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명숙 “임은정 양심적 검사" 극찬, 朴 "14일 감찰 결과 발표"

중앙일보 2021.07.12 14:46
2015년 8월 24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직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8월 24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직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번 합동 감찰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를 나는 소망한다.”(『한명숙의 진실』 37쪽)

 
2015년 8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죄로 징역 2년형을 확정판결 받고 복역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사건 당시 검찰 수사팀에 대한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합동 감찰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수사팀이 불법 수사를 벌였다는 걸 드러내 결국 자신의 결백을 밝혀달라는 이야기다. 감찰을 주도 중인 임은정(사법연수원 30기) 법무부 감찰담당관에 대해 ‘양심적 검사’라고 추켜세우면서다.
 

한명숙 “몇 안 되는 양심적 검사, 검찰개혁의 상징” 극찬

한 전 총리는 최근 발간한 자서전 『한명숙의 진실』에서 “합동 감찰을 통해 나의 진실뿐 아니라 그동안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자행해온 온갖 악랄한 수사 관행 등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검찰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나기를 바란다”며 “그 진실과 진상이 검찰개혁의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임 검사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모르지만 그가 검찰 내에 몇 안 되는 양심적인 검사이며 검찰개혁의 상징으로서 희망과 기대를 국민들로부터 받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임은정 검사는 내 사건의 진실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검사다”라고도 했다.
 
임 검사가 지난해 초 일부 재소자의 진정으로 불거진 수사팀의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걸 한 전 총리가 칭찬한 것이다. 한 전 총리 수사팀이 재판 과정에서 한 전 총리 유죄를 뒷받침할 목적으로 자금 공여자인 고(故) 한만호씨 동료 재소자들을 시켜 거짓으로 법정 증언을 하게 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조남관 전 검찰총장 대행은 지난 3월 5일 감찰 3과가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임 검사는 “부당하게 감찰 업무에서 배제돼 잘못된 결과가 나왔다”며 반발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처분 과정이 타당한지 의심된다”며 “대검 부장회의에서 다시 판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대검은 3월 19일 대검 부장·고검장 확대회의를 열고 재차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 사흘 뒤엔 관련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박 장관은 대검의 판단을 수용하면서도 확대회의 결과가 공식 발표 전 언론에 유출됐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고 “한 전 총리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전반적인 검찰 수사 관행을 점검하겠다”며 합동 감찰을 지시했다.
 
이후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가 3월 29일 첫 연석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합동감찰에 들어갔다. 회의 전후 임 검사는 기자들에게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엄정하게 감찰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르면 14일 4개월 가까이 진행한 감찰 결과를 발표하고 마무리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오는 14일 혹은 15일에 감찰 결과를 발표하겠다”며 “제도와 조직문화 개선의 발판으로 삼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검사들이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수사 환경에 맞춰 열심히 일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감찰 결과는 크게 5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발표된다고 한다. 인권보호, 사법통제, 검·경 수사 협력, 공익 대표자, 제도개선 등이다.
지난 3월 29일 임은정 당시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이 법무부·대검 합동감찰 관련 첫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29일 임은정 당시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이 법무부·대검 합동감찰 관련 첫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원하는 결과 나올 때까지 우기려 하나”

한명숙 수사팀을 포함한 검찰에선 한 전 총리와 박 장관, 임 검사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 검찰 간부는 “이미 6년 전 ‘1억원권 수표’ 등 결정적인 물증 때문에 대법원이 만장일치로 유죄를 선고한 사건을 두고 명확한 반증(反證) 없이 원하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검찰개혁을 핑계 삼아 우기려는 듯하다”며 “국가 사법 시스템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다른 고위 검사는 “한 전 총리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새 증거들을 모아 재심을 청구하는 게 옳은 길이다”라며 “이번에 나온 자서전을 읽어 보니 재판에서 했던 주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새 증거가 없으니 재심을 청구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당시 재판 과정에서 한만호씨 동료 재소자들의 증언이 한 전 총리 유·무죄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트집을 잡는 것 같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이번 합동 감찰을 통해 어떻게든 수사팀에 흠집을 내 한 전 총리 사면의 디딤돌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