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경수 오늘 대법선고, 킹크랩 참관 여부가 운명 가른다

중앙일보 2021.07.21 00:02 종합 14면 지면보기
지난해 11월 6일 항소심 당시 “진실의 절반만 밝혀졌다”며 법정을 떠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상고심에서 어떤 ‘진실’을 마주할까.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1일 오전 10시 15분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지사에 대한 상고심 선고 공판을 연다.
 

드루킹과 공모했나 밝힐 핵심 쟁점
유죄 땐 지사직 상실·피선거권 제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결정한다면
내년 대선 여권 ‘키맨’ 될 가능성

김 지사는 항소심에서 선거법 위반은 무죄를 받아냈다. 상고심에서 업무방해마저 무죄를 끌어내겠다는 건데, 그러려면 ‘드루킹’ 김동원씨와 공모 혐의를 벗어야 한다. 핵심 쟁점은 김지사가 ‘킹크랩’(포털 기사 댓글 순위 조작 자동 매크로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고 2016년 11월 9일 드루킹과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일당의 경기 파주시 사무실(일명 산채)에서 킹크랩 시연을 참관했는지다. 참관 여부는 재판 과정에서 김 지사 측과 허익범 특검팀 간 의견이 계속 맞선 지점이다.
 
‘댓글 조작’ 김경수·드루킹 일당 혐의별 판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댓글 조작’ 김경수·드루킹 일당 혐의별 판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드루킹 김씨는 킹크랩을 이용해 포털 댓글 산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당시 대법원은 김 지사를 김씨 범죄의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김 지사가 댓글 순위를 직접 조작한 게 아니라도, 조작 프로그램 시연을 보고 묵시적으로 승인해 김씨 범행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면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게 특검 시각이다. 김 지사 측은 킹크랩 존재 자체를 몰랐고, 특검이 주장과 달리 시연을 참관할 시간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1, 2심 재판부는 김 지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업무방해 혐의 공모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김 지사가 김씨 측에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게 공직선거법 위반인지는 엇갈린 판단을 내놨다. 1심은 유죄를, 2심은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상고심 재판부의 선택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항소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양측 상고를 기각해 김 지사의 형을 확정할 가능성이다. 이 경우 항소심에서 실형 2년을 선고받은 김 지사는 재수감이 불가피하다. 김 지사는 2019년 1월 1심 선고 이후 법정구속 됐지만 수감 77일 만인 2019년 4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도지사 신분 등을 고려해 보석을 취소하지 않았다. 복역을 마친 뒤에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다른 하나는 파기환송 가능성이다. 이 경우에는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김 지사에게는 최상 또는 최악의 결과가 될 수 있다. 만약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경우 파기환송심에서 선고될 공직선거법 형량에 따라 5년(100만원 이상 벌금형)에서 10년(징역형의 집행유예)까지도 피선거권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1, 2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댓글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경우 김 지사는 기소 3년 만에 기사회생할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날개를 단다. ‘친문(親文) 적자’로 불리는 만큼 내년 여권 대선의 중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김 지사는 19일까지 경조휴가(장인상)를 썼다. 재판 당일 오전 연가를 낸 김 지사는 관사에서 상고심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라고 한다. 경남도 한 고위 공무원은 “김 지사가 무죄를 받으면 그야말로 도정도 힘있게 펼칠 수 있을 거다. 또 민주당 대선 경선과 선거 과정에서 김 지사의 영향력이 주목받을 것이다”며 "하지만 유죄를 받을 경우 일상적인 도정은 행정부지사 중심으로 진행되겠지만, ‘메가시티’ 등 정치적 동력이 필요한 현안 사업은 차질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