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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 K의원 잘 아니 상품권 인증 도와주겠다"

중앙일보 2006.09.02 04:47 종합 6면 지면보기
사행성 성인 오락게임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3의 브로커'들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모아지고 있다.


검찰, 수천만원 챙긴 '제3 브로커' 포착

게임장 업주들의 모임인 한국컴퓨터산업중앙회 김민석(41) 회장과 안다미로 김용환(48) 대표 외에 이들 브로커가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1일 브로커 이모씨가 여당 국회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상품권 발행업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은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의혹의 단서 풀어 줄 브로커들"=상품권 발행업체 지정에서 탈락한 W사 대표 윤모씨는 본지 기자와 만나 "상품권 인증을 받기 전인 2005년 초 건설업을 한다는 브로커 이모씨가 '국회 문광위 소속 K의원을 통해 인증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먼저 회사로 연락을 해 왔다"고 말했다. 당시 윤씨는 이 회사의 상품권 총판 등의 일을 맡았으며 최근 이 회사의 대표가 됐다. 윤씨는 "당시 회사 관계자들이 브로커 이씨에게 로비자금 명목으로 8000만원가량을 건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3월 22개 상품권 발행 인증 업체에 포함됐다.







윤씨는 "당시 회사가 상품권 발행 회사로 인증을 받자 브로커 이씨가 '모든 것은 K의원 덕분'이라며 회사 임원들을 국회로 데려가 K의원 보좌관들을 만나게 해 줬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고급 음식점과 룸살롱.호텔 등에서 K의원 보좌관에게 향응을 베풀기도 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상품권 발행업체 선정 방법이 지정제로 바뀌면서 이 업체는 탈락했다.



윤씨는 특히 "최근 정치권 로비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연락이 끊겼던 브로커 이씨가 전화를 해 와 '로비와 관련된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윤씨에 따르면 브로커 이씨는 대구에서 건설업체를 운영했다. 이씨는 2003년 서울의 한 토목공사에 참여하면서 K의원과 인연을 맺었다고 주장하고 다녔다고 한다. 이씨는 W사가 상품권 발행업체로 인증을 받자 대구에 상품권 총판업체를 차렸지만 큰 돈을 벌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검찰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K의원의 전 보좌관은 "해당 업체 사람은 물론 브로커 이씨를 만나거나 들어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얼굴 없는 브로커'로 알려진 또 다른 브로커 이모씨도 J 전 의원과의 친분을 앞세워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의 한 청소년수련원 대표 출신으로 레저업계에 몸담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상품권 업체로부터 수억원을 거둬 문화부와 국회 문광위,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19개 상품권 발행업체를 압수 수색한데 이어 그의 집도 함께 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씨의 신병 확보에는 실패했다. 최근에는 해외 도피설이 나오고 있다.



◆ "정.관계 수사 어떻게 될까"=한컴산 김민석 회장과 안다미로 김용환 대표의 진술 여부가 핵심이다. 하지만 이들이 로비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검찰은 브로커들의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이모씨 등 두 명의 브로커 외에 한컴산 전직 임원 등 5~6명이 정.관계 로비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지난해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낸 경품용 상품권 폐지 법안이 자동 폐기되는 과정에 브로커들이 정치권 인사들을 통해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국회 문광위 속기록을 입수해 당시 의원들의 발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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