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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 날 세우는 이재명, 당내 연대 공들이는 정세균

중앙일보 2021.07.14 00:19 종합 4면 지면보기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13일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13일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김빠진 사이다’ 소릴 듣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야권을 상대로 공격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내부 경선에선 국밥 같은 면모를 보이되 야당을 상대로는 사이다 대응을 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이 지사 측근)이라고 한다.
 

이 지사 “윤석열 색깔론 매우 실망”
이준석 번복 논란엔 “도리 아니다”
정세균, 양승조 찾아가 거리좁히기
이낙연, 윤석열 추월 여론조사도

이 지사는 13일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아무리 약속이 헌신짝 취급받는 정치라지만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공당이라면 이런(여야 대표 합의) 번복 논란이 있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밤 이 대표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 논란을 겨냥한 공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같은 날 서울 도봉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중개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이낙연·윤석열 캠프]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같은 날 서울 도봉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중개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이낙연·윤석열 캠프]

이 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서도 뚜렷이 각을 세웠다. 전날 SBS에 출연해 “저에 대한 (윤 전 총장의) 첫 공식 언급이 색깔론이었다.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진 KBS 인터뷰에선 “윤 전 총장이 거대 국가 과제들을 과연 몇 달의 벼락치기 공부로 감당할 수 있을지는 조금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이런 모습은 당내 행보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스스로 “손발 묶인 권투를 하고 있다”고 할 만큼 이 지사는 당내 경쟁 주자들의 협공에 방어 모드를 취해 왔다. ‘김빠진 사이다’란 지적에도 “이제 저는 사이다보다 국밥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11일)고 한 건 ‘원팀 민주당’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포석 때문이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같은 날 충남 아산시 SAC를 방문해 수소에너지산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이낙연 캠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같은 날 충남 아산시 SAC를 방문해 수소에너지산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이낙연 캠프]

그런데 전략적 인내를 고수하는 사이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공세도 날로 격화되자 이 지사 캠프 내부에선 “야권에 한해 저돌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아졌다. 이 지사를 돕는 한 의원은 “이제 본격적으로 대선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민주당 대표 선수’ 이미지를 확보하려 한다”며 “이 지사 본인뿐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공격에도 대응할 것이고 국민적 우려 사항 모두에도 적극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이 지사는 예정에 없던 ‘코로나19 4차 대유행 대응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방역 책임자 면모를 강조했다. 그는 “이번 위기를 못 넘기면 전국을 전면 봉쇄하는 극단적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방역에 있어선 과잉대응이 부실 늑장대응보다 낫다고 믿는다. 4차 대유행 극복에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 측은 “사이다 면모는 말이 아닌 행정으로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쟁 주자들의 추격전도 불붙은 모양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날 이광재 민주당 의원과의 연합 캠프인 ‘미래경제통합캠프’(공동선대위원장 이광재·김영주 의원) 인선을 발표했다. 안규백·이원욱 의원 등 정세균계와 전재수·박재호 의원 등 부산 친노의 결합 차원이다. 정 전 총리는 지난 11일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양승조 충남지사를 다음 날 찾아가는 등 연대 전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지지율 반등 지표가 나온 데 이어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 10~11일 조사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가상 양자대결에서 43.7%로 윤 전 총장(41.2%)을 오차범위 내긴 하지만 2.5%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자 대결에선 윤 전 총장(26.4%), 이 지사(25.8%), 이 전 대표(16.4%) 순이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윈지코리아컨설팅은 박시영 대표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이근형 전 대표는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내 정치권에선 친여 성향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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