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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추경 35조로 난리였는데…국세청 5년간 포기한 세금 39조

중앙일보 2021.07.14 05:00 종합 12면 지면보기
국세청이 지난 5년 간 고지서를 발부하고도 걷기를 포기한 세금이 약 3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역대급’으로 불린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약 35조)보다도 4조원이 많은 숫자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13일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이 지난 5년 간 걷지 못하고 포기한 세금이 약 39조원에 달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13일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이 지난 5년 간 걷지 못하고 포기한 세금이 약 39조원에 달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 제공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016~2020년에 걸쳐 약 38조8980억원의 세금에 대해 ‘정리보류’ 결정을 했다. 정리보류는 추적 불가, 소멸시효 완성 등의 이유로 세금 징수를 포기한 것을 뜻한다.
 
국세징수법상 세금을 걷을 수 있는 ‘세금징수권’의 소멸시효는 5억원 미만일 경우 5년, 5억원 이상일 경우 10년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세금을 걷을 수 없게 되는데, 고액체납자의 경우 재산을 빼돌리거나 해외로 도피할 경우 소멸시효가 끝나기 전까지 추적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윤창현 의원실 관계자는 “세무조사하는 사람 따로, 걷는 사람 따로이기 때문에 조사한 사람이나 걷는 사람이나 책임감 있게 추적을 못 하기 때문에 정리보류 금액이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5년 간 매겨야 할 금액보다 ‘덜 매긴’ 세금은 2조원을 넘겼다. 국세청의 과다ㆍ과소부과 현황자료에 따르면 감사원 감사와 국세청 자체 감사를 통해 밝혀진 지난 2016~2020년에 걸친 과소부과 금액은 총 2조91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과다부과된 세금도 1964억원에 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월 25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월 25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납세에 불복해 제기한 조세행정소송에서 국세청이 패소해 돌려준 금액도 5년 간 9조3000억원에 달했다. 국세청이 제출한 ‘과세액 불복에 따른 환급금 및 환급가산금’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5년 간 9조3000억원의 환급금과 이자(환급가산금) 6312억원을 돌려줬다.  
 
특히 행정소송 대상금액이 고액일 경우 국세청이 패소한 비율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세청이 패소한 비율은 1~10억원일 경우 9.0%에 그쳤지만, 100억원 이상일 경우 30.8%에 달했다. 2019년에도 국세청 패소율은 10.8%(1~10억원), 20.3%(10~50억원), 34.4%(50~100억원), 41.0%(100억원 이상) 등 금액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대형법인 등 고액의 세금을 납부할수록 대형로펌이 소송을 맡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국세청의 대응역량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고액무죄, 소액유죄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당정은 제2차 추경을 33조원 규모로 설정하면서 큰 진통을 겪었다. 여당에서 추경 확대 주장이 나오자 정부와 야권에선 “재정건전성이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세금만 제대로 걷어도 이 같은 재원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현 의원은 “세금만 제대로 걷어도 세수 걱정은 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사 따로 징수 따로여서 책임지고 세금을 걷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세무조사자가 징수까지 책임지는 책임관리제 도입을 검토하고, 조사 착수단계부터 재산 빼돌리기를 예방하기 위한 법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정리보류 결정은 무재산자 등에 대해 징수활동을 보류하는 것으로 보류이후에도 재산·소득 변동내역을 주기적으로 점검(분기별)해 세금을 계속 징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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