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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MP3 즐기는 젊은이여~ 귀를 쉬게 하라

중앙일보 2006.11.06 16:37




#. 사례1: 고교 1년생 최모(16)군은 음악광이다. 중학생 때부터 록·헤비메탈 음악을 유난히 좋아했다. 그래선지 최군은 요즘도 MP3플레이어를 끼고 살다시피한다. 지하철에서도 음악은 최군의 유일한 벗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 좋아하던 음악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학교 영어듣기 시험 때도 잘 들리지 않아 답도 제대로 못 써냈다.



#. 사례2: 아파트 공사현장 책임자 김모(40)씨는 저녁나절 가족과 TV를 시청하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주인공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아 리모컨으로 음량을 키우자 아내와 아이들은 "시끄럽다"며 타박이다. "내가 벌써 가는 귀가 먹었나…" 생각하고 잠을 청한 뒤 다음날 TV를 다시 켜보면 엊저녁과 같은 음량인데도 잘 들린다. 하루만에 청력이 오락가락하다니, 도무지 이유를 알 길이 없다.



귀가 시달리고 있다. 노출된 귓속으로 파고드는 소음으로 우리의 귀는 이제 정상이 아니다. 반복되는 시끄러운 소리에 시달리다보니 어느새 귀는 제 구실을 못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난청'(難聽)은 이제 노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자초하는 질병, 소음성 난청

= 지하철·자동차 경적 등 우리 주변은 소음으로 가득차 있다. 여기에 우리 귀는 또다른 고통을 강요받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필수품이 돼버린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지하철·사무실·공공장소를 가리지 않고 귀를 향해 아우성친다. 청력장애로 이어지는 건 자연스런 귀결이다.



요즘 청력장애는 '소음성 난청'이란 얼굴로 곧잘 등장한다. 군대에서 사격훈련을 끝낸 뒤 귀가 멍해지는 증상이 대표적인 소음성 난청 현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음성난청으로 진료비를 청구한 환자중 20~30대가 36%를 차지했다. 60~70대는 15%였다. 젊은 층이 오히려 더 많은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어이없게도 이어폰·헤드폰 끼고 음악 즐기다 한창 젊은 나이에 보청기를 껴야 하는 신세가 될 지도 모른다.



◆귀도 쉬어야 한다

= 문제는 소음성 난청의 경우 근본적 치료법이 없다는 데 있다. 한번 손상된 청각세포는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예방이 필수다.



난청은 소음도 기준 85㏈이 넘는 소리를 하루 8시간 이상 듣게 되면 생길 수 있다. 트럭·지하철이 지나갈 때 생기는 소음이 90㏈, 록공연이나 자동차 경적은 115㏈, MP3 등을 시끄러운 길가나 버스·지하철에서 소리 높여 들을 때는 100㏈이 넘는다. 그야말로 살이(殺耳)행위나 다름없다.



소음에 오래 노출되다 보면 깊은 잠을 자기도 어렵고,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업무·학습능률이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다. 홍성화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생활환경에 따른 소음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무작정 따라가다 보면 원치 않는 장애가 생길 수 있다"며 "가능한 한 시끄러운 환경에서 벗어나려는 생활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02-3410-2114 www.samsunghospital.com



▶홍성화 자문의 약력

- 서울대 의대 졸

- 서울대 의학박사

-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 충북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성균관대 의대 이비인후과 교수

-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학술이사

- 현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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