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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는 5년 더 청춘 “고맙다, 야구모자”

중앙선데이 2007.04.27 09:41 2호 14면 지면보기
 
병원 문을 들어서는 그의 발걸음이 주춤거린다.

100세 청년을 꿈꾼다 ② 야구해설가 하일성씨 피부 진단해보니

“찬물로 세수만 하면 되지 뭘…”. 로션 한 번 발라 본 적 없다는 하일성 KBO 사무총장. 레이저 시술(왼쪽 사진) 전에도 ‘찬물’로 세안했다. 신인섭 기자  
“피부과는 평~생 처음 와요. 아니 아프지도 않은데 왜 병원을…. ”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영 마뜩하지 않은 표정이다. 올해 쉰 여덟. 주름이 신경 쓰일 법 한데…. “우리 집엔 남자 스킨도 없어요. 한겨울에도 찬물로 세수하는 게 다예요.”

하긴 피부에 신경 쓸 겨를이나 있었을까 싶다. 1979년 TBC에서 처음 마이크를 잡은 뒤 프로구단의 전지 훈련까지 따라다닐 정도로 야구에 빠져 살았다. 지난해 KBO 사무총장이 되면서 해설은 잠시 쉬고 있지만, 현대 유니콘스 구단 매각 문제 등으로 더 바쁘다.

“잡티나 주름이 별로 없으시네요. 피부 나이로 치면 53세?”

이창균 청담고운세상피부과 원장의 말에 하 총장의 얼굴이 밝아진다. “제 나이로 보이는 게 가장 좋다”며 피부엔 관심이 없다고 했지만 실제 나이보다 다섯 살이나 젊다는 말이 싫진 않은 모양이다.

“햇볕에 많이 시달렸을 텐데 관리를 잘하셨나 봅니다.”
“아이고…관리는 무슨. 그거 뭐야, 그거. 왜 허옇게 바르는 그것도 한~번도 안 발랐는데.”

하 총장은 이 원장의 칭찬에 손사래를 친다. 훈련 따라갈 때마다 다른 야구 선수들이 다 바르던 ‘그거’가 자외선 차단제인지도 몰랐다고 한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피부를 주름지게 하고 탄력을 떨어뜨린다. 얼굴에서 노화가 제일 늦는 부위가 이마인데, 머리카락이 햇빛을 막아주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28년 동안 자외선 차단제 없이 햇살이 쏟아지는 야구장을 누볐으면서 어떻게 이만큼 피부를 유지했단 말인가.

“아, 모자는 항상 쓰고 다녔어요. 그런 것도 상관이 있나?” 그제야 이 원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챙 넓은 야구 모자가 햇빛을 막아 피부 노화를 늦춰준 것이다. 하루에 30분씩 꾸준히 걷는 것도 피부에 도움이 됐다. 운동 덕분에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스트레스가 줄면서 피부가 좋아진 것이다.

하 총장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던 이 원장이 “오른쪽 뺨에 검버섯이 있다”고 지적한다. 햇빛에 가장 먼저 닿는 광대뼈 부위는 원래 잡티가 많이 생기는 곳이다. 세월이 지나면 점점 더 커지게 된다. “모공이 넓어졌고, 혈관이 많이 늘어나 있네요.” 피부 노화의 대표적 증상들이다. 이마에 살짝 튀어나온 점도 노화의 흔적이다. “나이가 들면 점의 색은 옅어지지만 점점 튀어나오게 된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세월의 흔적은 하 총장에게도 남아 있었다.

  “한꺼번에 효과를 보려면 레이저 시술이 좋을 것 같습니다.” 레이저를 쓰면 색소세포 파괴와 콜라젠 형성을 동시에 할 수 있다면서 이 원장이 권했다. 하 총장이 펄쩍 뛴다. “전 아픈 건 질색입니다.” 2002년 이후 심장ㆍ위ㆍ담낭 등 큰 수술을 세 차례나 견뎌냈기에 오히려 작은 고통도 싫다는 것이다. 혹여 심장에 부담이 가지나 않을지도 걱정이란다. “피부에만 살짝 쬐는 것이고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말에 겨우 고개를 끄덕인다. 눈을 가리고 레이저 치료기가 얼굴 위를 왔다 갔다 한 지 10분 만에 끝났다. 걱정한 것이 무색하다. “기분이 좋아졌는데? 얼굴이 좀 깨끗해진 것 같아요.” 뺨을 한번 만져본다.

“아무것도 안 바르고 겨울에도 찬물로 들입다 씻는 게 최고”라고 목청을 높였던 하 총장. 진료가 끝나자 “사실은 게을러서 관리 안 한 거지 뭐”라며 쿡쿡 웃었다. 즐거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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