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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된게 없는 경제정책/올 부처별 실적을 결산한다

중앙일보 1991.12.07 00:00 종합 3면 지면보기
◎30억불 예상 경상적자는 90억/육류 수급조절에 실패… 돼지값 폭락/사회간접자본 민자 유치안도 유보/금리 자유화라 해놓고서 행정지도/주택 초과달성… 자재·부실파동 초래

경제운용이 1백% 계획대로 되란 법은 없다.

그러나 올해의 경제운용은 「경기조절」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줄기를 다스려 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낙제점을 받아야 한다.

뒤늦게 시간에 쫓기며 시작되는 내년도 경제운용논의에서도 또다시 「경기조절」이 최대의 논제가 되고 있다.

정치적인 비인기와 이해집단의 반발을 선거의 와중에서 경제정책으로 수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올해 각 경제부처 별로 추진됐던 시책을 결산해 본다.

◇경제기획원=올해 경제운용계획에서 내놓았던 각종 지표들은 결국 어느것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7%로 잡았던 성장률은 수차례의 건설·내수경기진정책에도 불구,8.5∼8.7%에 이를 전망이며 30억달러로 잡았던 경상수지적자도 이미 90억달러를 넘어섰다.

도매물가는 3%(목표 7∼8%)이내로 잡은 반면,소비자물가는 9.7∼9.8%(목표 8∼9%)로 간신히 한자리수를 유지할 전망이다.

사회간접자본시설확충을 위해 투자키로 했던 민자유치방안은 정경유착의 따가운 시선속에 유보됐으며 민간기업의 임금을 한자리수로 억제하겠다던 정부의 의지는 올 상반기 평균임금상승률 16.9%란 수치가 보여주듯 또다시 실패로 끝났다. 인력난해소와 유휴인력활용을 위해 제기됐던 시간제고용제도의 법률적 뒷받침은 잇따른 반발에 밀려 뒤로 넘어갔고 오히려 사회적 부작용만 키우고 국내산업의 구조조정을 늦출 우려가 큰 해외인력수입만 확대됐다.

◇재무부=통화안정과 고금리 완화등 상충되는 정책목표를 다뤄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긴 했으나 정책의 중심을 잡고 정공법으로 통화문제 다루기를 회피,꺾기를 규제하고 예대상계를 한다는 편법에 빠져들었다.

예대상계의 여력을 중기자금으로 지원한다는 것은 아직껏 구체적 수치로 뒷받침되지 않는 「구두선」에 그치고 있고,꺾기단속의 여파로 양도성예금증서(CD)의 발행이 부진,11월 통화관리에 압박을 줬던 부작용까지 빚었다.

통화정책의 근본은 다루지도 못한채 CD한도를 늘리고,「실세금리의 부분적인 양성화」에 불과한 금리자유화를 두고도 여론을 의식,사실상 행정지도를 폄으로써 자본시장 개방을 앞둔 사전준비는 실제로 별로 이뤄진 것이 없다.

◇상공부=무역의 확대균형시책이 어긋났다.

숫자로 나타난 무역적자규모보다도 구조적인 산업경쟁력 약화가 더욱 큰 문제로 부각됐으나 정부가 경쟁력강화를 위해 「긴축」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보다는 통계기준까지 들먹이며 숫자줄이기에 급급했다.

자율화·개방쪽으로 가던 무역·산업정책의 흐름도 적자폭의 확대와 함께 「규제」니,「투자조정」이니 하는 말들이 서슴없이 나올 만큼 거꾸로 돌아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중고비행기를 외국에 팔고 리스로 빌려쓰는 것을 연말에 수출로 잡았다가 내년초에 다시 수입으로 잡는 등의 「장난」까지 상공부내에서 거론될 정도다.

◇건설부=주택건설부문은 정부가 당초 세웠던 공급목표(50만가구)보다 오히려 10만가구(20%)나 초과달성돼 정부가 건설경기의 높낮이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건설경기가 과열되면서 인력·자재난,부실시공파동 등 각종 부작용이 잇따르자 정부는 뒤늦게 건축규제조치를 4차레나 거듭,「예측불가능한 행정」이라는 지적을 낳았다.

특히 전체적인 주택건설 목표는 초과달성됐고 이에 따라 2백만호 주택공급계획도 당초예정(88∼92년)보다 1년4개월 앞선 지난 8월에 달성됐지만 근로자주택의 경우 올해목표(8만가구)의 37%인 3만가구정도만 건설됐고 신도시공급물량도 당초 9만가구 예정에서 6만가구로 축소조정되는 등 부문별 불균형이 두드러졌다.

◇농림수산부=수입개방 극복을 위해 농수산물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했으나 올들어 9월말까지 농축산물수출은 10%,임산물은 7%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쇠고기·돼지고기의 수급조절에 실패,쇠고기수입을 연초 계획보다 두배 늘렸으나 수입쇠고기 포장육의 이상품귀현상을 빚고 있고 돼지사육마리수가 증가하는데도 돼지고기를 수입하는 등 수급판단을 잘못해 산지 돼지값 폭락사태가 벌어졌다.

◇동자부=올 한해 에너지 소비증가율은 16.7%(추정치)로 GNP 성장률 8.9%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정부는 걸프사태를 겪으면서 연초부터 에너지소비절약대책을 「강력히」 추진했으나 에너지소비 증가세는 89년 8.4%,90년 14.2%에 이어 올해도 더욱 큰폭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 가운데 특히 석유소비가 급증,작년에 이어 올해도 20%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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