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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정년 연장 반대이유 있었네 "매년 1만2000개 일자리 잠식"

중앙일보 2021.07.21 13:05
현대차·기아와 한국GM 등 완성차 3사 노조가 지난 3월 국회에서 ″65세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내용의 법제화를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진 현대차 노조]

현대차·기아와 한국GM 등 완성차 3사 노조가 지난 3월 국회에서 ″65세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내용의 법제화를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진 현대차 노조]

정년 연장으로 매년 1만개 넘는 청년 일자리가 잠식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년 연장의 고용효과 분석
대기업 중심, 정년 연장 수혜
50대 중반 이상 고용 증가 효과
청년 일자리는 최대 3% 잠식 돼

완성차 노조 정년 연장 요구에 MZ 반발
"청년 실업 야기하는 반사회 정책"
"MZ 미래 임금 희생…노조 횡포"

"임금 조정의 유연성 발휘해야
청년 일자리 잠식 안 하게 돼"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 교수가 이런 내용의 '정년 연장의 고용효과'를 한국노동경제학회지인 「노동경제논집」 최신호에 발표했다. 2016년 정년 연장이 도입된 이후 2019년까지 정년 연장의 수혜 계층인 55~59세의 고용효과를 분석했다. 2007~2019년 동안 156개월에 걸쳐 99만50건의 표본을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 결과 2016년 정년 연장이 적용된 300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 중 55.9%가 직접적인 고용 영향을 받았다. 2017년 정년 연장이 도입된 100~299인 기업에선 근로자 중 29.8%가 영향권에 들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정년 연장의 수혜를 입는 비중이 낮아지면서 1~4인은 정년 연장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 비중이 2.4%에 불과했다.
 
결국 괜찮은 일자리가 많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에 따른 고령 근로자의 고용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상용 근로자를 기준으로 평균적인 고용효과는 2.2%포인트(p) 수준이었다. 정년 연장이 정년 연령에 도달한 상용 근로자의 고용을 그만큼 증가시켰다는 얘기다.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55~59세 임금 근로자와 상용 근로자의 인구비중은 평균 1.6%p 증가했다. 특히 57세와 59세의 고용 증가 효과가 각각 3.3%p, 2.5%p로 나타났다. 300인 미만 기업에선 56세, 58세, 59세의 고용을 1~3% 증가시켰다.
청년층 취업자 비중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청년층 취업자 비중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 교수는 "정년 연장에 따른 상용 근로자의 이런 증가는 매년 1만~1만2000개의 청년 일자리를 잠식할 수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노동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세대의 남성인구가 30만여 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청년층 남성 신규 진입 세대의 일자리를 최대 3%까지 잠식하는 규모"라며 "그간 상당히 심각한 시장 압박 요인이 되었을 것임을 가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의 연구결과는 MZ세대가 정년연장에 반대하는 이유와 궤를 같이 한다. 금속노조 산하 완성차 노조가 정년 연장 법제화와 임단협에서 정년 연장을 요구하자 청와대 게시판에는 이에 반대하는 MZ세대의 글이 잇따랐다. '완성차 업체 현장직에 근무하는 MZ세대'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정년연장은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게 아니고 더욱 야기하는 반사회적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완성차 직원은 "MZ세대의 미래 임금을 희생해 정년만을 고집하는 노조의 횡포를 막아달라"고 했다.
 
정년 연장에 따른 이런 세대 간 고용 격차에 대해 김 교수는 "임금이 충분히 조정될 수 있다면 이렇게 큰 규모의 청년층 일자리 잠식 효과 없이도 고연령층 고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층의 임금을 미래세대에 배분하는 임금 조정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청년층의 신규 노동시장 진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고연령층의 고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특히 "임금 조정의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면 기업은 지속적으로 양적 조정(고용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며 "그 결과 전체 고용이 오히려 감소하는 새로운 균제 상태(steady state)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충분한 임금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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