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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8월 중순 2300명' 정부 시나리오도 앞당겨진다"

중앙일보 2021.07.14 18:2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4일 역대 최다로 나오면서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1600명대 기록을 새로 썼다. 정부는 앞서 이달 말 환자가 1400명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2주 빨리 이 수준을 넘어섰다. 이대로면 정부가 예측한 8월 중순의 2300명 시나리오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연제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12일 연제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1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1615명을 기록해 이전 최고치(1378명)를 갈아 치웠다. 지난해 1월 코로나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1600명대로 환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서울 633명, 경기 453명, 인천 93명 등 수도권에서만 117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수도권에서 1000명 넘는 환자가 집계된 것도 첫 기록이다. 비수도권에서도 환자가 389명 나와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일주일간 비수도권의 하루 평균 환자는 300.1명으로 직전 주(133.4명)보다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전체 환자 중 20%대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의 확산세는 지난주 방역당국이 예측했던 속도보다 빠르다. 방대본은 지난 8일 수리모델링 분석을 통해 현 상황에 변화가 없을 경우 7월 말 1400명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2주 앞당겨 이 수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3차 유행의 잔불이 채 잡히지 않은 채 6개월가량 지역사회에 누적된 감염이 전파력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맞물려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지난 12일 감염재생산지수(환자 한명이 다른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1.22일 것을 예상해 8월 중순 2300여명까지 환자가 증가한 뒤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현 추세라면 당장 머지않아 환자가 2000명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기준 집계된 감염재생산지수(1.3)을 바탕으로 “이런 유행상황이 지속할 경우 이달 31일까지 최대 1800~1900명의 일평균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일주일 평균치가 이 정도이기 때문에 주 중에는 평균보다 최댓값이 300~400명 오르고 환자가 2000명대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정 교수 설명이다. 정 교수는 특히 현 4단계 거리두기 조처를 2주만 하고 끝내면 해제되는 시점 확진자가 더 증가할 수 있고, 중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간 1~3차 유행 때 시작점과 정점까지 소요 시간을 보면 1차 14일(2.18~3.4), 2차 16일(8.11~27), 3차 45일(11.10~12.25) 등으로 4차 유행이 지난달 말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내달까지는 환자가 꾸준히 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8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스1

8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스1

 
다만 정재훈 교수는 12일부터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처가 최대로 효과를 낼 경우 감염재생산지수가 1 밑으로 떨어지면서 환자가 내주 정점을 찍고 서서히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거리두기가 강한 효과를 보인다는 전제하에 20~22일 일평균 환자가 1600~1700명대로 정점을 찍은 뒤 환자가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거리두기 효과가 반영된다 해도 이전 경험상 감염재생산지수가 극적으로 떨어지는 데엔 시차가 꽤 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손우식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감염병연구팀 팀장은 “지금의 상황은 3차 대유행 상황과 흡사하다”며 “당시 감염재생산지수가 정점인 1.7까지 올라갔다가 1 이하로 떨어지는 데 대략 40일 정도 걸렸다. 그때는 여러 번의 방역 단계 조정을 거쳐 1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에 이번에 센 조처가 나왔지만, 즉각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고 말했다. 3차와 비교해 현재는 전파력이 훨씬 센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단 점이 전망을 더 어둡게 한다. 
 
최근 시행된 새 거리두기는 기본적으로 이전 거리두기와 비교해 일부 빙역지침이 완화된 측면이 있고 델타 변이 상황 또한 반영되지 않아 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12일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12일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델타 전염력이 2배 빠르면 방역수칙도 2배 강화돼야 하는데, 4단계 내용을 뜯어보면 다중이용시설은 문 열고 개인 접촉만 차단하겠다는 것”이라며 “비수도권도 2단계로 올렸지만 마찬가지다. 거리두기 수준의 강도나 비수도권으로의 풍선효과 등을 고려하면 환자가 1000명 이하로 단시간에 극적으로 줄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휴가철 이동량이 늘어나면서 확산세가 커질 수 있고,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전세계 29개국에서 확인되고 있는 람다 등 새로운 변이가 속속 발생하는 것도 변수다. 
 
당국은 일단 거리두기 시행으로 확진자 발생을 최대한 억누르고 접종에 속도를 내 감소세를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거리두기 4단계 시행 효과로 유행이 강력하게 통제되는 경우에는 당분간 현 수준의 증감을 유지하다가 2주 후부터는 감소해 8월 말 600명대 규모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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