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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열이 형도 윤이 형도 ‘묻고 더블로 가!’

중앙일보 2021.07.20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구자열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왼쪽),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오른쪽).

구자열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왼쪽),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오른쪽).

 
‘묻고 더블로 가!’

종목 협회장들의 포상금 전쟁
최윤 “럭비 금 따면 5000만원”
구자열 회장은 연맹 포상금 2배
정의선·김승연도 보너스 준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각 종목 협회장들이 앞다퉈 통 큰 포상금을 내걸었다. 이른바 ‘형들의 포상금 전쟁’이다.
 
대한럭비협회장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럭비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면 1인당 최대 5000만원을 지급한다. 은메달을 목에 걸면 2000만원, 동메달을 따면 1000만원을 준다. 시상대에 오르지 못 하더라도 1승부터 단계별로 포상 계획을 수립했다.
 
더불어 최 회장은 한국 유도대표팀 73㎏급 안창림(27)이 ‘금빛 메치기’에 성공하면 포상금 5000만원을 준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안창림은 일본 국가대표 제안을 거절한 ‘오리지널 코리안’이다. 나 역시 안창림 선수처럼 재일교포 3세다. 일본에서는 이방인, 한국에서는 외국인으로 취급 받아 경계인의 애환을 잘 알고 있다. 조국을 위해 기여하고 싶은 마음은 안 선수와 일맥상통하다. 세계 곳곳의 재외동포들에게 안 선수가 큰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한국 럭비는 1823년 럭비가 국내에 도입된 뒤 약 100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최 회장은 2019년 11월 곱창집에서 선수들과 피로연을 열고 포상금 5000만원을 쏜 바 있다. 럭비 선수들은 최 회장을 “윤이 형”이라고 부른다.
 
최 회장은 “선수들이 먼저 격의 없이 ‘우리 형’이라고 불렀다. ‘윤이 형’으로서 바라는 게 있다면, 좋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부상 없이 안전한 경기를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올림픽 한국 선수단 부단장도 맡았다.
 
대한자전거연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사비를 털어 두 배의 포상금을 약속했다. 대한자전거연맹이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최소 5000만원의 포상금을 책정했고, 성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여기에 구 회장이 연맹과 같은 액수를 동일하게 ‘매칭 지원’한다. 영화 ‘타짜’에서 나온 대사처럼 ‘묻고 더블로 가’ 방식으로 베팅한 거다.
 
2009년부터 13년째 자전거연맹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구 회장의 자전거 사랑은 남다르다. 2002년 6박7일간 자전거를 타고 알프스 산맥 650㎞ 거리를 달렸다. 300대가 넘는 자전거를 소장 중인 애호가다. 구 회장 꿈은 한국 사이클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보는 것이다. 2019년 여자 경륜 세계랭킹 1위였던 이혜진이 ‘금빛 페달’에 도전한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찾은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남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구본찬과 손을 잡고 있다. [중앙포토]

2016년 리우올림픽을 찾은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남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구본찬과 손을 잡고 있다. [중앙포토]

화끈한 포상 경쟁에서 대한양궁협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빠질 리 없다. 양궁협회는 2016년 리우올림픽 전 종목을 휩쓴 선수단에 포상금으로 무려 25억원을 지급했다. 당시 2관왕에 오른 장혜진과 구본찬은 3억5000만원씩 받았다.
 
양궁협회는 도쿄올림픽 포상금을 아직 책정하지 않았다. 양궁협회는 1억5000만원을 들여 충북 진천 선수촌에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을 본뜬 ‘쌍둥이 세트’를 마련하는 등 ‘가장 모범적인 스포츠협회’로 꼽힌다. 미국 출장 중인 정 회장은 도쿄를 찾아 24일 양궁혼성단체전 대표팀을 격려할 예정이다.
 
대한사격연맹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5000만원을 지급한다. 리우올림픽 당시 한화그룹(김승연 회장)이 ‘금빛 총성’을 울린 진종오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 한화그룹은 2002년부터 회장사를 맡아 사격 육성에 200억원을 지원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기업인 출신 협회장의 열정적인 지원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각 협회나 연맹별로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보너스를 내걸었다. 금메달을 따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억원, 대한탁구협회는 단체전에 5억원(개인전에 1억원), 한국배구연맹은 5억원, 대한골프협회는 3억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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