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일기] 무늬만 '국제' 드라마상

중앙일보 2006.08.31 04:38 종합 6면 지면보기
"국제 행사였나? 간간이 보이는 외국 사람들은 축하객인 줄 알았다."(아이디 ledcarrot)



'제1회 서울 드라마 어워즈 2006'이 2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화려하게 열렸다. 그러나 '집안 잔치'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시상식이 시작되자 가장 큰 상이다 싶은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상이 발표됐다. 한국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MBC)이 받았다. '해신'(KBS)은 장편부문 우수상.촬영감독상으로 2관왕까지 차지했다.



네티즌들은 '외국 손님 불러놓고 너무 한 것 아니냐, 민망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울드라마 어워즈는 한국방송협회가 방송 4사와 방송위원회 후원을 받아 마련한 행사. 다양한 미디어 콘텐트 중 드라마를 널리 알리고, 국제 방송국과 제작사 사이의 배급망을 확보해 드라마 시장을 넓히자는 게 취지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을 포함해 세계 29개국, 105편의 대표적 작품들이 초대됐다. 규모가 크고 훌륭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국제'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17개 부문 중 12개 부문을 한국(5개).중국(3개).일본(4개)이 차지했다. 스페인.인도네시아.이스라엘 등이 고루 출품했지만 특별상 등을 받는 데 그쳤다.



심사는 '겨울연가'의 윤석호 PD가 위원장을 맡고, 일본 NHK 국장과 중국 CCTV 부사장, 이스라엘 출신의 국제방송견본시 인풋(INPUT)의 회장 등이 참여했다. 심사위원의 국적과 수상작이 '묘하게' 겹쳤다. 주최 측은 "예심에서는 유럽.북미 작품이 많이 올라갔다"며 "심사위원들이 일일이 작품을 보고 선정한 것을 국적 안배하자고 바꿀 수는 없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안방 잔치'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드라마를 수출하는 한 방송 관계자는 "한류 드라마를 치켜세우는 이런 행사는 오히려 거부감만 키운다"고 지적했다. '한류를 북돋우자'는 행사의 숨은 뜻조차 일선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이야기다. 한류 드라마 홍보가 취지라면 손님을 제대로 대접해야 했다. 국제 드라마 행사를 여는 게 목적이었다면 다른 나라 작품도 적극적으로 출품받고 수상작도 늘려 의미있는 축제로 만들었어야 했다.



홍수현 문화부문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