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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9세 접종, 사실상 9월에나…1900만명 접종 가능할까

중앙일보 2021.07.17 05:00
15일 서울 구로구 백신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서울 구로구 백신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물량 수급의 불확실성으로 50대 연령층의 접종 일정이 밀리면서 나머지 대상자의 백신 접종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분기 접종을 앞둔 18~49세 대상자는 1900만명에 달해 백신 수급 문제뿐 아니라 사전예약 과정에서의 혼란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정부 “9월 말까지 백신 수량 충분”

9월 말까지 원활한 접종을 위한 1차 관문은 백신 수급이다. 정부는 비밀 유지 계약 때문에 정확한 수량을 밝힐 수 없지만 도입될 백신 수량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16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8월 말까지 3500만 회분의 백신이 도입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백신별로 따지면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83만5000회분 ▶개별 계약된 AZㆍ화이자ㆍ모더나 3400만 회분 ▶얀센 10만1000회분이다.  
 
이 중 핵심은 3분기 주력 백신인 화이자ㆍ모더나 물량이다. 당초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직계약한 AZ 백신 물량 중 앞으로 들어와야 할 건 약 1100만 회분이다. 이 중 118만8000회분이 오는 18일 들어온다. 나머지 약 1000만 회분이 전부 8월 내에 들어온다고 가정했을 때 같은 달 들어올 화이자ㆍ모더나 물량은 최소 2400만 회분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50대 연령층 약 750만명에게 1차 접종을 모두 마쳐도 1650만 회분이 남는다. 18~49세 1900만명 중 약 86%를 맞출 수 있는 물량이다. 여기에 9월에는 4200만 회분의 백신이 추가로 들어온다.
 

수급 불확실…계획 맞춰 들어올지는 의문 

일별 누적 백신 접종 인원.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일별 누적 백신 접종 인원.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다만 예정된 물량이 정부 계획에 맞춰 들어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 경쟁이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월별 공급 물량은 제약사와 협의가 됐으나 주별 공급 물량은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백신 도입 시기와 접종 계획이 맞지 않아 접종에 혼선이 생긴 전적도 있다. 지난 4월 중순 AZ 백신을 접종받은 76만명이 AZ 백신이 모자라 2차 백신을 화이자로 교차 접종 받게 된게 대표적 사례다. 코백스에서 주기로 한 AZ 물량의 도입 시기가 밀려서였다.  
 
정부가 직계약한 모더나 백신의 수급 상황도 낙관적이진 않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모더나사 CEO와 화상 통화를 한 뒤 “모더나 백신 2000만 회분을 확보해 내년 2분기부터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2분기에 들어온 물량은 5만5000회분에 불과했다. 이날까지도 총 86만 회분이 들어오는 것에 그쳤다. 50대 연령층 약 750만명에 대한 접종이 8월에 이뤄지려면 8월 중순까지 해당 물량이 들어와야 한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장 7월에 백신이 들어오는 물량을 보면 그 이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달 안에 백신 1000만 회분이 들어온다고 했는데 현재까지 약 280만회만 들어왔다며 보름 동안 720만회가 약속대로 들어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반기에 국민이 인내한 건 7~8월에 백신이 풍족하게 들어올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라며 “공급량이 불확실하다면 ‘무조건 된다’는 식으로 희망 고문을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1900만명 한 달 내 접종 가능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대전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은 시민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휴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대전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은 시민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휴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백신 수급 외에 1900만명에 대한 접종을 한 달 안에 완료할 수 있을지도 살펴봐야할 문제다. 현재 백신 수급 상황에 맞춰 50대 연령층의 접종 계획이 1~2주 연기됐다. 55~59세는 7월 26일~8월 7일 접종 예정이었지만 7월 26일~8월 14일로, 50~54세는 8월 9일~8월 21일에서 8월 16일~8월 25일로 1주 연기됐다. 
 
그러다 보니 18~49세 대상자의 접종 계획도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당초 정부는 50대 등 우선 접종자 접종이 완료되는 8월 이후 40대 이하 접종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4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50대 접종이 다 끝나야 40대 이하의 접종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18~49세 연령층의 접종을 50대와 겹쳐서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은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상당수는 사실상 9월에 접종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루 65만명씩 접종하면 한 달 내 접종 가능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정한 대상에게 접종하는 '자율접종'이 본격화된 14일 서울 강남구 백신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이상반응 대기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정한 대상에게 접종하는 '자율접종'이 본격화된 14일 서울 강남구 백신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이상반응 대기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내 접종 상황을 고려했을 때 1900만명의 인원을 한 달 안에 접종하는 것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상반기 접종이 한창 이뤄졌을 때 일일 80만명까지 접종했던 걸 고려하면 한 달 동안 일일 65만명씩 접종을 이어가면 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50대 353만명을 대상으로 예약을 받았을 때 벌어졌던 시스템상의 혼선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사전예약 진행 상황을 보면 서버 오픈 시작과 동시에 접속 장애가 일어난 게 수차례다. 일부는 우회 경로를 통해 서버 오픈 전 예약을 완료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18~49세의 경우 대상자가 1900만명이라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연령별로 분산 예약을 시행하겠다며 개선책을 제시했다. 또 40대 이하 연령층에 대해서는 요일별로 대상군을 다르게 하는 ‘예약 5부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 동의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남은 과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8세 이하를 제외한 국민은 대략 4400만명 정도가 되는데 이 중 3600만명을 1차 접종하려면 접종에 동의하는 사람이 최소 80% 이상이 돼야 한다”며 “미국도 절대 마음이 돌아서지 않는 인구가 30%가량 된다. 성인 80% 이상이 맞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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