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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낙선 5명 「광역」서“만회”/이색당선자 진기록과 거물낙선자

중앙일보 1991.06.21 00:00 종합 14면 지면보기
◎가수 이선희는 26세로 최연소 기록/포천막걸리 제조 원로 최고령 당선/전의원·시장들 무명인사에 뜻밖 고배/동해 3선거구 3표차에 울고 웃고/5·18유족회장 90% 몰표 얻어 압승/해고 광원,노총부위원장 눌러 기염

20일 실시된 광역의회 의원선거에서는 전직 국회의원·시장 등 거물급이 낙선되는 이변을 낳았는가 하면 단 3표차로 승리의 영광을 안은 후보가 있고 부자·형제가 나란히 당선되는 등 갖가지 진기록이 속출했다. 또 5명의 기초의회 낙선자가 광역의원선거에서 당선되고 옥중당선자도 8명이나 됐다.

○…서울 마포 3선거구에서 신민당 이남범 후보(41)를 2천3백61표 차이로 여유있게 누르고 전국 최연소 당선자가 된 가수 이선희양(26·민자)은 『소년소녀가장·불우노인 등 소외된 이웃의 복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막상 당선이 되고보니 어깨가 무겁다』는 이양은 『선거기간중 내건 공약이 「공약」이 되지않도록 주민들과 협의해 반드시 실천해 나가겠다』고 당찬 다짐.

○불도저 아줌마의 집념

○…전통적인 야당표밭인 서울 서대문 제5선거구(남가좌2·홍은3동)에서 민자당 공천으로 출마,당선된 김순애씨(41·여)는 남다른 감회에 남편 양회준씨(45)를 부여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국교졸업이 배움의 전부인 1남1녀의 평범한 가정주부.

그는 현재 (주)건풍건설 여사장으로 남자들도 하기 힘든 건축업을 하면서 배짱과 통이 커 「불도저여사」「탱크 아줌마」로 통하는 억척아줌마.

○옥중당선 전국서 8명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중인 원주 지성룡(49·무) 문경 유경탁(57·민주) 양양 안석현(38·무) 천안 윤용일(49·무) 영일 이상천(42·무) 청주 안상렬(51·민자) 보령 오찬규(42·무) 진주 심의용(42·무) 후보 등 8명은 옥중당선.

지난해 11월 자기이름이 새겨진 재떨이 1천여개를 돌리다 구속된 지후보의 부인 이경순씨(40)는 『남편을 대신해 옥중당선의 영광을 안겨준 유권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감격.

옥중당선자 부인들은 당선소식이 전해지자 제각기 울음을 삼키며 『여러차례 사퇴압력을 받았지만 지역주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버텨왔다』며 남편에게 직접 당선소식을 전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하는 눈치.

○…기초의회 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으나 광역의회에 도전한 후보자 5명이 당선되는 이변을 낳기도.

경북 경산시 제1선거구에 출마한 이배희 후보(62·민자)는 총투표 1만2천8백14표 가운데 56.9%인 7천1백99표를 얻어 차점인 4천1백52표보다 3천47표를 더 얻어 당선.

영천군 제1선거구에서 당선된 최태덕씨(60·무)는 기초의회선거때 3명중 꼴찌를 기록했었다.

경기도 군포시 2선거구에 출마한 이재용후보(48·신민)는 기초의원선거때 14표가 뒤져 낙선했다 광역의회에 도전,영광을 안았다.

강원도 태백시 2선거구 정원교씨(49·무)와 삼척군 1선거구 김시람씨(52·무)도 기초의회때 고배를 씻고 당선.

○…개표소 곳곳에서 시소게임이 벌어져 마음을 죈 가운데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갈라져 희비가 교차.

4명이 출마한 강원도 동해시 3선거구의 정홍교 후보(59·무)는 차점자 이상록 후보(61·민자)를 불과 3표차로 누르고 당선.

정씨는 1차 개표결과 3천8백79표를 얻어 이씨의 3천8백76표보다 3표가 많아 이씨가 선관위측에 재심을 요청해 재검표를 실시한 결과 정씨가 3천8백76표,이씨는 3천8백73표로 득표수는 줄었으나 역시 3표차로 확정.

낙선한 이씨는 『단 한표라도 민의는 민의인 만큼 존중돼야 한다』며 깨끗하게 승복.

경기도 동두천시 1선거구에서도 홍영표 후보(45·민자)와 오세창후보(40·무)의 표차가 3표에 불과해 재검표한 결과 홍후보가 7표가 더 많아 당선이 확정.

낙선된 오후보측은 『위원장 직인이 없어 무효처리된 표가 많은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당선무효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개그맨 허원씨도 당선

○…3명의 후보가 출마한 서울 서초4선거구(서초2·양재·내곡동)에서 당선된 방송인 허원씨(44)는 말죽거리(현양재동) 지역에서 6대째 3백여년간 토박이로 살아오며 조상들이 맺어놓은 인간관계와 방송인으로서의 지명도가 당선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허씨는 당초 무소속으로 출마하려 했으나 『지역구를 위해 실질적으로 봉사하려면 여당후보로 출마해야 한다』는 방송·연예계동료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민자당 공천을 받게 되었다고.

허씨는 또한 개그맨으로 출발,17년간의 방송생활중 5백여차례의 국군장병위문공연과 5년간의 KBS 전국일주 리포터활동으로 알려진 지명도덕택에 유권자에 대한 홍보가 수월했던 점도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충북에서는 형제가 나란히 광역의회에 진출하는 영광을 안아 화제.

화제의 주인공은 음성군 제1선거구에서 민자당으로 출마한 형 차주원씨(62)와 청원군 제3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동생 주용씨(54).

동생 주용씨는 민자당에서 공천을 받지못하자 탈당,무소속으로 나서 어려운 싸움을 벌인 끝에 영광의 보람을 안은 것.

○…아들이 기초의원에 당선된데 이어 아버지가 광역의회의원에 당선,전국에서 유일한 부자 지방의회의원을 기록.

부산시 남구 제4선거구에서 민자당후보로 출마한 서석호씨(62)가 당선돼 북구의회의장으로 활동중인 아들 경원씨(39)와 함께 부자지방의원이 됐다.

서씨는 주위사람들로부터 내친김에 시의회 의장자리에 도전,부자가 함께 지방의회를 이끌어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무성.

○대이어 도의회에 진출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도의원에 당선돼 도의원 2대를 기록해 화제.

전남 동광양시 1선거구에서 당선된 이돈광씨(39·신민)는 초대 전남 도의원을 지낸 선친 이진호씨(90년 작고)의 4남.

이씨는 『선친에 이어 다시 도의원이 돼 더없이 기쁘다』고 당선소감을 피력.

○…강원도 정성군 제2선거구에서는 삼척탄좌 해고근로자이며 노동운동가인 성희직씨(34·민중당)가 당선돼 화제.

성씨는 전광산노조위원장을 지낸 노총부위원장 홍금웅 후보(51·민주)와 재력과 조직을 겸비한 홍상섭 후보(45·민자) 등 후보 3명을 누르고 예상밖의 선전으로 이변을 낳았다.

○…광주에서는 5·18 광주민중항쟁 유족회장 전계량,5·18광주민중항쟁동지회장 이윤정,광주·전남민주화운동실천 가족협의회장 안성례씨가 당선.

신민당 공천을 받고 북구 1선거구에 출마한 전씨는 총투표자수 1만5천6백91표중 90.1%인 1만4천1백43표를 얻어 압승.

동구 3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나온 이씨는 광주에서는 널리 알려진 여장부로 광주·전남민주연합 추천으로 출마해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안씨 역시 신민당 무공천지구인 서구2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3명을 누르고 당선.

○…대구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중구 제1선거구에서 당선된 김홍식씨(63·민자·금복주 회장)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시의회에서 성실한 자세로 일하겠다』고 당선소감을 피력.

시의회 의장으로 거명되고 있는 김씨는 『선거를 통해 시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느꼈으며 서민들의 고통과 소외당한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시의원이 되겠다』고 강조.

○UR할복 이경해씨도

○…지난해 11월5일 스위스 제네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사무국에서 UR반대를 주장하며 할복자살을 기도했던 이경해 전전 국농어민후계자 협의회장(44)이 이번 선거에서 전북 장수 제1선거구 신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

이씨는 서울 시립농대(현서울시립대)를 졸업하고 고향인 장수에 내려와 3만여평의 불모 야산을 개간,축산단지를 조성하는 등 농업에 대한 남다른 열의와 청년후배 농촌지도자 육성에 기여한 공로로 88년 UR식량농업기구가 제정한 「올해의 농부상」을 받기도 했다.

○…경기도 포천3선거구에서 당선된 민자당의 하유천 후보(76·한일탁주 대표)는 전국 최고령 당선자.

하씨는 총투표자 1만7천3백43표 가운데 61%인 1만2백75표를 얻어 경쟁자인 무소속 이정원 후보(41)의 6천5백55표보다 3천7백20표를 앞질렀다.

하씨는 40여년간 우리나라 막걸리의 대명사격인 포천 이동막걸리를 제조한 주조업계 원로.

○전남서 전민정당원 뽑혀

○…전남 무안 제3선거구에서는 전민정당 무안지구당위원장으로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노인옥 후보(51)가 신민당 후보를 9백여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돼 신민당 일색인 전남지역에서 이변을 기록.

노후보는 21일 새벽 완료된 개표결과 5천6백32표를 얻어 신민당 윤석두 후보(46·목포실전교수)를 제치고 당선.

○박권흠씨 천표차 낙선

○…시·도의회 의장감으로 출마했던 3선경력의 국회의원과 전직 시장 등 거물급이 무명인사에게 고배를 마셔 이변.

중앙정치무대에서 뼈대가 굵은 3선국회의원에 문공·건설위원장까지 역임하고 한국도로공사 사장이며 도의회의장직 후보물망에 올랐던 박권흠씨(59·민자)가 경북 청도2선거구에서 무소속의 양재경씨(54)에게 1천3백여표차로 낙선.

대전시 유성구 제2선거구에서는 초대 대전시장을 지낸 민자당 이봉학 후보(52)가 신민당 송석찬 후보(39)에게 고배.

또 충남 도의회 의장감으로 지목,민자당 공천을 받은 충남지역 재계거물로 알려진 보령군 2선거구의 신홍식 후보(61)도 차점자로 탈락.

○전북 유일의 비신민

○…전북도내 52개 선거구에서 신민당이 51개 의석을 휩쓴 가운데 진안군 제1선거구에서는 무소속 임수진 후보(46)가 비신민계로는 유일하게 당선.

개표 초반 신민당 이충국(37)·무소속 문대성(56) 등 두 후보가 선두경쟁을 벌였으나 종반 임후보에게 농촌지역 지지표가 쏟아지면서 이들과 6차례에 걸친 시소끝에 4천9백6표를 얻어 차점자인 신민당 이후보를 5백56표차로 물리쳤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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