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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얼굴에 죽은 삼촌 이름이…

중앙일보 2003.12.03 18:05 종합 17면 지면보기
예수의 탄생지인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의 한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죽은 삼촌의 이름이 오른쪽 뺨에 반점으로 새겨진 아기가 태어나 '기적의 아기'로 소문이 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 아이를 보러 몰려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 보도했다.


팔레스타인서 '기적의 아기'

아기는 지난해 11월 12명의 무고한 인명을 앗아간 예루살렘 버스 자살폭탄 테러를 지휘한 혐의로 올해 초 이스라엘군에 사살된 이슬람 과격단체 하마스 대원인 삼촌 알라의 이름이 볼에 아랍어 글씨로 새겨진 채 11일 전에 태어났다.



이슬람교를 믿는 아기의 가족들은 아이의 얼굴에 아랍어로 삼촌의 이름이 새겨진 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인의 투쟁을 지지하는 신의 메시지라고 주장하면서 아이의 이름도 '알라'라고 지었다. 아이는 이슬람교를 연 예언자 마호메트가 신의 계시를 받은 라마단 성월의 27일에 탄생해 신비감을 더하고 있다.



아이의 할머니인 아이샤 아야드(58)는 "죽은 알라는 이스라엘 군에 구타당하자 곧바로 하마스에 가입했다"고 밝히고 "그의 이름이 손자의 얼굴에 적힌 것은 이스라엘이 우리의 아들들을 죽일 수는 있지만 우리의 정신을 앗아가지는 못한다는 신의 계시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투쟁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조속히 평화를 이뤄 갓 태어난 이 손자는 폭력 없는 세상에서 자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처음 이 아기의 소식을 들은 이슬람 이맘(예배인도자)이 아이를 본 다음 "이 아이는 신의 선물"이라고 말했으며, 사원 측은 확성기로 이 사실을 이웃 사람들에게 전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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