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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난' 靑, 김기표 알고도 임명? '국민 입맛' 맞출 사람 없다

중앙일보 2021.07.17 08:00
임기를 10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고 있는 청와대가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민정수석실 산하 비서관이 비상이라고 한다. 
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2020년 1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0.01.29

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2020년 1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0.01.29

여권의 핵심 인사는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정수석실 산하 비서관들은 법조인 출신이 맡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정부 말기이다 보니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 “선택지 자체가 줄어든데다, 재산 관련 검증 기준이 워낙 높아지다보니 인선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들었다.
 
현재 민정수석실 산하 4명의 비서관 중 사실상 2명이 공석이다.
 
지난달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물러난데다,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불법 출금과 관련해 기소되면서 지난 1일 사표를 제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김기표 청와대 전 반부패비서관이 6월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용했다. 사진은 지난 4월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는 김 전 비서관. 연합뉴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김기표 청와대 전 반부패비서관이 6월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용했다. 사진은 지난 4월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는 김 전 비서관. 연합뉴스

이중 이 비서관의 경우 사표를 제출했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사표를 즉각 수리하지 않았다. “동시에 2명의 비서관을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이유로 후임자를 임명할 때까지 사표 수리를 유예한 ‘조건부 수리’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야권의 집중공세를 받아온 이 비서관은 기소된 상태에서 사표를 낸지 보름이 넘도록 청와대로 출근하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후임자를 구하지 못한다는 핑계로 이 비서관의 사표 수리를 계속 미루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비서관에 앞서 지난달 27일 경질된 김 전 비서관의 후임 인선도 감감무소식이다.
 
여권 관계자는 “반부패비서관은 원래 검찰 출신 인사들이 맡아왔던 자리”라며 “과거는 물론 정부 초반만 해도 청와대 비서관 자리가 검찰 내에서 일종의 승진코스로 여겨졌지만, 임기 말로 갈수록 하겠다는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현직 검사가 사표를 쓰고 청와대에 입성했다가 검찰로 돌아가 검찰 내 요직을 차지하는 관행을 끊기 위해 제도를 바꾼 뒤로는 인재난에 빠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 뉴스1

 
이번 정부 들어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현직 검사는 사표를 내고 1년이 지나야만 청와대로 들어갈 수 있도록 법을 바꿨다. 청와대를 나온 뒤에도 2년이 지나야 검찰로 돌아갈 수 있다. 한국의 정치 시스템은 5년 단임제다. 청와대 비서관직을 전후로 3년의 '공백 기간'을 두면서 검사들이 비서관직을 승진의 발판으로 활용할 기회는 사실상 사라졌다는 뜻이다.
 
이보다 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여권 인사는 “검사 퇴임 후 1년은 사실 고질적인 ‘전관예우’의 최정점을 찍는 기간”이라며 “간간이 비서관 후보를 구하더라도 변호사 개업 이후의 재산 변동 내역을 파악해보면 국민 눈높이에 너무 맞지 않아 검증 단계에서 임명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54억원의 대출을 받아 65억원의 상가를 사고, 맹지까지 구입했던 사실이 드러나 사표를 냈던 김기표 전 비서관과 관련, “청와대 검증팀이 재산 내역을 확인하고도 어쩔 수 없이 임명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재산과 관련해 김 전 비서관이 그나마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상황이 가장 나았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재산과 관련해 오죽 사람이 없었으면 청와대가 그 정도면 괜찮을 거라고 판단했겠느냐”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소유한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 토지 모습.   김 전 비서관은 6월 27일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여 사퇴했다. 연합뉴스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소유한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 토지 모습. 김 전 비서관은 6월 27일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여 사퇴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투기에 가까운 김 전 비서관의 '과감한 투자'를 인지하고도 임명을 강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한편 청와대 내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을 대상으로 “조만간 자리를 정리하라”는 취지의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크고 작은 추가적 인사 수요가 있을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정치 지망생들을 제외하면 외부의 ‘좋은 사람’을 구하기는 이미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5월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철희(왼쪽) 정무수석과 대화중인 김외숙 인사수석.연합뉴스

5월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철희(왼쪽) 정무수석과 대화중인 김외숙 인사수석.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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