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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청해부대 출발부터 '항원검사키트' 구비 지침 어겼다

중앙일보 2021.07.20 16:12
19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출국한 특수임무단이 아프리카 해역에서 문무대왕함에 승선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19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출국한 특수임무단이 아프리카 해역에서 문무대왕함에 승선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해외 파병부대를 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가 국방부 지침과 달리 부적절한 코로나19 진단 장비를 청해부대에 보내 파병지로 보낸 것으로 20일 나타났다. 이번 대규모 감염 사태는 지난 2월 출항 때 이미 예고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지난 1월 항원검사 활용 지침
그러나 청해부대엔 항체검사 키트 보내
항체검사, 항원검사 비해 판별력 떨어져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지난 1월 전군에 ‘신속항체검사’를 사용하지 말고 ‘신속항원검사’만 보조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에선 코로나19 유증상자가 발생하자 ‘신속항체검사’를 시행했고 여기선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합참은 이 결과에 안심하고 추가 방역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해부대가 감염 초기 부적절한 진단 키트를 사용해 대규모 감염 확산을 피할 가능성을 줄였다는 얘기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청해부대가 가져간 800개의 신속항체검사 키트는 감염된 뒤 2주 정도 지나야 생기는 항체를 확인하는 것이라 초기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는 판별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코로나19 초기 감염 확인은 ‘신속항원검사’로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19일 정은경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이와 관련 “부대 복귀 뒤 대응 과정과 검사 과정을 면밀하게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인 또는 검사 전문가용 신속항원ㆍ항체검사 키트를 정식 허가했다. 질병관리청은 12월부터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보조수단으로 신속항원검사를 활용했다. 
 
식약처는 지난 4월 자가진단(개인용) 신속항원검사 키트도 승인했지만, 개인용 항체검사는 아직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0일 청해부대 34진의 대규모 코로나19 감염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서 장관 왼쪽은 원인철 합동참모의장, 오른쪽은 박재민 국방부 차관. 국방부

서욱 국방부 장관이 20일 청해부대 34진의 대규모 코로나19 감염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서 장관 왼쪽은 원인철 합동참모의장, 오른쪽은 박재민 국방부 차관. 국방부

 
합참 관계자는 “지난 2월 청해부대 신속항원검사 키트에 대한 신뢰도 저하 의견이 많아 기존에 사용하던 FDA 승인 신속항체검사 키트를 계속 쓰기로 했다”며 “지난달 출발한 청해부대 35진과 다른 해외 파병부대는 신속항원검사와 신속유전자 증폭검사(신속PCR) 키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보급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부대별로 상황이 달라 파악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1월 지침은 신속항원검사 키트 사용을 강제한 것 아니지만 정보 제공의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301명 중 지금까지 총 24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현지에서 실시한 PCR 검사로 확인됐다. 확진자 대부분 경증으로 알려졌지만, 산소 치료가 필요할 만큼 악화한 사례도 있다.
 
유보영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교민지원팀장은 “청해부대 군의관을 통해서 현지에서 중증도 분류를 했다”며 “중등도 이상은 12명 정도로 파악했고 병원 2곳에서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증도 289명은 생활치료센터 2곳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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