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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사건' 감찰로 尹 겨눈다…박범계 '공수처 8호' 압박?

중앙일보 2021.07.17 05:00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 합동감찰 결과 발표를 통해 “대검이 임은정 검사를 교체하는 등 절차적 정의를 훼손하고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자초했다”고 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6년 전 대법원이 만장일치로 유죄 판결한 사건을 두고 '절차적 정의'를 문제 삼는 것은 현 정부 성향의 한 전 총리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데서 나아가 차기 야권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의 초석을 쌓은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마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8호 사건으로 윤 전 총장과 조남관 법무연수원장(당시 총장 직무대행)을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수사·기소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로 수사하고 있다.
 

朴이 지적한 임은정 교체? 공수처에도 고발

박 장관은 지난 14일 ‘한 전 총리 사건 법무부·대검 합동감찰 결과’ 브리핑에서 당시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제기한 민원 사건을 놓고 “법무부는 당시 규정에 따라 대검 감찰부에 이첩했는데 당시 (윤석열) 총장이 극히 이례적으로 대검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에 재배당하라고 지시했다”며 “그 과정에서 내부 반대의견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이를 묵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조사하던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모해위증으로 재소자 증인들을 형사입건하겠다고 보고하자 감찰 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하는 방법으로 업무 담당자를 교체해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한명숙 전 총리가 서울구치소 앞에서 수감되기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구치소에 수감된 한 전 총리는 수형자 분류 심사를 거쳐 10월께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앞줄 왼쪽부터 유승희 의원, 이종걸 원내대표, 박범계 의원, 한 전 총리, 이미경·배재정 의원. 중앙포토

한명숙 전 총리가 서울구치소 앞에서 수감되기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구치소에 수감된 한 전 총리는 수형자 분류 심사를 거쳐 10월께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앞줄 왼쪽부터 유승희 의원, 이종걸 원내대표, 박범계 의원, 한 전 총리, 이미경·배재정 의원. 중앙포토

 
이는 윤 전 총장이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사건과도 맞물려있는 내용이다. 현재 공수처 수사3부(부장 최석규)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윤 전 총장과 조 원장을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기소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고발하자 사건번호 '공제 8호'를 부여해 수사 중이다. 윤 전 총장이 한 전 총리 사건을 대검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에 배당하라고 지시하고, 임은정 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을 관련 수사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방식으로 개입했다는 게 혐의의 핵심 내용이다.

 

法은 다른데…검찰 안팎 “공수처 尹수사 압박”

검찰 안팎에선 박 장관이 법무부·대검찰청의 합동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 전 총장의 지휘가 부당했다고 겨냥한 것은 관련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공수처의 수사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과 ‘대검 사무분장 규정’(대검 훈령)에 따라 ▶개별 사건 배당권은 검찰총장에 있고 ▶고검 검사급 이상 검사 비위의 감찰 및 수사는 감찰3과장이 담당하게 돼 있다는 점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윤 전 총장이 임은정 당시 연구관을 주임검사로 별도 지시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 사건의 주임검사 역시 애초부터 고검검사급에 대한 감찰을 담당하는 허정수 3과장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 사퇴 이후 대검 차장검사로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수행하며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을 두 차례 무혐의 처분한 조남관 법무연수원장 역시 지난 15일 검찰 내부 게시판에 전임 대검 지휘부를 대표해 “본건 주임검사는 처음부터 감찰 3과장이었고 임은정 검사는 주임검사인 적이 없었다”고 박 장관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조 원장은 “감찰3과장 외에 다른 검사가 사건을 처리하려면 대검의 기관장인 검찰총장이 검찰청법에 따라 사건의 배당 또는 재배당 지시를 해야 하는데 전임 (윤석열) 검찰총장은 임은정 연구관에게 그러한 지시를 한 바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임은정 연구관이 한동수 감찰부장으로부터 주임검사 지정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감찰부장이 주임검사를 임은정 연구관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상사인 전임 검찰총장 명을 받았어야 한다”며 “감찰부장은 전임 총장으로부터 그러한 지시를 받은 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은정 검사 [뉴스1]

임은정 검사 [뉴스1]

 
검찰 관계자는 “결국 공수처도 합동감찰 결과를 발판 삼아 윤 전 총장 수사에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며 “공수처 입장에서는 합동감찰 결과 발표 이전에 수사를 본격화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달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 전 총장 사건과 관련해 “아직 본격적으로 수사 착수를 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결과 발표로 사실상의 근거 자료가 추가되면서 공수처가 임은정 감찰담당관을 참고인으로 조사하거나 과거 감찰 자료를 압수수색 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본격화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검찰 간부는 “4개월 동안이나 감찰을 벌였으면 규정도 꼼꼼히 검토했을 텐데 그런데도 이를 ‘제 식구 감싸기’로 치부하는 것은 법적 무지인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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