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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에 오락가락하는 머스크…암호화폐 불허하는 中 눈치보느라?

중앙일보 2021.07.22 11:49
테슬라의 신차 개발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비트코인’ 발언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한마디와 한 줄의 트윗에 비트코인의 가격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22일에도 머스크가 ‘일’을 냈다. 가상화폐 업계 리더들의 모임인 ‘가상화폐 혁신 협의회’(CCI)가 주최한 가상화폐 콘퍼런스인 ‘더 B 워드’ 행사에서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 것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며 “그럴 가능성이 크다” 말하자 비트코인 가격이 바로 움직였다. “아마도 내가 (비트코인 가격을 위아래로) 펌프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비트코인을) 팔지는 않는다. 비트코인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도 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22일 오전 7시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과 비교해 7.12% 오른 3만1861.39달러(약3669만원)에 거래됐다.
 
머스크는 올해 초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공개 선언했다가 지난 5월 12일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허용을 중단한다고 갑작스럽게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전기가 많이 드는데, 이 전기 생산이 화석연료에 의존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머스크의 이런 발표는 중국의 암호화폐 규제와 맞물리면서 5월 한달에만 35% 넘게 폭락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입기가 굳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정책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 아니었느냐는 해석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강화 정책 발표 시기와 머스크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결심 시기가 겹쳤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5월 류허 부총리 주재로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열고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행위를 타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채굴업체 폐쇄는 물론 암호화폐 온라인 커뮤니티이자 정보제공업체인 ‘비스지에’를 지난 15일 운영중단하게 유도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22일 머스크의 발언이 실제 테슬라 차량의 비트코인 결제로 이어질지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예상이 나온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출시한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사진 테슬라]

테슬라가 중국에서 출시한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사진 테슬라]

  
테슬라에 있어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전기차 시장이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66억6000만 달러로 전체 매출 315억4000만 달러의 21%를 차지했다. 2019년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29억80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12% 수준이었다.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중국 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테슬라의 모델3는 2020년에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였다.  
 
올해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에 1만5484대를 팔던 테슬라는 지난달 2만8138대로 판매량을 늘렸다. 3월에 3만5478대까지 성장했지만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브레이크 결함을 주장한 중국 소비자의 시위를 계기로 판매량이 줄었다가 다시 상승 국면을 맞았다. 여기에 최근 중국 토종 배터리업체인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 Y 스탠다드 레인지를 출시하면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차종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CATL 배터리를 사용함으로써 모델 Y의 기존 트림에 비해 20% 정도 가격을 내렸다.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 테슬라 전시장 차량 지붕에서 시위하는 차주. [유튜브·웨이보 캡처]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 테슬라 전시장 차량 지붕에서 시위하는 차주. [유튜브·웨이보 캡처]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가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에 역행하는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할 경우 중국 정부의 압박은 물론 지난 4월과 같은 소비자들의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 소비자들은 정부의 정책 영향을 많이 받는데, 정부 정책에 반하는 판매정책을 테슬라가 펼 경우 지난 4월 반(反) 테슬라 감정이 일었을 때처럼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누구보다 머스크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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