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르포] 현대하이스코로 바뀐 옛 한보 당진 공장

중앙일보 2006.09.10 18:38 경제 3면 지면보기
충남 당진군에 있는 옛 한보철강이 되살아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공사 중단 상태였던 이 곳에서 이달 초 냉연공장을 준공해 가동시켰다. 7년 이상 버려져 을씨년스럽던 공장(사진 (下))이 세계적인 생산성을 자랑하는 첨단 공장(사진 (上))으로 재탄생했다. 박종근 기자
8일 오전 11시 충남 당진군 옛 한보철강 부지. 이달 초 완공된 10만여평 규모의 현대하이스코 냉연공장에서 자동차와 가전제품용 강판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었다. 이 회사가 국내 최초로 설치한 84m 높이의 냉연 및 아연도금 강판 복합설비(CVGL)는 매끄러운 도금강판을 쉴 새 없이 토해냈다. 컬러강판 생산라인에선 가전제품 표면에 쓰이는 붉은색 컬러강판이 자동으로 포장되고 있었다. "그동안 공사중단 상태로 내버려져 있던 곳이었죠. 그러나 앞으로 국내 냉연 강판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김행옥 공정기술팀 부장의 설명이다.


'녹슨 7년' 굿바이 연 200만t 강판 생산

'국가적 애물단지'였던 당진 철강단지가 국내 철강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 단지는 1990년대 중반 옛 한보그룹이 철강단지 조성공사를 시작했으나 97년 부도를 내며 7년 이상 버려졌던 곳이다. 부도 당시 일부 설비는 부분 가동됐으나 대부분의 시설은 방치된 채 비바람을 맞고 있었다. 2000년과 2003년 두차례의 매각이 실패한 뒤 2004년 현대차그룹의 INI스틸(현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이 인수해 정상화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인수 당시만 해도 되살릴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우세했다. 뼈대만 앙상했던 건물 지붕에선 비가 샜다. 이미 설치돼 있던 설비는 녹이 슬어 고철 덩어리가 돼있었다. 공장 바깥엔 잡초가 무성했고, 건물은 너구리 같은 야생동물의 보금자리로 쓰였다. "생태공원을 만드는 게 낫겠다", "영화촬영장으로 조성하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실사를 나온 일본 컨설팅 회사도 "정상화에 성공하면 기적"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열악한 현실이 회사측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정몽구 그룹 회장이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가운데 현대하이스코 임직원들이 정상화에 나섰다. 울산.순천 공장에서 파견나온 직원들은 휴일.밤낮을 가리지 않고 닦고 조이고 기름칠했다. 노조도 정상화기간 중 '일체의 쟁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정인교 업무지원팀 부장은 "외국인 엔지니어들도 이같은 열의에 감탄해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하는 데도 작업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6월 연산 35만t 규모의 열처리 설비가, 지난해 9월 착색.도금 설비가 부분적으로 완공됐다. 이달 초 CVGL이 완성됨에 따라 연간 200만t의 다양한 냉연강판을 생산하게 됐다. 당진 단지는 다음달 현대제철이 열연 공장을 정상화하면 한층 더 활기를 띠게 된다. 이 공장 역시 한보철강 부도로 건설이 중단됐던 곳. 현대제철은 올 연말 연산 350만t 규모의 1호 용광로 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다. 2010년 1호기, 2011년 2호기가 완성돼 연산 700만t 규모를 갖추면 현대제철은 포스코에 이어 국내 두번째 고로 제철업체가 된다.



나현철 기자
박종근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