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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방일취소' 잘했다는 中 매체 “방일 포기 여론 부합”

중앙일보 2021.07.21 13:30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도쿄 올림픽 기간에 일본을 방문하려고 했다가 취소하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도 이를 상세히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20일 자사의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 올림픽 기간 방일 포기, 한 교수 "미국 정부가 분명히 실망할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 문제의 부적절한 발언과 이에 따른 청와대의 일련의 반응을 자세히 소개하며 국내 교수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실망할 수밖에 없다"고 전한 것이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가 다시 2년 전의 '빙점'으로 추락했다고 표현했다.
 
환구시보는 "문 대통령은 지난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취임한 이후 아직까지 그와 정상회담을 한 적이 없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의 이른바 '위협'에 대응해 한·일 양국이 평화를 이뤘다고 강조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한국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이 제시한 정상회담 조건을 일본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소마 총괄공사 사건 외의 방일 실패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당초 한국은 문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길 바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일본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기류를 보이면서 문 대통령이 자칫 빈손으로 귀국하면 한일 관계의 주도권이 도쿄로 넘어갈 것을 우려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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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가 20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 취소 사태 관련 논평을 내고 "미국이 실망할 것"이라는 국내 한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제목에 썼다. [환구시보 홈페이지 캡처]

환구시보가 20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 취소 사태 관련 논평을 내고 "미국이 실망할 것"이라는 국내 한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제목에 썼다. [환구시보 홈페이지 캡처]

환구시보는 루하오(卢昊)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전략연구실 부주임의 글로벌타임스 인터뷰를 인용해 문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루 부소장은 "일본 언론이 문 대통령의 방일 소식을 자주 보도했는데, 이는 한일 외교 당국의 교섭 진행 상황을 적극적으로 누설함으로써 한국이 대일 태도를 완화해 한·일관계를 원만히 풀어가도록 압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이 스가 정부의 외교적 성과가 돼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효과를 낳을 거라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루 부소장은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방일 포기는 한국의 여론에 부합하는 조치"라며 "이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강경하고 오만한 태도, 특히 소마의 무례한 언사에 대응해 한국 측이 일본에 선의를 내비치는 대신 자국의 입장을 굳건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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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네드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의 회담이나 방문 일정에 관해선 이야기할 게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방문 중인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조만간 이를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21일 일본 방문을 마치고 한국으로 건너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왼쪽)이 20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미나토(港)구 소재 외무성 이쿠라(飯倉)공관에서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일 외교차관 협의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연합뉴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왼쪽)이 20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미나토(港)구 소재 외무성 이쿠라(飯倉)공관에서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일 외교차관 협의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연합뉴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도쿄에서 모리 다케오(森健良) 외무성 사무차관과 약 90분간 회담을 열고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최 차관은 이날 소마 총괄공사의 발언 관련 재차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다만 외교부는 양 차관은 한·미·일 3국 협력 의지에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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