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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동해 가스전 꺼지는데…자원개발 ‘돈 먹는 하마’?

중앙일보 2021.07.21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2004년 세계 95번째로 산유국 지위를 안겨준 동해 가스전의 모습. 한국석유공사는 이르면 올해 말 생산을 종료할 예정이다. [사진 한국석유공사]

2004년 세계 95번째로 산유국 지위를 안겨준 동해 가스전의 모습. 한국석유공사는 이르면 올해 말 생산을 종료할 예정이다. [사진 한국석유공사]

한국에 ‘산유국’의 지위를 안겨준 동해 가스전의 불꽃이 사그라들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 생산을 종료할 예정이다. 2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동해 가스전은 2004년 생산을 개시한 뒤 지난해 말까지 가스 4100만 배럴, 초경질유 390만 배럴을 공급했다. 수입 대체 효과는 24억 달러다. 같은 물량의 가스와 초경질유를 수입했다고 가정했을 때 금액이다. 석유공사는 연관 산업 지원과 일자리 창출 등으로 연간 1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고 추산한다.
 

이르면 올해 산유국 지위 상실
석유공사 대체 가스전 찾기에도
정부 지원은 9년간 90% 줄어
해외 자원개발 투자도 10분의1로
“장기적 국익 위해 지원 확대해야”

한국은 동해 가스전 덕분에 2004년 세계 95번째 산유국이 됐다. 그동안 산유국 지위를 활용해 상당한 경제적·외교적 이점을 누려왔다고 에너지 업계는 보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은 유전개발 사업의 참여 대상을 고를 때 비산유국을 제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중국과 일본은 모두 산유국 지위를 갖고 있다.
 
석유공사는 대체 가스전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동해 가스전에서 북동쪽으로 44㎞ 떨어진 심해 지역에서 시추 작업에 들어갔다. 석유공사는 이곳에 약 7억 배럴(원유 기준)의 자원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동안 동해 가스전에서 뽑아낸 물량(4500만 배럴)의 15배가량에 해당한다.
 
공기업의 해외 자원개발사업 투자액.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공기업의 해외 자원개발사업 투자액.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다만 자원개발이 최종적으로 성공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일반적으로 탐사·시추의 성공률은 15% 안팎이다. 동해 가스전 발견을 위한 탐사·시추 작업에는 1조1886억원을 투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자원개발 지원을 줄이고 있다. 2010년 3093억원 수준이던 자원개발 성공불융자 예산은 2019년 36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대적으로 벌였던 자원개발 사업의 후유증으로 정부가 ‘돈만 잡아먹는 사업’이란 인식을 갖게 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자원개발 성공불융자는 정부가 자원개발 사업자에게 자금을 빌려준 뒤 나중에 실패하면 일정 부분 빚 부담을 감면하는 방식이다. 상당한 실패 위험을 안고 있는 자원개발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꼭 필요한 제도라고 업계는 평가한다.
 
한국 석유·가스 자원개발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 석유·가스 자원개발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해외 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도 줄고 있다. 국내 에너지·자원 공기업의 지난해 해외 자원개발 투자액은 7억1300만 달러였다. 2011년(70억31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광물공사와 석유공사는 부채를 갚기 위해 기존 자산을 팔고 있다. 민간 투자는 더 위축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자원개발 신규투자에서 민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14~2015년)에서 5% 수준(2016~2018년)으로 낮아졌다.
 
중국은 국영기업 세 곳을 동원해 유전 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관련 기업이나 자산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도 지원한다. 중국은 지난해 자원개발 기업의 인수합병(M&A) 등에 107억 달러를 썼다. 일본도 2012년 이후 해외 자원개발을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일본의 에너지 자주개발률은 22.1%(2012년)에서 29.4%(2018년)로 상승했다. 일본의 에너지 소비량이 100이라면 이 중 29.4를 일본 기업이 맡고 있다는 의미다. 일본은 2030년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4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속하면서 자원 수요가 늘고 자원 확보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장기적 국익의 관점에서 자원개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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