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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집 값 고평가 우려" 또 '부동산 고점' 경고

중앙일보 2021.07.21 11:35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시 ‘부동산 고점론'을 제기했다. 나왔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돌아가며 '부동산 거품'을 경고하고 있지만 서울 집 값 과열이 진정되기는 커녕 수도권 외곽 등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7.21/뉴스1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7.21/뉴스1

21일 홍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국내 연구기관, 한국은행 등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고평가 가능성과 주택가격 조정 시 영향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전 세계적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중 집값이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대비 과도하게 상승해 향후 부동산 분야의 취약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지적됐다”고도 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0일 ‘주택가격 변동이 실물ㆍ물가에 미치는 영향의 비대칭성 분석’ 보고서에서 2년 안에 집값이 20% 하락하는 충격이 발생하면 같은 기간 소비와 고용도 최대 4%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5%로 유지된다는 전제를 깔고서다. 한은은 1998년 2~3분기 주택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7.7% 내려간 외환위기에 맞먹는 충격을 가정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분명한 경고다.
 
BIS 역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간한 연례 경제 보고서에서 “최근 1년간 많은 국가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계 경제의 취약성을 키웠는데, 앞으로 닥칠 주요한 위험 요소”라고 진단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달 30일에도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아 수요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노형욱 국토부 장관도 5일 “지금 집을 무리하게 구매해도 2∼3년 후라도 집값이 내릴 수 있다. 무리하게 대출해서 ‘영끌’에 나선다면 나중에 집을 처분해야 할 시점에 자산 가격 재조정이 일어나면서 힘든 상황에 부닥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들이 이처럼 연일 부동산 고점론을 제기하는 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투자 열기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15% 올랐다. 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0.32%), 비수도권(0.16%) 아파트값 역시 오름세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물 시세표. 뉴스1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물 시세표. 뉴스1

 
홍 부총리는 “최근 서울ㆍ수도권 주택매매시장은 재건축, 교통 여건 등 개발 재료가 상승을 견인하면서 기대 심리가 주택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 한두 달 후 주택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수급동향지표를 바탕으로 “2주 연속 초과 수요가 소폭 완화되는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홍 부총리는 덧붙였다.
 
부동산원이 발표하는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집을 사려는 수요가 팔려는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달 둘째 주 수급지수는 서울 105.1, 수도권 109.6으로 여전히 100보다 위긴 하지만 지난달 넷째 주(서울 105.9, 수도권 113.2)보다는 낮았다.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4월 둘째 주 이후 100을 상회해왔다.  
 
한편 이날 홍 부총리는 “4대 교란 행위 중 하나이면서 그간 포착해내지 못했던 허위 거래 신고 등을 이용해 시세를 조종하는 소위 ‘실거래가 띄우기’ 실제 사례를 최초로 적발했다”며 “부동산 시장의 한 축인 공인중개사가 자전 거래(가족 간 거래)를 통해 시세를 높이고 제3자에게 중개한 사례, 분양대행사 직원이 회사 소유 부동산을 허위 내부 거래로 시세를 높이고 고가로 매도한 사례 등도 적발했다”고 공개했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원은 지난 2월 말부터 관련 기획조사를 벌여왔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범죄 수사, 탈세 분석, 과태료 처분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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