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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논술테마] 영역별로 짚어보는 공무원 퇴출

중앙일보 2007.04.03 14:56 부동산 및 광고특집 9면 지면보기
용어로 보는 테마와 이슈



서울시 공무원노조 대표들이 무능 공무원 퇴출제를 둘러싸고 서울시장과 면담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중앙포토]
◆파킨슨 법칙(Parkinson's Law)= 영국의 역사학자 시릴 노스코트 파킨슨(1909~93)이 공무원 조직의 비효율성을 지적하기 위해 제기한 이론. 공무원 수는 업무 양과 무관하게 증가하며, 승진을 위해 임의로 부하를 늘리다 보면 조직이 비대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파킨슨은 또 '공무원은 경쟁자를 원하지 않는다', '공무원은 자신들을 위해 업무를 만들어낸다', '예산 심의에 필요한 시간은 예산액에 반비례한다'며 신랄하게 공무원 조직을 비판했다.







◆피터의 법칙(Peter's Principle)= 조직의 상위 직급은 무능한 인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는 이론. 미 컬럼비아대 로렌스 피터 교수가 1969년 수백 건의 무능력 사례를 연구해 발표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조직의 모든 구성원은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날 때까지 승진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상위 직급은 더 이상 승진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로 채워지게 된다. 결국 무능력은 개인보다는 위계조직의 메커니즘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경영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별 능력과 노력의 차이가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 불평등을 인정하고 경쟁을 유발해 사회 구성원의 생산 의욕을 고취시키려는 것이다.



하나의 조직이 활성화되고 발전하려면 조직원에게 상벌 체계와 경쟁 상황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벌과 경쟁 상황은 구성원을 민첩하고 활발하게 만드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공무원 사회는 장기적이고 공적인 업무를 수행한다는 특성 덕에 '신분의 안정성'이라는 보상을 받는다. 그런데 이 보상이 무사안일하고 무능한 업무 태도를 불러 국민의 불만을 사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는 공무원 퇴출제는 정부를 포함한 국가 기관도 기업 마인드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에서 도입됐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는 국민에게 세금을 걷어 공공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금으로 공무원을 고용해 공공 서비스와 수익을 창출하는 일종의 기업인 셈이다. 따라서 세금을 사용하므로 국민의 요구에 부합해야 하고,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산출을 만들어낼 의무가 있다.



공무원들이 이런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고 형식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한다면 질책받아 마땅하다.



또 행정 조직이 점점 작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공무원들은 과거처럼 권위적이고 관료주의적인 태도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 국민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기반으로 빠른 상황 대처, 전략적인 업무 진행, 유연한 사고로 공직을 수행해야 한다.



작은 정부를 지향한 뉴질랜드는 경영 혁신 기법을 도입해 성과급제를 운용하고, 전문 인력에게 공직의 문호를 개방하는 개혁을 단행했다. 그 결과 눈에 띄게 전문성이 강화되고 실적도 좋아졌다.



그러나 우리 공무원들은 문서주의와 형식주의에 막혀 융통성과 창의성이 원천 봉쇄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복지부동으로 비판받는 공무원 태도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결과다. 퇴출제는 공무원의 업무 태도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퇴출제 소식이 전해지자 업무 시간에 이발소를 찾던 발길이 뚝 끊어졌다는 보도도 이러한 정황을 짐작하게 한다.



윤창현 교수(서울시립대.경영학)







◆생각 플러스:정부가 기업처럼 경쟁 원리와 경영 혁신 기법을 도입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설명하라.



행정



오늘날의 공무원 제도는 근대 유럽국가의 관료제를 근간으로 한다.



근대 국가는 국왕이나 봉건 영주로부터 자유를 쟁취한 국민이 주권을 가지는 정치적 공동체로, 국민에게 자유롭고 독립적인 경제 활동을 보장했다. 따라서 국방.치안 등 경제 활동과 관계없는 공적 활동은 관료라는 전문가 집단에게 맡겼다. 산업화의 진전으로 사회가 복잡해지며 교육.복지 등 관료 조직이 맡아야 할 부문도 급격히 커져 조직 자체도 비대해졌다.



직업공무원제가 정착된 것은 미국에서 실적주의 제도를 도입하면서 공무원 신분을 보장한 1870년대 이후다. 직업공무원제 이전에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많은 공무원이 일시에 교체되는 게 관행이었다. 정권 교체 때마다 국정 혼란이 초래됐고, 코드 인사로 빚어진 공무원의 신분 불안은 심각한 문제를 불렀다.



1881년 9월엔 미국 20대 가필드 대통령(1831~81)이 공무원 임용에 불만을 품은 사람에게 암살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 뒤 유능한 공무원을 공개 경쟁으로 선발해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신분과 지위를 보장하는 직업공무원 제도가 자리를 잡았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1864~1920)는 "관료들이 경험을 쌓으면 고도의 효율성을 달성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알게 된다"며 공무원의 신분 보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분이 보장돼야 업무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과단성 있는 정책 집행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공무원 신분 보장 제도가 행정편의주의와 무사안일을 가져온다는 지적이 거세다. 이 제도가 우리나라의 뿌리 깊은 관존민비 사상과 결합해 권위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경쟁 원리가 도입된 사기업과 달리 자기 계발에 게으르고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공직 사회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 퇴출제도는 공직사회 혁신 방안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공직사회를 혁신하기 위해 공무원 퇴출보다 관료제를 개선하는 다양한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시민이 공무원을 감시하는 시민 참여제도 같은 것들이다.



한상일 교수(연세대.행정학)







◆생각 플러스:관료제와 직업공무원제가 도입된 역사적 배경을 생각해 보고, 공무원 퇴출제도가 추진되는 이유를 밝혀라.



철학



공무원 사회가 '철밥통'이라면 깨져야 마땅하다. 오늘날 경쟁 원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울산시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를 시작으로 확산되고 있는 무능 공무원 퇴출 운동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공무원 조직이 성립된 근대 사회의 원칙은 공개성이다. 근대화의 정도는 비판 기능을 담당하는 언론과 전문화된 관료제도가 얼마나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느냐로 판단할 수 있다. 언론은 국가의 모든 정책이 투명하게 입안되고 논의되는지 감시하고 공개해야 하며, 관료 기구들은 정책 결정 과정과 논의 과정을 일반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근대화의 정도가 떨어질수록 중요한 결정이 밀실에서 이뤄지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관료 조직은 물론이고 재벌이나 작은 단체도 정책 결정 과정을 감추고 결과만 통보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태에서 퇴출제가 도입되면 상당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우선 퇴출의 기준과 절차가 모호하고 자의적이다. 3% 기준의 기계적 적용 때문에 해당 부서에서 제비 뽑기가 행해졌다는 보도가 단적인 예다.



이런 상황에서 바람직한 경쟁 원리가 작동할 리 없다. 오히려 고질적인 줄서기와 눈치 보기가 만연할 가능성이 크다. 하위 공무원들에게만 적용되는 퇴출제는 관료제의 부정적인 면만 키울 수도 있다. 따라서 직업공무원제의 안정성이 흔들리며 소신과 창의성을 갖고 일하는 현장 공무원의 입지도 좁아질 것이다. 선거로 뽑힌 구청장이나 시장이 자기 사람만 챙기고 반대편에게 보복하는 인사 전횡이 제도화될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졸속으로 도입된 퇴출제가 관료제 안에서 취약한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더욱 떨어뜨리고, 상하위 공무원 간의 민주적 의사소통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퇴출제의 원래 취지는 게으르고 무사안일한 공무원 조직을 일신하자는 데 있다. 이를 살리려면 솔선수범이 요구된다. 퇴출제가 정말 필요하다면 고위 공무원부터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관료제의 단점을 시정하는 근본적 처방은 퇴출제가 아니라 비판적 소통의 언로를 활짝 열어 공무원 사회 본연의 공개성과 공정성의 원리를 충실히 살리는 데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윤평중 교수(한신대.사회철학)







◆생각 플러스:공무원 퇴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관료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



생물



동물의 세계에도 공무원 퇴출제와 비슷한 법칙이 있다. 집단의 생존을 위해 경쟁력을 잃은 개체를 쫓아내는 것이다. 시장에서 상품이 경쟁력을 잃어 퇴출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동물 사회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동물은 먼저 부모로부터 버림받는다. 호랑이나 독수리 등 맹수.맹금류는 새끼들을 훈련시킬 때 적응력이 떨어지는 새끼에겐 먹이를 주지 않고 굶어죽게 방치한다. 적응에 더딘 새끼를 돌보다가 나머지 새끼마저 훈련시키지 못하면 다른 맹수들에게 먹이를 빼앗길뿐더러 생존이 달린 영역 다툼에서 패배해 쫓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무리 생활을 하는 코끼리는 병들거나 노쇠해지면 스스로 무리를 떠나 죽음을 맞는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집단의 생존 능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벌이나 개미 등 사회성 동물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기능에 따라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하는데, 퇴출은 바로 죽음을 의미한다. 예컨대 페로몬과 같은 의사소통 물질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거나 인식하지 못할 경우 퇴출된다. 노동력이 현저히 떨어져도 마찬가지다.



꿀벌 집단에서 여왕벌은 일벌과 같은 유전적 특성을 지니고 태어나지만 집단의 선택으로 여왕이 되면 평생 알을 낳는 역할만 맡는다.



꿀벌은 여왕벌.수펄.일벌로 구분된다. 일벌의 업무 분장도 분명하다. 여왕의 시중을 드는 벌, 새끼를 돌보는 벌, 집안을 청소하는 벌, 먹이를 구해오는 벌, 적과 싸우는 벌 등으로 구별된다. 그 역할은 나이와 능력을 기준으로 나뉜다. 여왕벌이 오랫동안 산란을 계속했거나 벌집 안의 개체 수가 너무 많아지면 새로운 젊은 여왕을 탄생시키는 준비에 착수하고, 새 여왕의 출현이 임박하면 기존 여왕은 일정한 무리를 이끌고 집을 떠난다.



동물의 세계와 달리 인간 사회에선 이해 집단에서의 퇴출이 곧 생물학적 죽음을 뚯하진 않는다. 그러나 공무원이라는 신분이 갖는 특성을 고려해 퇴출제를 운용해야 한다. 국민이 공감하는 합리적 기준에 따라 경쟁력 있는 집단을 유지하는 방법을 도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호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곤충소재연구센터장)







◆생각 플러스:공직 사회가 개미나 꿀벌 등 동물 세계에서 본받아야 할 점을 조직의 효율성 면에서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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