목 사상 처음으로 내분의 진통을 겪으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여자 핸드볼은 다른 단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이 올림픽은 물론 중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메달종목의 다변화와 육상·수영·체조 등 기록종목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과제다.

비록 올림픽의 꽃인 마라톤에서 우승했지만 메달이 엄청나게 걸려있고 모든 종목의 기본이 되는 기록종목에서 계속 낙후를 면치 못한다면 진정한 엘리트스포츠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 일부 종목에서 스타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서울 올림픽이나 이번 대회에서도 사격의 여고생 여갑순같이 의외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예외적인 경우가 있기도 하나 스타에 의존한 나머지 이들이 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전력이 급전직하하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은 앞으로 엘리트스포츠에 강점을 두려면 어린선수들을 부단히 발굴·육성해야 한다.<바르셀로나=신동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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