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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독점 쿠팡 ‘아이템위너’, 공정위 “불공정 약관 시정”

중앙일보 2021.07.21 12:20
한 판매자에게 매출을 몰아주는 쿠팡의 ‘아이템위너’ 제도는 불공정 약관이라고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단했다. 판매자 상품 사진을 마음대로 가져가 사용하고 법률 책임도 피했던 쿠팡은 관련 약관을 고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경찰, 소방, 국과수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위해 건물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9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경찰, 소방, 국과수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위해 건물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동일 이미지 노출 이젠 안 된다

공정위는 쿠팡이 소비자ㆍ납품업자ㆍ판매자에게 동의를 받아 적용하는 약관을 심사해 7개 불공정 조항을 시정하게 했다고 21일 밝혔다.
 
가장 문제가 된 건 상품 판매자의 콘텐트를 무단 사용하고 법률상 책임을 부당하게 면책하는 내용이다. “판매사가 제공한 상품 콘텐트를 판매 시기 및 판매 여부와 무관하게 회사(쿠팡)가 회사가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음에 동의한다”는 조항이 대표적이다. 또 쿠팡은 판매자가 제공한 상품 콘텐트를 사용해 만든 2차 저작물에 대한 모든 저작권을 쿠팡에 귀속하도록 했다.
 
쿠팡은 이 약관을 근거로 동일한 상품에 대해 판매사가 모두 다르더라도 하나의 이미지를 대표로 사용해 판매해왔다. 가장 좋은 조건을 쿠팡에 제시한 판매자가 모든 매출을 가져가는 아이템위너 제도다. 해당 상품 판매자가 올린 상품 이미지와 설명글만 대표로 표시되기 때문에 매출 독식이 가능했다.
21일 쿠팡 검색 이미지. 판매사가 다른 동일 상품에 대해 같은 이미지가 표시된다. [쿠팡 캡처]

21일 쿠팡 검색 이미지. 판매사가 다른 동일 상품에 대해 같은 이미지가 표시된다. [쿠팡 캡처]

공정위는 이 약관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모두 시정하도록 쿠팡에 요구했다. 대신 수정한 약관을 근거로 개별 판매자가 올린 이미지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쿠팡은 이전까지 판매자가 다르더라도 상품이 같으면 똑같은 이미지만을 사용하게끔 했지만, 이제는 다른 플랫폼처럼 판매자가 올린 이미지와 상품 설명만 각각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연계해 공정위는 ‘쿠팡과 판매자 간의 서비스 종료 후에도 해당 의무를 존속한다’는 조항 등도 삭제하도록 했다.
 
황윤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아이템위너 제도 운영을 위해 쿠팡이 입점업체의 콘텐트에 대한 이용 권한을 광범위하게 부여받고 제한 없이 사용하는 조항 등을 시정해 판매자의 콘텐트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도록 했다”며 “이번 약관 시정으로 쿠팡을 이용하는 소비자와 입점 사업자들이 불공정 약관으로 인해 입게 될 피해가 예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판매자 돈으로 쿠팡 면책” 삭제

상품 이미지와 설명 등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권한을 가진 쿠팡이 책임은 회피하는 ‘면책 조항’도 수정된다. 문제가 된 “상품 콘텐트 사용이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의 이유로 법적 조치를 당한 경우 판매자는 자신의 비용으로 회사를 면책시켜야 한다”는 조항은 삭제된다. 대신 공정위는 쿠팡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서비스 이용 장애 등이 생겼을 경우엔 회사가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토록 했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실 전경. 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실 전경. 연합뉴스

 
문제가 됐던 이른바 ‘최저가 보장 강요’ 조항도 수정된다. 기존 약관에는 “판매자는 다른 채널에 제공하는 것보다 쿠팡에 적거나 낮지 않은 양과 질로 상품콘텐트를 제공해야 한다”고 기재됐지만, 공정위의 시정을 거쳐 가격이나 양과 관련된 내용은 모두 빠지게 됐다. 앞서 아마존은 비슷한 조항을 운영하다가 논란이 일자 미국과 유럽에서 이를 폐지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약관 개정은 이달 말 공지하고, 9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존 불공정 약관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있는지 등은 검토가 따로 이뤄지고 있다”며 “쿠팡이 귀책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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