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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전용도서관 '남성 출입 허용' 논란…"여고·여대도 없어질라"

중앙일보 2021.07.14 09:16
국내 최초 여성전용 도서관으로 개관한 충북 제천여성도서관이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에 따라 남성 출입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제천여성도서관 페이스북 캡처

제천여성도서관 페이스북 캡처

인권위 "공공시설, 남성 배제하면 안 돼"

14일 제천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제천여성도서관은 남성들의 2층 자료열람실 출입을 허용한다. 
 
남성 이용객이 도서관 열람실에 출입하는 건 제천여성도서관이 개관한 지 27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이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한 남성 이용객은 현재까지 하루 1~2명에 그친다.
제천여성도서관 페이스북 캡처

제천여성도서관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11월 제천시는 인권위로부터 "남성 이용자가 완전히 배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라"는 권고를 받았다. 
 
여성도서관이 행정력과 공적 자원으로 운영되는 공공시설임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남성의 이용을 배제한다는 판단이었다. 
 
앞서 인권위가 2011년에도 비슷한 권고를 해 제천시는 이 도서관 1층을 남성도 이용할 수 있는 북카페로 단장한 바 있다. 
 
인권위가 재권고를 하자 제천시는 지난 5월 "대출·반납 서비스에 한해 권고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현재도 이 도서관 3층 행복열람실(84석)은 기존처럼 여성만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남성 이용객 하루 1~2명 그쳐

 
이 도서관은 1997년 작고한 김학임씨가 "시민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며 삯바느질과 가축 농사로 번 돈을 모아 기부한 땅(당시 13억원 상당) 위에 지어졌다. 
 
제천시는 이 땅을 기부받은 뒤 도서관을 짓고 1994년 개관했다.
 
당시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는 시대상과 맞물리면서 '여성도서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도 생전에 이 도서관이 여성전용으로 쓰이는 데 동의했다. 
 
일각에서는 제천시의 이같은 대응을 두고 비판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제천시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여성들은 많은 차별과 희롱의 위협 속에 사는데 남성들이 그곳에서 책을 못 빌리는 게 큰일이냐"며 남성 출입을 반대하는 항의 글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인권위 홈페이지에도 이번 인권위 권고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제천여성도서관은 과거 우리나라 여성들이 교육에서 배제된 삶을 살아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차별을 겪었던 여성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여성전용'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들 안심하고 이용할 시설 필요해"

이 외에도 "몰카, 스토킹 등 성범죄에서 벗어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여성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시설이 있어야 한다"며 안전을 강조하는 주장이 나왔다. 

 
여성전용을 제한한 결정에 대해 "여성 전용 주차장·독서실, 임산부 배려석, 나아가 여고·여대까지 여성을 위한 공간이 침해받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청원 게시판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제천여성도서관의 남성 도서 서비스 중단·폐지를 요구합니다'는 제목의 게시글은 현재까지 4만 3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제천시는 "여성들의 학습공간을 위해 재산을 기부한 김학임 여사님의 뜻은 지키되 시대 변화에 맞춰 모든 시민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볼 수 있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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