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 취미생활이냐” 이러며 대면예배 보는 교회를 보는 눈

중앙일보 2021.07.20 05:00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첫 주말인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비대면 주일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첫 주말인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비대면 주일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대면 종교 활동의 허용 범위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시의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강행하면서다. 앞서 지난 16일엔 서울행정법원이 방역 당국의 전면적인 대면 예배 금지에 제동을 건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민들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비대면으로도 종교활동이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유독 종교에만 방역 수칙이 엄격하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방역 당국은 종교행사 대면 여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고, 20일 그 결과를 발표한다.
 

수용인원 10%, 최대 인원 19명

서울시는 지난 주말 종교시설 1049곳을 조사해 방역 수칙을 어긴 14곳을 적발했다. 백운석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대부분이 20인 이상 모여 대면 예배를 진행한 교회다. 이전에 방역수칙과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종교시설은 대면 예배 자체가 금지인데, 대면 예배를 강행한 곳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6일 서울 내 7개 교회가 요구한 '전면 비대면 예배 처분의 효력 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면 행사의 예외적 허용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뉴스1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6일 서울 내 7개 교회가 요구한 '전면 비대면 예배 처분의 효력 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면 행사의 예외적 허용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뉴스1

그러나, 지난 16일 서울행정법원은 서울시의 7개 교회가 “교회 대면 예배 금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소송을 건 교회에 대해 최대 19명 범위에서 전체 수용인원의 10%만 참석하면 대면 예배나 미사 등을 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논의에 들어간 것도 법원의 판단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백 과장은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이 존중될 수 있게 의견을 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교회 입장에서는 법원의 결정은 실효성이 없는 측면이 있다.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관계자는 “4단계 이전에는 수용인원의 20%까지 허용했다. 순복음교회의 경우 약 2000명까지 수용 가능했다”며 “최대 19명이 가능하다는 법원 판단은 대형 교회에는 비대면 예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두기 지침에 이해하고 따르고 있지만, 우리 교회 내에서 전파가 이뤄진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전면 비대면에 반응 엇갈려

대면 예배를 주장하는 일부 종교 단체는 제재의 형평성을 문제삼기도 한다. 18일 대면 예배를 강행한 사랑제일교회 측은 “예배 금지 조치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국민을 억압하는 조치를 따를 수 없고,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예배를 드렸다”고 밝혔다. 기독교 신자인 양모(33)씨는 “대부분 종교 시설은 어느 곳보다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 정작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곳들은 놔두고 종교 시설만 유독 심하게 규제하는 것은 이용을 넘어 탄압이다”라고 했다.

 
반면 이모(28)씨는 “종교계가 코로나 시대에 맞춰 대안을 아직 못 찾아서 종교의 자유를 침해당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면서 “온라인 미사와 예배 등 코로나 전파를 최대한 막으면서 종교 활동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안 없이 대면 행사만을 주장하는 것은 이기적”이라고 말했다.
 
조성돈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는 “모든 국민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협조해야 한다”면서도 “아쉬운 점은 종교 생활을 포기하는 것을 취미 생활 정도로 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희생에 대해서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

종교 행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8일 소셜미디어에 “대면 예배 전면 금지는 위헌이다. 왜 다른 곳은 되고 종교단체는 안된다는 것이냐. 언젠가 민주당 대표가 ‘종교의 패권을 바꾸겠다’고 했다. 지금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인가”라고 적었다. 이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이번 총선은) 종교와 시장, 언론 등 분야의 기존 패권이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한 발언을 가리킨 것으로 추정된다.
 
조성돈 대표는 “정치권이 종교를 이용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한다. 종교 이슈는 (여론) 동원력이 있다 보니까 정치세력이 (종교를) 앞세우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기독교 내에서도 일부 정치적인 목소리가 과잉대표되고 있다. (전면 대면 예배 등) 강성 요구는 기독교 내 일부 목소리인데 전체의 입장처럼 나타나는 것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