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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감자 99% 백신 미접종…코로나 사각지대 또 있다

중앙일보 2021.07.21 11:00
지난 1월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재소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재소자들에게 따뜻한 식사 제공과 감형을 촉구하는 글을 창살 너머로 꺼내 보이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재소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재소자들에게 따뜻한 식사 제공과 감형을 촉구하는 글을 창살 너머로 꺼내 보이고 있다. 뉴스1

대표적인 코로나19 취약시설로 꼽히는 교도소와 구치소 등 교정시설 수용자의 99%가량이 백신 미접종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누적확진자 1200명에 달하는 서울동부구치소 집단 감염 사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일보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이 21일 법무부 등에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 75세 미만은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접종 대상은 전체 수용자의 0.9%(439명)에 해당하는 만 75세 이상으로, 이 가운데 접종을 희망한 242명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반면 교도관 등 교정시설 근무자들의 백신 접종률은 100%에 육박한다. 법무부는 만 30세 이상 직원의 경우 96%, 30세 미만은 9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용자들은 안에 갇혀 있는 반면 직원들은 출퇴근 및 개인 활동을 하며 외부와 접촉한다”며 “바이러스 이동의 매개가 될 수 있는 직원들과 수용자 중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인원에 대해 질병관리청 지시에 따라 우선 접종을 완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 75세 미만 수용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위해 질병관리청과 협의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접종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임현동 기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임현동 기자

유상범 의원은 “서울동부구치소 집단 감염 사태에서 드러났든 교정시설은 밀폐된 공간에 여러 명이 함께 수용돼 코로나19에 매우 취약하다”며 “제2의 동부구치소, 제2의 청해부대 집단 감염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법무부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주간 방호복 착용", 법무부 "방에선 안 입어"

한편 법무부는 교정시설이 코로나 취약시설인 점을 감안해 강력한 코로나19 차단 대책을 시행 중이다. 신규 수용자의 경우 2주간 ‘신입병리사동’이라고 불리는 격리 공간의 독방에서 생활하며, 두 차례의 PCR 검사를 시행한다고 한다. 본 수용시설로 옮기기 전에 일종의 완충지대를 거치는 셈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5일 경기도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해 신입 수용자 입소 절차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5일 경기도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해 신입 수용자 입소 절차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이에 따른 수용자들의 불만도 쇄도하고 있다. 한 서울구치소 수용자의 가족은 “신규 수용자의 경우 2주간 방호복을 입고 생활해야 한다”며 “요즘 같은 폭염에 쪄 죽을 것 같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가족에 따르면 서울구치소의 경우 과열 방지를 위해 선풍기 사용 시간을 ‘50분 가동, 10분 휴식’으로 제한했다고 한다. 또 독방의 경우 복도를 향한 환기 구멍(창살)을 강화유리로 막아둔 상태라고 전했다. 외부 공기를 접할 수 있는 곳이 화장실로 난 작은 창문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이에 법무부 관계자 “지금처럼 더운 날씨에 방호복을 종일 입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변호사 접견 등 외부로 나갈 때만 착용한다. 격리 중인 방에선 방호복을 입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혹서기 대책을 세워 가급적 잘 관리하려고 하지만 지역별로 코로나 대응 단계가 달라 개별 교정시설의 사정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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