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독] 최재형, 김영우 독대 “난 정치초보지만 정치철학 있다”

중앙일보 2021.07.12 15:05
대권 가도에 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11일 국민의힘 소속 김영우 전 의원과 약 3시간가량 독대해 자신의 정치적 비전과 구상 등을 밝힌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최 전 원장은 이날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삼우제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김 전 의원을 통해서 공식 일정 등 계획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은 11일 면담에서 “내가 정치 경험이 없다는 걸 알고, 그게 흠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나는 ‘정치 초보’가 맞다”면서도 “새로운 시대가 안고 있는 다양한 과제를 푸는 것은 경험이 아니라 정치 철학에 달린 문제다. 그걸 해낼 자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고 백선엽 장군 묘소과 천안함46용사묘역, 제2연평해전 전사자묘역, 연평도포격 전사자묘역을 차례로 참배한 뒤 현장 취재진을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성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고 백선엽 장군 묘소과 천안함46용사묘역, 제2연평해전 전사자묘역, 연평도포격 전사자묘역을 차례로 참배한 뒤 현장 취재진을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성태

 
최 전 원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하는 국가 과제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언급하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미래를 위협하는 국가 재정 문제, ^기회 박탈은 물론 기성세대에서 비롯된 짐까지 짊어져야 하는 청년 세대 문제, ^소외된 국민 문제 등을 국가 과제로 꼽으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지속 가능한 국가를 재건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고 백선엽 장군 묘소과 천안함46용사묘역, 제2연평해전 전사자묘역, 연평도포격 전사자묘역을 차례로 참배한 뒤 현장 취재진을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성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고 백선엽 장군 묘소과 천안함46용사묘역, 제2연평해전 전사자묘역, 연평도포격 전사자묘역을 차례로 참배한 뒤 현장 취재진을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성태

 
대선판에 후발주자로 등장한 최 전 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잠재적인 대선 경쟁자에 대한 인식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김 전 의원에게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가 있는데, 다른 사람을 무너뜨리거나 공격해서 내가 득을 보는 식의 정치와는 선을 긋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많은 분이 저를 윤 전 총장의 대안으로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며 “평생 살면서 남이 잘못되는 것이 제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데 그분과의 협력 관계는 좀 더 고민해보고 말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에게 밝힌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최 전 원장은 또 “앞으로 직접 좋은 분들을 만나고 함께 뜻을 모으면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겠다. (대선 준비가) 늦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김 전 의원에게 강조했다고 한다. 최 전 원장 측 인사는 “이미 국민의힘 의원이나 각계 인사들이 최 전 원장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중앙일보에 전했다. 이번 주 중 캠프를 꾸려 대선 진용을 정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전 원장은 지난해 말 감사원장직에 있을 때 김 전 의원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야권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은 판사, 감사원장 등을 거치며 정치권 현역 인사들과는 의도적으로 거리를 뒀는데, 정치권을 떠나있던 김 전 의원과는 지난해 말 2시간가량 저녁 식사를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며 “당시 정치적인 발언은 서로 자제했지만, 국가 재정이나 청년 문제 등 사회 의제를 놓고 공감대가 있었는데, (발탁에는) 그런 인연이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삼우제 마친 최재형 백선엽, 전사자 묘역 참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46용사묘역에 잠들어 있는 전사자들을 참배한 뒤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김성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46용사묘역에 잠들어 있는 전사자들을 참배한 뒤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김성태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한국전쟁 영웅인 부친 최 대령의 삼우제를 마치고 탈상(脫喪)했다. 이후 별세 1주기를 맞은 백선엽 장군 묘소와 천안함 46용사 묘역, 제2연평해전 전사자 및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을 차례로 찾아 참배했다. 최 전 원장은 전사자 묘역에선 두 손을 가지런히 묘비 위에 올린 뒤 두 눈을 감고 묵념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입당) 여부나 시기를 좀 더 검토해보겠다”며 “정치는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권교체 필요성에 대해선 “국민, 특히 청년이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며 살 수 있는지 심각한 의문이 있다”며 “모든 국민이 미래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고, 소외되고 어렵고 힘든 분에게 따듯한 빛이 비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대한민국을 밝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 대령은 지난 8일 별세하기 전 최 전 원장에게 “대한민국을 밝혀라”는 내용의 글귀를 자필로 써서 유언으로 남겼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