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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짜리 전기차 내놓겠다"는 테슬라, 알고보니 비결이…

중앙일보 2021.07.20 17:00

“2023년 이전에 2만 5000달러(약 2900만원)짜리 전기차를 내놓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초고경영자(CEO)가 선언한 '3000만원짜리 전기차'가 현실화하고 있다. 테슬라의 전기차 3000만원 시대의 첫 시험무대는 전기차 판매 1위인 중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달에 중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를 출시했다. 20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이 전기차의 가격은 27만6000위안(약 4830만원), 올해 초 출시한 모델Y ‘롱 레인지’(약 6090만원)나 ‘퍼포먼스’ (약 6610만원)에 비해 가격이 1200만원 이상 낮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출시한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사진 테슬라]

테슬라가 중국에서 출시한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사진 테슬라]

 

머스크, 더 싼 배터리 요구  

테슬라가 새로 출시한 모델 Y는 중국 상하이 공장의 9월 생산 물량까지 예약이 꽉 찬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브랜드를 단 전기차가 중국 토종 업체인 비야디(BYD)나 샤오펑 등의 전기차와 가격이 비슷해지자 사전 예약이 몰린 결과다. 중국은 현재 전세계에서 전기차 판매 1위 시장으로 지난해에만 137만대가 팔렸다. 올해에는 4월까지만 73만대가 판매됐다. 
 
CNBC는 지난해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66억6000만 달러(약 7조 7000억원)로 전체 매출 315억4000만 달러의 21%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엔 중국이 미국(매출액 152억1000만 달러)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인 셈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는 ‘신에너지 자동차산업 발전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이 전기차 판매 세계 1위 시장이지만 지난해 전기차 비중이 5.8%에 불과했던만큼 앞으로 전기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임이 분명한 상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해 9월 22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에 참석해 배터리 생산 비용절감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해 9월 22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에 참석해 배터리 생산 비용절감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싼 LFP 배터리로 전기차값 낮춰  

테슬라가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의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비결은 배터리가 결정적이다. 이번 모델Y에는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테슬라는 모델과 사양에 따라 LFP 배터리와 LG에너지솔루션의 삼원계 배터리를 병행 사용한다. 가격면에서는 LFP배터리가, 주행거리나 안전성면에선 삼원계 배터리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LFP 배터리는 특히 고가의 코발트나 니켈, 망간이 들어가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한 게 특징이다. 중국 대표 전기차인 니오, 훙광미니EV, BYD의 한(漢) 등도 LFP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머스크, "배터리 가격 더 낮춰야" 

머스크는 지난해 9월 2만 5000달러짜리 전기차 구상을 처음 내놓으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선 배터리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머스크의 요구에 중 CATL의 LFP 배터리 가격이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CATL의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 대비 가격이 약 20% 싼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기차 가격 중 배터리가 약 40%를 차지한다"며 "배터리 가격이 낮아지면 그만큼 전기차 가격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당초 삼원계 배터리를 쓰던 테슬라 모델3도 지난해 말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을 중국시장에 내놓으면서 사양에 따라 8∼10% 가격을 내렸다. 이 모델3은 출시된 후 지난해 4분기 중국 시장 판매량이 약 1만2100대, 약 2만1600대, 약 2만3800대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2021년 1~5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21년 1~5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LFP 배터리 탑재 전기차 4배 증가 

한편 올 1~5월까지 중국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은 41.4GWh로 전년 동기 대비 223.9% 늘었다. 이 중 삼원계 탑재량은 24.2GWh, LFP 배터리는 17.1GWh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1.7%, 456.6%의 증가세를 보였다. 값이 싼 LFP 배터리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KOTRA 중국 베이징무역관과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러한 LFP 배터리의 급부상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판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LFP 배터리에 집중해온 BYD는 올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6% 이상 점유율을 보이며 5위에서 4위로 순위가 올랐다. LFP와 삼원계 배터리 양쪽에서 동시에 강점을 갖고 있는 CATL이 5월 누계 기준 30%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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