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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개들…‘윌리엄 웨그만 비잉 휴먼’

중앙일보 2021.07.17 23:56
캐주얼, 2002 ⓒWilliam Wegman

캐주얼, 2002 ⓒWilliam Wegman

때론 사람보다 더 사람처럼 느껴지는 오묘한 개의 표정들….
 
미국의 사진작가 윌리엄 웨그만(78)이 자신의 반려견을 의인화해 찍은 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다.  
 
비디오와 사진, 회화, 드로잉, 서적, 퍼포먼스 등을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웨그만의 ‘윌리엄 웨그만: 비잉 휴먼’전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 네덜란드, 한국을 잇는 전 세계 순회전이다. 웨그만이 자신의 반려견을 찍은 초기의 대표 작품을 비롯하여 희소성이 높은 대형 폴라로이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약 100여 점의 작품을 보여준다.
 
웨그만은 무엇보다 바이마라너종 반려견들을 모델로 한 사진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미국 사진작가 만 레이(1890∼1976)의 이름을 붙인 반려견 ‘만 레이’와 1970년대 후반부터 이 시리즈를 제작했다. 총 15마리의 반려견을 의인화해 사진을 찍으며 인간 세상을 풍자했다. 사진에 등장하는 개들은 모두 같아 보이지만 실은 할머니 ‘페이’를 정점으로 딸, 손자에 이르는 3대, 15마리다.  
도그 워커, 1990 ⓒWilliam Wegman

도그 워커, 1990 ⓒWilliam Wegman

 
모두 웨그만의 연출에 잘 협조해 때론 무표정하게, 때론 사람보다 더 살아있는 표정으로,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표정과 포즈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반려견의 성격과 특징을 잘 파악했기 때문이다.  
 
사람처럼 옷을 입고 있는 개 사진들은 모두 합성이 아니다. 실제 만 레이는 옷을 입거나 걸치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웨그만은 만 레이와 반려견의 반응과 감정을 세밀히 살피고 소통하기 위해 별도의 교감훈련을 했다고 한다. 웨그만의 작품 속 개들은 일반적인 반려견이나 모델이 아닌 예술적 영감을 주는 뮤즈였던 것이다. 반려견들은 웨그만의 카메라 앞에서 능숙한 모델의 자질과 열정을 뽐내며 작품의 영감을 불어넣는 원천이 됐다.  
 
안경, 1994 ⓒWilliam Wegman

안경, 1994 ⓒWilliam Wegman

웨그만의 작품성과 감각을 인정한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휘트니미술관 등은 앞다퉈 그의 작품을 소장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직접 선정한 50점 이상이 국내에 처음 선보이며, 2010년대에 제작한 최근작도 만나볼 수 있다. 디올, 입생로랑, 마크 제이콥스, 막스마라, 아크네 등 브랜드와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작품도 공개됐다. 9월 26일까지.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1만원. 02-312-7613
오션뷰, 2015 ⓒWilliam Wegman

오션뷰, 2015 ⓒWilliam We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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