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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까지 뚫은 '돌파감염'…백신 맞은 행정관 확진 '쇼크'

중앙일보 2021.07.14 15:36
 결국 청와대도 뚫렸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행정관 1명이 배우자의 발열 증상으로 재택근무 중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았고, 이날 확진자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4월 30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4월 30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이후 청와대 인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청와대를 경비하는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 적이 있지만, 이들은 청와대가 아닌 경찰 소속이다.
 
청와대는 이날 해당 직원이 근무했던 공간에 대한 출입제한 및 방역 조치를 하고 동일 공간에 근무했던 전 직원을 상대로 PCR 검사를 진행했다. 박 대변인은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추가로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해당 근로자의 구체적 근무 부서 등에 대해서는 “프라이버시 등을 감안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과의 접촉은 없었다”고만 전했다.
 
그러나 청와대 직원들은 대통령과 수시로 대면하는 비서관, 수석비서관 등과 상시 접촉하며 근무하기 때문에 청와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 감염이 확인된 행정관의 경우 이미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접종자의 ‘돌파감염’이 청와대에서 발생했다는 뜻이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은 지난 8일 0시 기준 국내 돌파감염 사례는 총 252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0만명 당 돌파감염 비율은 얀센 백신은 12.74명,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5.96명, 화이자 백신은 2.67명 수준이다. 
 
청와대는 이날 해당 행정관이 접종한 백신의 종류와 접종 시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이 5월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며 발열체크를 받고 있다. 이 실장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상태이나, 문 대통령은 의사 출신인 그를 '코로나 방역의 시급성'을 이유로 교체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이 5월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며 발열체크를 받고 있다. 이 실장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상태이나, 문 대통령은 의사 출신인 그를 '코로나 방역의 시급성'을 이유로 교체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 3월 23일과 4월 30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ㆍ2차 접종을 마친 상태다. 문 대통령 부부를 제외한 청와대 직원의 경우 5월 한ㆍ미 정상회담과 6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동행했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그러나 나머지 청와대 직원들의 경우 일반 국민들과 동일한 원칙에 따라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상당수의 청와대 직원들은 아직 백신 미접종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직ㆍ간접적으로 접촉할 수밖에 없는 청와대 직원들의 근무 특성상 당초 청와대 직원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이 고려된 적도 있었다”며 “그러나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형평성 논란 등을 우려해 우선 접종 계획은 파기됐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지난 12일 청와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을 폐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11일 오전 폐쇄된 기자실에서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는 지난 12일 청와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을 폐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11일 오전 폐쇄된 기자실에서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지난 12일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을 2주일간 조기 폐쇄했다. 1990년 춘추관 건물이 완공된 이후 감염병 방역을 위해 기자실을 폐쇄한 것은 처음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5월 일시적으로 기자실을 닫은 적이 있었지만, 당시엔 기자실 개방에 따른 시설 공사 때문이었다.
 
청와대는 그동안 'K방역'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의 경호와 직결된다는 이유로 최고 수위의 방역을 적용해왔던 청와대마저 코로나에 뚫렸고, 그것도 확률이 낮은 돌파감염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K방역에도 상처를 입게 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의 엄중한 상황을 감안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1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을 요구하지 않기로 여야가 합의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박경미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질병관리청장이 국회에 출석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심각한 코로나 국면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방역과 접종에 집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예결위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왼쪽)과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왼쪽)과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예결위에는 정 청장 대신 나성웅 차장이 대리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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