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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파동 우려 구미선 원전반대 주춤|주요 원전국의 변화실태

중앙일보 1990.03.07 00:00 종합 8면 지면보기
울진 1, 2호기의 준공으로 국내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원자력발전의 비중 (지난해 경우 총 발전량의 50·3%)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 정부는 오는 2000년까지 현재 건설중인 영광3, 4호기를 비롯, 5기의 원전을 추가건설 해 향후 전력수요의 절반 (2000년 49·3%전망) 정도를 원자력발전 (총14기)으로 충당할 계획을 잡고 있다. 안전성 문제·폐기물 처리 등 원전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고 『내 집 주변에는 짓지 말라』는 이른바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의 약어)현상이 심화되는 속에서도 세계각국에서 원전은 「불가피한 현실적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스리마일 (TMI) 원전사고, 소련 체르노빌 방사능 누출사고 등을 계기로 80년대를 풍미한 반 원전·반 핵 무드는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산성비 등 지구 환경오염 문제와 석유위기가 다시 올지 모른다는 우려 등으로 진원지인 구미에서 점차 퇴조기미를 보이고있다. 또 그간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도 원전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 그러나 아직도 원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본·대만 등에서는 반 원전여론이 새삼 공감을 얻고 있고 각국마다 원전사업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현재 가동중인 세계원전은 총4백23기로 여기에서 전체전력수요의 17%수준인 3억3천 여만kw (88년 기준)를 공급하고 있다. 주요 원전국들의 최근 변화 움직임을 살펴본다.

<미국, 중소개량형 원전 2천년까지 지원>

불안하지만 ″불가피〃 | 일·대만등선 아직 반대여론 거세

원전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원전확장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세계최대 원자력국으로 총1백9기 (88년 말) 가 가동중인 미국은 2차 오일쇼크 직후의 전력수요감퇴와 79년 TMI원전사고충격 등이 겹쳐 지난 78년이래 많은 원전건설계획을 취소하고 최근까지 신규발주를 일체 중단해왔다.

그러나 최근 전력수요가 예상외로 늘면서 전력부족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석유의 해외의존 심화, 또 지구온난화 등이 문젯거리로 등장하면서 정치권이나 일반여론이 원전을 대하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는 추세다.

이를 반영, 의회에서는 경제적이며 안전성을 높인 40만∼60만kw급의 중소개량형 원전을 오는 2000년까지 가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여러 법안들이 추진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가 까다로운 인·허가절차를 간소화, 원자력발전소의 건설기간을 종래 12년에서 6년으로 대폭 단축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기도 했다.

<프랑스, 신형개발 등 역점, 표준화정책 성공>

전력수요량의 약70% (총53기)를 원자력발전으로 충당, 원전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자체수요를 충당하고 남는 전력을 수출하고 있는 프랑스는 유럽 통합을 앞두고 전력수출확대에 대비, 꾸준한 원전확장계획을 추진해가고 있다.

73년 석유파동 후 에너지자립의 핵심과제로 원전사업을 본격화해 그동안 1백여 반 핵 단체들의 활동 속에서도 국민적 지지를 다지고 있기도 하다.

민간 전력회사들과 원전공급업체들이 상업적 기반에서 공동으로 연구 개발하는 미국의 경우와 달리 프랑스전력공사 (EDF)와 국영전문회사들이 정부 주도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원자력발전에의 의존도를 더욱 높여 에너지 자립화를 강화한다는 게 현 정부의 변함없는 정책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것은 1백50만kw급의 프랑스가 자체 개발한 초대형 원전계획(가압경수로형)으로 오는 90년대 말까지 2기를 운전 개시할 예정이며 연료효율을 기존보다 60배나 높일 수 있는 고속증식로의 실용화 추진도 주목되고 있다.

같은 형태의 원전을 여러 개 반복 건설하는 이른바 원전표준화정책에 성공, 미국에 버금가는 기술국으로 발돋움해 있으며 근래는 원전의 안전성확보·핵연료가공기술·신형노개발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스웨덴, 국회서 폐기의결, 실행은 보류 될 듯>

환경보전 및 반 핵 운동의 확산으로 스위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 등과 함께 원전폐기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수력과 원자력발전이 주요 전력공급원으로 원전 비중이 전체 발전량의 절반정도 (88년 45·2%) 나 되고 설비가동률 (78·4%)도 우수한 수준이나 80년 국민투표와 지난해 국회의결에 따라 오는 2010년까지 12기 (총1천7만kw)의 원전을 모두 폐기키로 결정했으며 지난가을 총선거에서는 원전의 조기 철퇴를 내건 사민당이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우선 95, 96년에 1기씩이 폐기되도록 계획돼 있다.

그러나 현재 이를 대체할 수력개발이나 석탄화력 역시 엄격한 환경규제대상이 되고 있고 대체에너지개발도 미흡한데다 전기요금의 인상도 불가피한 현실이라 실제로 원전을 폐기할 수 있을 것인 지의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시행을 앞두고 올해 안에 이를 재검토하도록 돼있는데 폐기를 보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일본, 설계·제작능력 ″미국능가〃평가>

반 원전여론이 근년 들어 거세 지고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다.

유일한 원폭피해국이면서도 총36기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에서의 반 원전운동은 그동안 해당지역 주민중심의 산발적인 것에 그쳐왔으나 체르노빌 사고로 오염된 식품의 수입충격 등을 계기로 「좋은 환경」 을 추구하는 대도시 주민들까지 이에 동참, 급속히 세력을 늘려가고 있는 것.

그러나 에너지 자립 및 다원화전략의 근간으로 원전사업을 추진해온 정부정책에는 아직 이렇다할 변화의 조짐이 없다.

오는 2000년까지 현재 원전의 발전비중 (88년 총 발전량의 26·2%)을 40·4%로 2배 가까이 높인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으며 특히 근년의 전력수요 급증에 따라 원전건설을 늦춤 없이 진행하고 있다.

또 원전의 개량표준화 계획에 따라 원자로 내 검사를 자동화·원격화하고 관련시설을 콤팩트화해 경제성 및 안전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이미 독자노선을 구축한 일본의 원전기술은 설계 및 제작능력 등 다방면에서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오는 2020년께는 고속증식로의 상업화를 내다보고 있다.

<대만, 전력수요량 급증, 제한송전 등 조치>

자원 빈국으로 역시 원전사업에 주력해 왔으나 87년 민주화 물결과 함께 높아진 반 핵 여론으로 현재 원전정책이 제자리걸음에 있다.

원전건설은 안되고 전력수요는 급증하는 추세에 따라 지난해 6월에는 이틀간 제한송전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원전은 현재 6기로 발전설비의 31%다.

<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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