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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음치불가] 마이클 잭슨…천재성 + 영재교육 + 노력=잭슨 신화

중앙일보 2006.09.06 20:59 종합 27면 지면보기
오늘날 마이클 잭슨(사진)의 신화는 그 자신의 천재성과 엄청난 노력이 함께 해 얻은 결실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이미 그는 거의 갇혀 살다시피 하며 최고 음악인이 되기 위한 혹독한 영재교육을 받았다. 결국 최고의 가창력을 갖게 되었음은 물론 최고 수준의 댄스로, 전세계 춤과 음악계 판도 모두를 바꾸었다. 어셔, 저스틴 팀버레이크,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등 수많은 팝스타들이 현재까지도 그의 '핵우산' 아래에 있다.

마이클 잭슨의 가장 큰 특징은 그가 흑인임에도 노래하는 성향은 지극히 백인적이라는 것이다. 흑인은 그들이 장기로 하는 R&B적 성향의 독특한 창법을 기반으로 노래해 누가 들어도 흑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반면 마이클 잭슨은 그 표현법이 R&B보다는 록의 창법에 더 가깝다. 보이스 자체가 이렇다 보니 그가 흑인임에도 우리 귀에는 백인에 더 가깝게 들리는 것이다.

또 흑인은 고음으로 올라갈 때 가성을 사용해 악절을 좀 더 부드럽게 연출하는 '흑인만의' 특징을 보인다. 하지만 마이클 잭슨은 고음으로 올라가는 와중에도 가성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흑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어택이 강한 창법을 구사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저음에서 중음, 고음역대로 올라갈 때에도 소리가 한 치의 흔들림이 없다. 발음 또한 정확하다. 어택이 강하고 분명한 자기 표현력을 보이고 있음에도 소리를 구사할 땐 힘이 들어가지 않고 극히 자연스럽다. 융합하기 힘든 이러한 상반성을 완벽히 갖추고 있는 것도 마이클 잭슨이 지닌 실로 '놀라운' 능력이다.

전 세계적으로 5000만 장이 넘게 팔린 앨범 'Thriller'는 그의 최전성기를 대변하는 작품이다. 이 당시의 그의 노래는, 마치 소리가 날이 시퍼렇게 서 살아있듯이 생생하게 꿈틀거리는 가운데 날카롭고 공격적이다. 창법에서 접할 수 있는 테크닉의 화려함이나 높은 수준도 감탄할 만하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이만큼 출중한 기량과 음악성을 키웠다는 것은 일반인의 상식으론 상상이 안 될 정도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마이클 잭슨의 노래는 빼어난 가창력이나 현란한 기교보다는 감성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는 듯하다. 전체적인 소리의 폭도 굵고 따뜻하게 빠지는 감이 있다. 40대 후반이라는 나이와 연륜이 노래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각종 기행과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인해 화제가 끊일 날이 없는 마이클 잭슨이지만,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틀스 등에 비견할 만한 이 팝음악사에 길이 빛날 걸출한 음악인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도 음악계의 큰 손실이다. 가십 식의 가볍고 말초적인 기사가 아닌, 그에 대한 음악적인 진지한 접근과 평가가 필요할 때다.

조성진 음악평론가.월간지 '핫뮤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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