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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여성과 숙소 술자리 뒤 거짓말…NC선수들, 고발 당했다

중앙일보 2021.07.14 16:23
 고개를 숙인 NC 선수단 [연합뉴스]

고개를 숙인 NC 선수단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어떤 경로를 통해 프로야구를 덮쳤을까. NC에서 최초 확진자가 나온 지난 9일 이후, 일주일 가까이 밝혀지지 않은 의문이다. 이제야 그 해답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구청은 14일 "역학조사 결과 NC 선수단 4명이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한 선수의 호텔방에 모였고, 이 자리에 2명의 일반인이 합류해 6명이 한 공간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자신의 동선을 숨긴 확진자 5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NC 선수단과 호텔 관계자들을 상대로 심층 방역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NC 선수들은 역학조사 때 동석한 여성들의 존재를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내용은 NC 내부에서 확진 선수 3명이 나온 뒤 야구계에 파다하게 번졌던 소문이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NC 선수 4명이 지난 6일 다른 객실에 투숙하던 여성 2명과 숙소에서 술을 마셨는데, 해당 여성들이 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이 커졌다'는 게 골자다.  
 
NC 선수 전원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은 결과, 술자리에 있었다고 알려진 4명 중 2명이 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다른 선수 2명은 재차 검사를 받았고, 이 중 한 명이 10일 추가 양성 반응을 보여 확진자가 3명으로 늘었다. 나머지 한 명은 화이자 백신 1·2차 접종을 완료한 상태라 천운으로 확진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NC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 "선수들이 술을 마신 것 이외의 억측은 사실이 아니다. 고참 선수가 팀 위기 상황에서 같이 힘내보자는 의미로 자리를 마련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들의 술자리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논외의 문제다. 외부인을 포함한 6명이 자정 넘어까지 한 자리에서 술을 마신 것만으로도 비난 받기에 충분하다.  
 
심지어 NC는 "1군 선수 상당수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다"는 이유로 먼저 리그 중단을 제안했다. 긴급 실행위원회 개최를 앞장서 주도한 두 팀 중 하나가 바로 NC다. 그러면서도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와 이사회(사장 회의)에서 우리가 '리그를 중단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구단 사장·단장이 더 적극적으로 리그 중단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떠넘겼다.  
 
실제로 이사회에서 리그 중단을 반대한 구단은 SSG, 한화, KIA, 롯데뿐이다. 이 때문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구단의 사장과 단장은 일부 야구팬의 맹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가장 손가락질 받아야 할 구단은 애초에 이 논의를 발화하고, 긴급 실행위원회를 개최하게 만든 NC다. 원인을 제공한 구단 책임자가 실행위원회와 이사회 분위기를 주도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우리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하소연으로 논점을 흐리고 있다.  
 
이제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차례다. 애초에 리그 중단 논의가 왜 시작됐는지,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낱낱이 밝혀 책임을 물을 시간이다. NC는 숱한 의혹에도 끝까지 "방역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리그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후속 조치를 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어쩌면 파장을 최대한 축소할 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를 품은 듯하다.  
 
그러나 강남구는 결국 "NC 선수와 관련자들이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현행 감염병 예방법 18조(역학조사) 3항은 '누구든지 방역당국이 실시하는 역학조사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역학조사를 거부, 방해, 회피하면 안된다.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행위,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는 것도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감염 과정도, 후속 대처도 모두 석연치 않은 NC. 이번에도 은폐하고 회피하려다 더 큰 유탄을 맞았다.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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