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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박범계에 "목적만 있고 '팩트' 없다…이런 황당한"

중앙일보 2021.07.14 18:36
한동훈 검사장. 중앙포토

한동훈 검사장. 중앙포토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1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사팀에 대한 합동 감찰 결과 발표를 두고 “특정인을 구하겠다는 ‘목적’만 있고, ‘팩트’는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검사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법시스템을 무시했다”며 “특정인(한 전 총리)을 구하겠다는 ‘목적’만 있고, ‘팩트’는 없는 발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이런 황당한 일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6년전 대법원에서 만장일치로 유죄 판결이 난 ‘한 전 총리 사건 법무부·대검 합동감찰 결과’ 에 대해 직접 브리핑을 연 것을 두고서다.  박 장관은 발표 도중 지난해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을 제기한 재소자의 진정서를 읽으며 “한만호씨 사건은 검찰의 공작으로 날조된 것으로 상상할 수 없는 추악한 검찰의 비위와 만행이 저질러졌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대검찰청이 사실상 주임검사(임은정 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를 갑작스럽게 교체함으로써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자초했다”며 “100여회에 달하는 수용자 반복 소환, 수사 협조자에 대한 부적절한 편의제공이 있었다”고도 했다. 다만 박 장관은 “이번 합동 감찰에선 실체적 혐의에 대해 판단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4일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피의사실 공표 방지 방안 등을 포함한 검찰 수사관행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4일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피의사실 공표 방지 방안 등을 포함한 검찰 수사관행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이에 대해 한 검사장은 “한 전 총리가 억대 불법자금을 받지도 않았는데 누명을 썼다는 것인가, 아니면 받은 건 맞지만 ‘우리 편’이니 살려내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한 전 총리 관련 합동 감찰과 별도로 박 장관이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과 월성 원전 사건 등 살아있는 권력을 겨눈 수사를 다룬 보도들이 “악의적 수사 상황 유출로 ‘추정’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결론의 근거도 오로지 추측 뿐”이라며 “어떻게 법률가가 저런 발표를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정권 입맛대로 피의사실 공표를 문제삼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한 검사장은 “저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피의사실은 물론 세세한 수사 상황과 수사 자료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수사팀이 공개 석상에서 대놓고 말했다”며 “이는 법무부가 말하는 ‘추측’조차 필요없는 불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말이 없는가”라고 되물었다. 추 전 장관이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수사 중이던 ‘채널A 사건’과 관련한 발언으로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당한 것 등을 놓고서다.
 

‘한명숙 사건’이 뭐길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 실형이 확정된 한명숙 전 총리가 2015년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인사를 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 전 총리 왼쪽으로 박범계 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 실형이 확정된 한명숙 전 총리가 2015년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인사를 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 전 총리 왼쪽으로 박범계 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한 전 총리는 건설업자 한만호(2018년 사망)씨로부터 2007년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죄로 2015년 8월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징역 2년형을 복역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여권에서 자금 제공자였던 건설업자 한만호씨의 증언 번복을 앞세워 한명숙 수사팀이 재판에서 동료 재소자들에 위증을 강요한 의혹이 짙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인 추미애‧박범계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이어졌고, 그럼에도 지난 3월 무혐의로 결론나자 박 장관이 고강도 합동 감찰을 지시했다.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한 전 총리의 유‧무죄를 뒤바꿀 수는 없으니 검찰 흠집내기로 한풀이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무성하다. 한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발간한 자서전 『한명숙의 진실』에서 “이번 합동 감찰을 통해 나의 진실과 그동안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자행해 온 온갖 악랄한 수사 관행 등 검찰의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민낯이 드러나기를 바란다”고 적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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