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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지 상업 이용, 부담금 물리자”

중앙선데이 2021.07.17 00:20 745호 21면 지면보기
공유지의 약탈

공유지의 약탈

공유지의 약탈
가이 스탠딩 지음
안효상 옮김
창비
 
책 얘기 전 분명히 할 게 있다. 책 제목의 ‘공유’와 최근 유행인 공유경제의 ‘공유’는 같은가 다른가.  
 
공유지는 한자로 ‘公有地’라 쓴다. 영어로 ‘the commons’인 공유지를 저자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모든 자연자원과 우리 조상들이 물려주었고 우리가 보존하고 개선해야 하는 모든 사회적, 시민적, 문화적 제도”라고 했다. 공유경제의 공유는 한자로 ‘共有’, 영어로 ‘sharing’이다. 요컨대 공유(公有)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라는, 공유(共有)는 ‘두 사람 이상이 한 물건을 공동 소유한다’는 뜻이다.
 
이번엔 제목의 ‘약탈’(plunder)을 보자. 저자는 이 책에서 “공유지가 방치, 침해, 인클로저, 사영화(민영화), 식민화 등으로 어떻게 격감했는지를” 다뤘다고 했다. 약탈의 방식과 그 결과다.  
 
저자는 약탈의 대표적 주체로 공유지의 사회적 가치를 절하, 무시한 대처주의를 꼽았다.  
 
대처주의자들은 ‘가격이 없으면 가치도 없다’고 믿었고, 그 결과 공유지를 폐지, 해체했다. 영국의 북해유전과 철도, 국민건강서비스(NHS) 사영화 등이 대표적이다. 약탈은 오늘날 사회제도와 문화전통, 개인정보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일어난다. 저자는 그 주체로 거대 자본을 꼽았다.
 
저자는 공유지 개념이 파생한 13세기 영국의 ‘산림헌장’ 소개로 책을 시작한다. 이어 자연, 사회, 시민, 문화, 지식에 걸친 거대자본의 공유지 약탈상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공유지의 상업적 이용 및 개발 부담금을 재원으로 하는 공유지 기금 조성을 제안한다.  
 
저자는 이 기금을 공유자에게 나눠주는 공유지 배당으로 연결하는데, 이 배당이 최근 뜨거운 기본소득이다. 결론이 기본소득으로 회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런던대 교수인 저자는 기본소득 논의의 세계적 권위자다. 옮긴이도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상임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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