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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이중잣대·위선” 中, 미국·유럽의 해킹 규탄에 반박

중앙일보 2021.07.20 14:01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국인 해커 4명에 대한 지명 수배서. [미국 FBI 캡처]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국인 해커 4명에 대한 지명 수배서. [미국 FBI 캡처]

“그들(미국)의 이중 잣대와 위선을 드러냈다.”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표부가 20일 미국과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해킹 등 각종 사이버 공격을 중국 소행으로 규정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이날 대표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EU와 NATO의 성명은 어떠한 사실과 증거도 없이 억측과 근거 없는 비난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국의 50가지 해킹 수법 폭로
환구시보 “도둑이 제 발 저린 증거”
미 사법부, 中 안전부 해커 4명 기소
홍콩 전문가 “인터넷, 중공 권력 강화”

 
앞서 미국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올 3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메일 서버 해킹에 사용된 방식 등 50가지 사이버 공격 기술을 열거하며 중국 국가안전부(MSS)가 배후에 관련된 공격으로 수년 간 12개 국가가 백신 연구 데이터 등을 탈취당했다고 발표했다.  
20일 중국의 주유럽연합 대표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장문. 중국 대표부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근거없는 억측이라며 반박했다. [중국 주유럽연합 대표부 홈페이지 캡처]

20일 중국의 주유럽연합 대표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장문. 중국 대표부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근거없는 억측이라며 반박했다. [중국 주유럽연합 대표부 홈페이지 캡처]

중국 EU 대표부는 “(미국은) 한편으로 인터넷 안보의 호위무사라 허풍을 떨면서, 인터넷 안보 영역에서 동맹국을 지휘 조종하고 작은 단체를 만들어 번번이 다른 나라(중국)를 먹칠 공격한다”며 이는 명백한 이중 잣대이자 위선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겨냥한 이번 미국의 비난에는 EU와 NATO를 비롯해 영국·일본·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이 동참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미국의 성명에 대해 “미국·유럽·일본이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비난했다”며 “사이버에서도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중국의 대표적인 국수주의 매체 환구시보도 반박에 동참했다. 20일 “미국이 낭설로 중국을 공격하는 데 동맹국을 끌어들인 걸 보니 제 발이 저린듯하다”라는 사설을 내고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신문은 “동맹국을 끌어들여 연합해 공격한 것은 위세를 드높이기 위한 조치로 제 발이 저림을 반영했다”면서 “중국 국가 안보 부처를 직접 거명한 것은 어떤 나라도 안보 부처는 민감하고 비밀스러워 내부 메커니즘의 결백을 입증하기 불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미국은 이런 방식으로 중국을 ‘벙어리 냉가슴 앓게’ 만들어 의혹을 ‘사실’로 몰아붙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날 인터넷 보안상 약점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등 중국이 사이버 공격 방식 50가지를 폭로하는 한편 사법부를 통해 중국인 해커 4명의 리스트를 공개했다.  
 
미 사법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인 딩샤오양(丁曉陽)·청칭민(程慶民)·주윈민(朱允敏)·우수룽(吳淑榮) 4명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과 외국의 10여 개 회사·대학·정부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했다며 컴퓨터 사기죄 및 경제 간첩죄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중 딩샤오양, 청칭민, 주윈민은 하이난성국가안전청 관원으로 해커와 언어학자 등을 협력·관리하면서 중국에 유리한 해킹 활동에 종사했다. 우수룽은 중국 국가안전부의 위장 기업인 하이난셴둔(海南仙盾) 소속 해커로 악성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외국 정부와 기업, 대학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했다고 미 사법부는 지적했다.  
 

중공, 인터넷서 인해전술 활용해 ‘진실’을 ‘정의’

한편, 선쉬후이(沈旭暉) 홍콩 중문대 교수는 이달 초 명보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중국공산당은 외부의 전망과 달리 인터넷을 권력 강화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선 교수는 “인터넷이 출현하자 주류학자들은 독재를 끝장낼 도구가 될 것이라 믿었다”며 “이론적으로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은 독재자의 천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공은 도리어 인터넷 알고리즘의 핵심을 연구한 뒤 빠르게 정반대 결론을 도출했다”며 “인해전술을 활용해 ‘진실’을 ‘정의’하는 방식으로 14억의 인터넷 사용을 통제했다”고 지적했다. 또, “조회 수를 이용해 해외의 정보 유통까지 영향력을 넓혔고, 서방 국가의 자유를 이용해 타국의 여론에 침투했다”면서 “중국 자신의 인터넷은 만리장성으로 봉쇄해 물 한 방울 넘어오지 못하게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중공 통치를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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